비치보이스-츄브(Tube)-래드윔프스-데이식스

[Summer Rock?]

by 오세용


어려서부터 바다가 그렇게 좋았다. 아마 평생 북한산 밑에서, 기슭에서 살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겨울 바다를 보고 걷는 걸 좋아하지만 어려서는 여름 해변에 대한 갈망 때문인지 그런 주제의 노래마저 좋아했다. 소위 ‘비치 송(beach song)’의 시조새 격인 비치보이스(The Beach boys)를 아시는가? 영화 ‘칵테일’ OST에 삽입된 그들의 ‘Kokomo’부터 들어보자.


The Beach Boys - Kokomo (1988)


일본에도 1980년대에 비치 송으로 인기를 구가해 내 귀를 사로잡은 밴드가 있었으니 바로 ‘츄브(Tube)’다. 한국에는 80년대 나이트클럽에서 많이 흘러나왔다는 이 노래. 정재욱이 리메이크도 했던 ‘Season in the sun’이 츄브의 최대 히트곡이었다. 하지만 난 이 노래를 더 좋아했다. 듣는 이 맘을 참 시원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TUBE 'Keeping The Face'


츄브는 베스트 앨범을 여러 번 냈는데 지인 뮤지션들과 함께 만들었던 ‘나기사노 올스타즈’의 노래들도 베스트 앨범에 담았다. 그 노래들은 특히나 여름 냄새 물씬 나고 세련된 비치 송의 결정체였기에, 청소년 시절 내 맘에 단단히 각인되었다.


渚のオールスターズ 'BE MY VENUS'


Day In Vacation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7년, 나는 한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보고 전율을 느꼈다. 바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너의 이름은’. 스토리도 정말 재미있었지만, 누구보다 빛을 잘 표현하는 감독의 그림들 속에서 흐르는 멋진 음악들도 뇌리에 박혔다.

일본 록(Rock) 특유의 세련된 느낌이 살아있으면서도 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혹은 서정적으로 만드는 음율들. 영화가 끝난 뒤 엔딩 크레디트까지 기다린 뒤에야 음악을 맡은 ‘래드윔프스(RADWIMPS)’밴드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됐다;

이 애니메이션 OST에 담긴 그들의 모든 노래가 아름다운데, 그중에서도 ‘텐텐텐세’의 멜로디가 강렬한 여름 태양을 가장 연상하게 한다.


RADWIMPS - 前前前世 (movie ver.) [Official Music Video]


시간이 흘러 래드윔프스를 슬슬 잊어가던 몇 년 전 어느 날.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한 밴드의 연주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군복을 입고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다시 래드윔프스의 감각적인 느낌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 진짜 신나는 ‘여름의 J-rock’ 말이다. 그리고 재작년 ‘싱어게인 3’에서 이젤이라는 무명 가수가 부르는 이 노래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밴드의 이름과 곡명을 확실히 기억하게 됐다.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다.


DAY6(데이식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M/V


데이식스의 노래를 K-rock으로 볼지, J-rock에 가깝다 할지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그들이 메이저 K-pop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고, 원래 록 밴드를 하려고 한 청년들은 아니라고, 소속사 제안으로 악기를 시작한 연습생 출신이라고 말하는 것도 난 의미 없다고 본다.

데이식스는 멋진 노래들을 직접 만드는 팀이고 2024년에 결국 ‘Fourever’라는 최고의 앨범을 냈다는 것, 개인적으로 그 앨범 수록곡을 모두 좋아하고 그래서 데이식스를 당대의 K-pop 뮤지션 중에서 가장 아끼게 됐다는 게 나에겐 그저 중요할 뿐이다.

뜨거운 여름의 로큰롤, 강렬한 태양의 노래들을 사랑한다. 여름 해변의 낭만을 뜨겁게 달궈줄 나만의 플레이리스트가 더 풍성해지길 여전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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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를 환영합니다! ]

음악 평론가가 아니다 보니 행여 다른 견해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론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시 확인해서 꼭 답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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