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셜미디어 PR

[ 누리꾼들은 어떤 정부 SNS 콘텐츠를 볼 것 같습니까 ]

by 오세용


소셜미디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공무원들은 홍보계획을 작성할 때 ‘대언론홍보’ 밑에 ‘SNS 홍보’라는 항목을 만들어 형식적으로 적어놓곤 합니다. 반면, 저는 소셜미디어 전략을 쓸 때 꼭 ‘SNS 소통’이라고 적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일방적 선전의 장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입니다. 하지만 아직 중앙정부에서 저의 바람대로 ‘소셜미디어 PR’이라고 할 만한 SNS 소통을 하는 곳은 없는 듯합니다. 즉, 진정한 대국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은 정부 안에서 전혀 정착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모든 홍보가 그래야겠지만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고객 맞춤형 정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정부라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에게 유익한 정책 정보가 누구나 이해하고 활용하기 쉽게, 역시나 ‘선물처럼’ 서비스돼야 합니다. SNS 채널별 특성에 잘 들어맞게 만들어서, 이 사업을 통해 ‘살림살이가 나아질’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부분이 나아지는지, 어떻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소개함으로써 더 많은 국민이 누리게 해야 합니다. 선물과 같은 유용한 정보는 각 SNS 맞춤형으로 팔로우하는 수요자에게 가닿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 SNS에서 재밌는 콘텐츠요?


그렇기에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누리꾼의 관심을 끌기에 유리합니다. 많은 홍보 콘텐츠 제작사들이 입찰 제안을 할 때 “이런 콘텐츠가 재미있지 않냐”며 이러저러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사실 재미없습니다. 더욱이 공무원 상사 대부분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한다면 불안해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간부 공무원들은 대개 소셜미디어가 유희와 소통의 플랫폼이라는 걸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콘텐츠보다 사랑받는 건 '유익하고 잘 만든 콘텐츠'!


‘재미’는 정부 소셜미디어의 수단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제가 문체부 대변인실에서 근무할 때 가장 반응이 좋았던 SNS 콘텐츠들은 주로 정책 정보의 유용함이 큰 것이었습니다. (한편 외부 PR 전문가들은 창의적인 캠페인 콘텐츠를 높게 평가합니다.)

대표적으로‘저작권료가 무료인 글씨체(폰트)’, ‘무료로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는 한국 전통문양’, ‘영화나 여행 쿠폰’ 등에 대한 인스타그램 카드 뉴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팬들이 소장하지 않은 한류 스타의 문체부 관련 홍보대사 위촉 사진들은 트위터(현재의 X), 페이스북에서 많이 ‘다운’받아 갔습니다.

즉 정보의 ‘공신력’을 기대하는 정부 SNS에서 재미를 추구했다고 많이 보지 않았고,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해도 그들의 채널만큼 조회 수가 예상만큼 많아지지 않았습니다.


소셜미디어를 일방적인 선전 매체로 쓰면 안 됩니다!


최근 모 부처에서 차관을 유명 유튜브에 출연시켰다가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발언으로 계속 비판받다 결국 사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차관님의 대국민 사과는 해당 부처 유튜브에 2분짜리 영상으로 올라갔답니다. 이 사안을 부처 유튜브 구독자에게만 일방적으로 사과하면 될 건으로 본 겁니다. 마침 그 부처 PR 전문가가 내쫓긴 달에 일어난 일입니다.


부처 내외의 PR 전문가도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하고 그들에게 이 위기 이슈를 어떻게 대응할지를 물었다면 이렇게 했을까요? 당연히 기사를 작성하는 출입 기자들 앞에서 사과 브리핑을 열고 일문일답을 모두 받아야 할 ‘사태’라고 했을 겁니다. 소셜미디어와 언론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최악의 정부 쟁점 관리 사례 중 하나로 기억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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