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대언론홍보’라 하지 않겠습니다 ]
PR 전문기업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공직사회에서는 대개 홍보계획을 작성할 때 ‘언론 홍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듯합니다. 저는 이걸 ‘대언론소통’이라는 말로 쓰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출입 기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홍보 관행에서 벗어나 ‘언론인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다양한 기획에 관해 서로 소통하는 관계’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예를 들면 보도자료 하나도, 상대가 기뻐할 내용물을 준비해 예쁜 상자에 담고 예쁜 리본까지 묶은 선물처럼, 국민과 정책 정보를 연결해줄 언론인을 향한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영상 보도자료(VNR)’와 인포그래픽 서비스를 생각해보죠.
이제 사람들은 더는 신문과 잡지를 사서 읽지 않습니다. 모바일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시선을 바꿔서 보자면, 영상이나 이미지로 주요 내용을 표현하기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포털 뉴스나 언론사 인터넷판 보도에 동영상, 배너 광고가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심지어 보도자료와 함께 제공한 사진들을 모아 애니메이션 효과를 넣어 기사화하는 언론인도 계셨습니다.
뉴스1 박정환 기자님이 직접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주신 사진이 기사의 아래 영상
"아이들 키재기판에서 문화행사·실종아동 정보 확인하세요" - 뉴스1
2005년엔가 노무현 대통령 당시 국정홍보처는 처음으로 ‘에이포 커뮤니이션’(대표 박정준)이 만든 영상 보도자료(VNR)를 모든 부처에 선보였습니다. 당시는 실무진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방향이었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TV 방송사에는 뉴스에 알맞게 편집해 쓸 수 있도록 자체 편집을 최소화한 영상자료를 제공하고, 신문사 등 다른 언론사에는 그대로 쓸 수 있는 영상자료를 사전에 제작해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하면 언론사 인터넷판 기사에 포함돼 노출될 가능성이 커질 겁니다.
인포그래픽은 이미 정부 내에서 소셜미디어가 정착된 2013~2014년에 잠시 유행한 적 있었습니다. 사실 소셜미디어와도 맞지 않는 스타일이고 보도자료에 붙임자료로 넣어도 기사에 실리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저 부처에서 담고 싶은 내용을 픽토그램 등으로 예쁘게, 그러나 너무 많이 눌러 담은 콘텐츠가 되었을 뿐 활용도는 미미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기사에 적합하게 큰 텍스트 크기로 디자인해 보도자료와 함께 배포할 경우 게재 가능성이 큽니다.
돈 주고 사는 신문 기고보다 돈 안 쓰는 장관 인터뷰 강추!
장․차관 언론 기고 게재도 포털과 검색 사이트에서 뉴스를 읽는 지금 시대에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많은 부처와 PR 대행사에서 광고비 등으로 돈을 주고 기고를 게재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정부 광고법’상 불법 행위이기도 하지만 효과도 의심스럽습니다. 아직도 장관에게 신문 지면 스크랩을 매일 아침 보고하기 때문일 텐데요. (어떤 부처는 차관-실․국장에게도 출력하고 복사해 올린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어느 신문에 장관 기고가 게재되었는가보다 클릭 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고려해야 하는 시대 아닐까요? (아직도 지면 스크랩을 보고받는 대통령실이나 문체부 국민소통실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장․차관 기고보다는 장관 인터뷰가 훨씬 효과적일 겁니다. 장관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지요. 법을 어겨 가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요.
간혹 언론 인터뷰를 하지 못하거나 꺼리는 장관이 있을 수도 있죠. 그리고 이미 책정된 광고 예산이 있는 부처도 있을 겁니다. 꼭 알리고픈 정책이 있다면 법으로 허용하는 공동 기획 기사와 TV 협찬 등을 검토해보시죠. 언론과 함께 ‘읽고 싶은 정책 기사’, ‘볼 만한 영상 정보’를 만드는 겁니다. 대언론소통을 기획할 때 더는 보도자료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인 계획만 세우지 말고 다양한 기획을 미리 설계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