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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Aug 21. 2022

퍼스널 브랜딩에서 네이밍의 중요성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내 이름에는 '솔'이라는 글자가 들어간다. 

내 또래 이름 중에서는 특이한 편에 속했다.

그래서

- 이름 예쁘다

- 이름의 뜻이 뭐냐

- 누가 지어줬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

부정적인 의견으로는

-할머니가 됐을 때 이름이 '솔'이라고 생각해봐요. 얼마나 안 어울려요?

도 있었다.


얼굴이 예쁘면 주목을 받듯, 이름도 예쁘면 본의 아니게 튀게 된다.

학창 시절 반이 바뀌면 이름이 많이 불렸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이름으로 각인시키기 좋았다. 


게다가 나는 어릴 적 소리가 곱고, 노래를 잘했고, 그래서 합창단원(현재의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으로도 활동해서 내 이름의 '솔'은 계이름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솔'과 연음이 되는 '소리'와 함께 노래를 잘하는 아이로 인식시키기에도 충분했다. 


내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는 소나무처럼 푸르게 자라라는 의미로 이름에 '솔'을 넣었다고 말한다.

또 아버지 자신이 노래를 잘하고 좋아했고, 나는 갓난아기 시절 큰 소리로 심하게 울어댔기 때문에 연음 '소리'도 의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전에 '솔담배'라는 것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버지는 솔담배에서 착안해서 내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도 싶다. 가끔 솔담배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도 있다.





어떤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내 이름의 뜻이 뭐냐고 물었다.

내 이름의 뜻을 묻는 사람. 오랜만이다. 

"소나무의 '솔'에서 따온 거래요."


옆에서 듣고 있던 모임 참가자 고등학교 친구 J가 말했다.

"정말? 나는 가 노래를 잘해서 '솔'인 줄 알았어."


   




친구 J는 고1, 그리고 5월에 우리 반으로 전학을 왔다.

당시 우리 학교는 축제를 준비 중이었다. 그중 합창대회가 계획되어 있어 J도 악보를 받아 들고 연습에 참여했다. 그런데 누가 갑자기 솔로로 노래를 부르더란다. 

J가 물었다.

"쟤는 이름이 뭐야?"

J는 내 이름에 '솔'이 들어가는 것을 알고 우리 집안이 음악가 집안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는 J의 이 이야기에 감동받았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지만 당시에 내가 노래를 잘했음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내 이름을 묻고 음악가 집안임을 연상할 만큼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었음에 감동했다.




이제 사람들은 아무도 내 이름에서 '소리'를 연상하지 않는다.

그만큼 나는 고운 소리를 내지 못한다.


'소리'로 이름값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내 이름은 나의 브랜딩 활동에 잘 이용되고 있다. 이제는 '솔'이 들어가는 이름이 대중적이 되어서 '솔' 할머니도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몸에 해로운 솔담배도 사라졌다. 신한은행에서는 'SOL' 서비스 마케팅을 한다. 그만큼 '솔'은 요즘 시대에 어색하지 않은 대세로 자리잡았다.  나는 'sol', 'soul' 등의 알파벳을 활용하여 내 이름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경험상 좋은 이름은 마이너스될 일은 없다. 그러니 개인의 인생에 좋은 이름은 중요하다. 이름값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 그러니 개인이 그 이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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