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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Feb 05. 2023

포르투갈, 미리 알고 가면 좋을 10가지

여행 전 version

포르투갈 여행을 떠나기 전, 책을 통해 포르투갈에 대해 이해해 봤다. 포르투갈 여행 전 알면 좋은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10가지를 선정했다.



1. 엔히크 왕자와 대항해 시대


15세기의 포르투갈은 지중해 중심의 중세 유럽을 대서양 중심의 유럽으로 바꿔놓았다. 천연자원은 부족하고 토양은 척박한 곳이었지만 사람들만은 당시 어느 유럽 국가보다 진취적이었다. 16세기 중반까지 포르투갈의 배는 유럽에서 가장 빠르고 컸다.


이 중심에 바다의 왕자, 항해왕 엔히크 왕자가 있었다. 비록 자신은 모로코보다 멀리 나간 적이 없었지만 항해에 필요한 과학기술을 수집해 연구했고 수많은 탐험대를 대서양으로 내보냈고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


엔히크 왕자를 시작으로 본국의 크기보다 백 배가 넘는 넓이의 식민지를 거느리고 있던 포르투갈 제국은 1822년 브라질이 독립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2. 리스본 대지진


대지진이 1755년 11월 1일 만성절 오전 9시 40분, 리스본을 뒤흔들었다. 당시 건축은 목조 건물이 많았고 거기에다가 만성절을 기념해 촛불을 켜고 있어서 지진에 큰 화재가 뒤따랐고 진화되기 어려웠다. 화재는 5일간 지속되었고 이후 해일이 일어나 리스본과 그 일대 지역의 4분의 3이 파괴되었다. 리스본 건물의 85퍼센트가 무너졌고 많은 예술품과 문화재가 파괴되었다. 도시 전체를 거의 초토화시킨 이 지진으로 약 2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시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지진의 피해 규모는 유럽 전역에 충격파를 몰고 왔다. 게다가 11월 1일 만성절에 일어난 지진으로 많은 사상가들은 신의 섭리에 따른 지혜를 의심하고 사회적으로 확실한 것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또 어떤 이들은 리스본 지진을 신의 노여움이자 죄인들에 대한 끔찍한 경고로 보았다.


소심한 왕 조제 마누엘에게는 명석한 총리 폼발 후작이 있었다. 리스몬의 피해는 폼발 후작은 지진 수습의 책임을 맡아 리스본을 계획된 근대 상업과 산업 중심지로 재건했다. 세계적으로 내진 설계가 적용된 최초의 사례로 건물을 위로 올리기보다는 옆으로 넓힌 형태를 추구했고, 국제적인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발진시켰다.



3. 사우다드(saudade)


리스본에 가면 자주 듣게 되는 말로 일종의 그리움과 같은 말이다. 우리나라의 '한(限)'과 같이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사우다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바다로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지친 가슴에 남은 심정을 의미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의 친절한 모습 뒤에는 사우다드가 숨어 있다.



4. 3F : Fadu Football Fatima (음악, 스포츠, 카톨릭)


쿠데타 정권에 합류하여 정권을 잡은 독재자 안토니우 드 올리베이라 살라자르는 1932년부터 약 32년 동안 자신의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우민화 정책인 3F 정책을 펼쳤다. 전두환 독재 정권 시절 3S와 유사하다. 이 3F는 현재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도 할 수 있다.


Fado (파두) 1820년에서 1830년에 탄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파두는 포르투갈의 영혼이 드러나는 음악으로 알려져 있다. ‘파두 fado’라는 말은 운명을 뜻하는 라틴어 ‘파툼 fatum’에서 나왔다. 포르투갈 기타에 맞춰 연주되는 이 쓸쓸하고 슬픈 노래들은 운명에 굴복하는 데 따른 아픔과 ‘사우다드’를 표현함으로써 포르투갈의 낭만적이고 운명론적인 정서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트로트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Futebol (축구) 2022카타르월드컵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도 포르투갈 출신,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도 포르투갈 출신이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나라다. 여기에 살리자르 독제정권 시절 스포츠 도박이 활성화되며 축구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Fatima (파티마) 파티마는 카톨릭 교를 뜻한다. 파티마의 기적은 1917년에 6개월에 걸쳐 성모 마리아가 파티마에 사는 세 명의 어린 목동들에게 나타나 세 가지 예언을 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다. 첫 번째 예언은 지옥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내용이었고, 두 번째는 1차 세계대전의 끝을 알리는 동시에 러시아가 그리스도교를 버리고 공산주의를 받아들여서 결국 전쟁과 박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예언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암살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독재정권은 파티마를 이용하여 성모발현 장소에 대성당을 짓고 파티마 순례를 장려해 대중의 관심사를 종교적 기적, 신비주의로 돌렸다. 포르투갈 가톨릭은 독재정권의 최대 지지세력 중 하나이기도 했다.



5. 바칼라우

16세기에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합병되면서 포르투갈 어선의 활동이 크게 줄었고, 잉글랜드가 테라노바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포르투갈의 어선은 대구 잡이를 나갈 수 없었다. 그러다 다시 직접 대구를 잡아 오게 된 것은 20세기가 되어서였다. 현재 포르투갈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대구는 노르웨이 산이다.

-바칼라우 아사두 : 마른 대구를 물에 불려 올리브유와 마늘을 넣고 오븐에 구운 요리

-바칼라우 아사두 콩 브로아 : 옥수수빵인 브로아의 빵가루를 얹어 구운 대구 요리

-바칼랴우 콩 사보레스 칼데이라 : 해물탕맛 대구요리. 해물과 양파, 토마토 등을 넣고 끓인 냄비 요리다.

-바칼랴우 드 아 브라스 : 잘게 찢은 대구에 튀긴 감자, 양파, 달걀 등을 섞은 요리. 초보자에게 추천

-파타니스카스 다 바칼라우 : 대구 살과 달걀, 밀가루 등을 반죽해 튀긴 포르투갈식 대구 전



6. 와인과 커피를 포함한 음료  


포르투갈 와인  포르투갈 와인 산업이 대부분 내수용이기도 하고, 일부 몇몇 나라의 와인처럼 그럴싸한 포장과 광고를 멋지게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포르투갈 와인은 국내에서 대부분 소비되다 보니 프랑스 산 와인처럼 국제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포도주를 생산하는 유럽 나라들 중 비슷한 수준의 와인을 가장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 포르투갈이다. 알렌테주 지방에 메마른 흙 덕분에 과일 맛이 강해 와인 양조장과 포도밭이 많다. 비뉴 베르드(Vinho Verde)라는 포르투갈 와인은 도루 강과 미뉴 강 사이, 즉 포르투갈의 북부에 해당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비뉴 베르드’라는 용어는 포르투갈의 미뉴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에만 붙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1756년부터) 획정 demarcated 지역인 북부의 도루 계곡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트 와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에서 가장 향이 풍부한 레드 와인의 일부가 생산된다.


포트와인  자동차나 보트 또는 기차를 타면 갈 수 있는 도루 계곡에는 와인 가문의 사유지와 계단식 포도밭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하류 쪽으로 가면 포르투에서 도루강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가이아 지역이 나오는데, 이곳의 포트 와인 저장고에서는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다.  포트와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주정 강화와인으로 포르투갈 도루 강 상류 계곡지대에서 생산되며 이 강의 하구에 위치한 포르투 항구에서 선적되어 수출된다. 포트와인은 발효 중인 포도주에 브랜디를 첨가한 것으로 발효가 중단된 상태에서의 잔당 함유량과 이어지는 블렌딩 작업에 따라 단맛의 정도가 달라지며 알코올 도수는 19~22%Vol.이다.


포르투갈 맥주  더운 나라 특성 때문에 맥주가 미지근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맥주잔의 기본 크기는 200ml짜리로 작다. 병맥주 혹은 일반적인 맥주를 일컬어 세르베자 cerveja라고 하고, 생맥주는 리스보아 지역에서는 임페리알 imperial, 포르투 지역에서는 피누 fino라고 부른다.


커피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로는 니콜라, 토리에, 시칼, 델타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칼과 델타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이들 커피 회사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원두를 수입한 뒤 국내에서 커피를 제조한다. 리스보아에서는 비카 bica라고 하고, 포르투에서는 심발리누cimbalino라고 다르게 부른다. 작은 잔에 진하게 커피에 포르투갈 사람들은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신다.

- 카페 쿠르투 café curto - 일반 커피보다 양을 적게 달라는 뜻

- 이탈리아나 italiana - 훨씬 더 적은 양의 커피로 굉장히 농축된 상태로 사실상 커피 한 모금밖에 안 됨

- 카페 콤프리두 café comprido 컵 테두리까지 거의 꽉 차게 커피를 담아 주는 것으로 ‘가득 찬 커피’를 뜻하는 ‘카페 셰이우 café cheio’라고 부르기도 함

- 핑구 pingo ‘한 방울’이라는 뜻으로 일반 커피에 우유 한 방울을 넣은 것

- 핑가두 pingado 작은 잔에 나온 카페에 우유를 약간 추가

- 메이아 드 레이트 meia de leite 좀 더 큰 잔에 우유와 커피를 담은 것

- 갈랑 galão 높이가 좀 있는 유리잔에 우유의 양을 늘려 나오는 커피

- 아바타나두 abatanado ,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커피보다 잔의 크기가 훨씬 작다.


홍차 (샤 프레투 chá preto)  포르투갈인들은 ‘검은’ 차라고 부른다. 포르투갈인들이 16세기에 바닷길로 중국에 도달한 이후 중국의 차가 ‘샤 chá’라는 이름으로 포르투갈에 전파되었고, 이는 포르투갈을 통해 영국으로 전해졌다.



7. 에그타르트를 포함한 과자


포르투갈에서 빵 pão이라고 부르는 것은 모두 식사용 빵, 즉 설탕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설탕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것은 볼루 bolo라고 부른다.


수도원 식 과자 두세스 콘벤투아이스 doces conventuais부터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파스텔 드 나타 pastel de nata(보통 에그 타르트라고 하는 것), 신트라의 명물 과자 트라베세이루 travesseiro까지 대부분 달걀노른자와 설탕이 기본 재료다. 이렇게 설탕을 듬뿍 사용하게 된 것은 음식이 잘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포르투갈이 15세기 마데이라 제도에서 설탕 재배에 성공하면서 설탕이 풍족했다는 이유도 있다.



8. 트램


리스본의 상징은 전차다. 리스본의 전차가 놓인 것은 1873년이다. 지하철이나 버스로 인해 현재 노선은 6개밖에 안 남았고 관광객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노선은 바이루 알투와 알파마 지역을 한꺼번에 오고 가는 유일한 노선인 28번이다.


포르투에도 전차가 있다. 1872년부터 운행해온 이동 수단으로 느린 속도 때문에 현재는 관광용으로 3개 라인만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노선은 1번 트램이다.


9. 언어와 문학  


‘티피쿠 típico’라는 말은 널리 쓰이고 굉장히 중요한 포르투갈어다. ‘전형적’이라는 뜻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전통에 걸맞은, 진정으로 포르투갈다운, 포르투갈의 특징이 잘 드러난 것들을 가리킬 때 쓴다. 접시, 식당, 관습, 복장, 노래, 춤 등등 전형적인 것들은 셀 수 없이 많으며 지역마다 혹은 심지어 도시마다 다를 수 있다.


포르투갈의 인구는 불과 1000만 명, 리스본의 인구는 50만 명으로 매우 작지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세계에 2억 5000만 명정도로 추산된다. 그래서 리스본의 문화적 영향력은 크다. 포르투갈의 유명 시인이나 작가가 책을 쓰면 포르투갈 어를 쓰는 나라에서 바로 베스트셀러가 된다.


포르투갈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여한 주제 사라마구, 16세기의 시인 루이스 바스 드 카몽이스, 사후에 더 유명해진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가 유명하다. 그래서 오래된 서점이 많고 작가들이 다녀간 카페도 여전히 남아 인기가 많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엔 롤링도 포르투갈의 많은 곳에서 영감을 받았다. 포르투갈 여행을 가기 전 소설 <리스본행 완행열차>를 읽어봐도 좋다. 소설 속 그레고리우스를 리스본으로 이끌었다가 다시 자신의 삶의 터전인 베른으로 데려온 야간열차는 인생을 의미한다.



10. 문양과 양식


아줄레주 (Azulejo)  스페인과 이슬람 기술이 융합해서 발전한 아줄레주는 박물관이나 유적지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예술양식이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소금기 많은 바람이 건물의 벽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타일을 붙여 주지한 목적도 있었는데 실용적이었던 아줄레주는 점점 예술 수준으로 발전했다.


마누엘리노 양식 (마누엘 양식)  포르투갈 왕 마누엘 1세(재위 1495~1521) 통치기에 행해진 건축양식으로 고딕, 이탈리아∙르네상스, 동양 특히 인도, 모리스코 등의 영향이 강하다. 포르투갈 문장, 혼천의, 그리스도 기사단 십자가, 밧줄모양 장식, 식물 모티프 활용 장식 등을 활용했다. 전반적으로 매우 장식적이다. 바탈랴의 수도원성당, 토마르, 벨렘, 리스본의 수도원에서 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닥의 돌무늬  길을 걸을 때 발견하게 되는 작은 돌로 만들어진 무늬는 포르투갈, 특히 리스본을 많이 걸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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