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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Jan 01. 2024

살고 싶던 홋카이도의 또 다른 제약, 까마귀

6년 전 눈축제로 처음 홋카이도를 방문했을 때의 기억.

눈이 많이 와서 포근했던 그때의 기억.

그리고 여름이 되어 또다시 찾았을 때 펼쳐졌던 천혜의 풍경들. 

홋카이도는 너무 아름답고 언제나 눈부신 곳이었다.

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내가 살기에 꺼리게 되는 한 가지 자연 제약조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까마귀.


삿포로 시내에서 거리를 활보하는 까마귀는 우리나라 공원의 비둘기보다 수적으로는 많은 것이 아니지만 크기가 커서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까맣고 거대한 까마귀가 거리를 위협적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심지어 까마귀는 똑똑하기까지 해서 기억도 잘한다고 한다. 공포 영화 속 까마귀의 행태를 보라. 진짜 무섭다. 오죽하면 이름에도 '마귀'가 붙을까. 


6년 만에 온 포로.

까마귀가 보이질 않는다.

비에이 지역에 가서 투어를 해도 까마귀는 없다.

오~ 이 정도면 여전히 살기 좋은 곳이군. 


그러나 여행 3일 차.

삿포로 번화가인 스스키노 지역으로 처음 당도한 순간. 

거리를 활보 중인 까마귀 두 마리를 발견했다. 


아침을 먹으려고 도토루커피에 들러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창 밖 신호등 위에도 까마귀가 있다.


아~ 까마귀도 여전히 안녕하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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