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을 막 시작하려는 때 손톱의 앞부분이 갑자기 미세하게 금이 갔다.
왜지?요즘 잘 먹고 살도 많이 쪄서 영양부족일리도 없는데.
살짝 깨진 손톱의 앞부분은 여러모로 여행을 막 시작한 나의 작은 일상을 불편하게 했다.
손톱 사이로 니트 소재의 옷감이 스쳐 지나가면 손톱도 아프고, 내 옷도 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머니나 장갑에도 함부로 손을 넣을 수 없었다.
손톱에 반창고를 붙였다면 조금 나았을 수도 있는데, 손톱 깨졌다고 반창고를 사자니 돈이 아까웠다.
처음엔 그렇게 신경 쓰이던 손톱이 조금씩 자라나며 이제는 그러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신경을 안 쓰니 애초부터 하나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느껴진다. 손톱이 자라서 신경을 덜 쓰게 됐는지, 실제 원래 아플 것도 아닌데 나 혼자 오지랖을 떨면서 신경을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일주일이 되자 손톱이 많이 자라서 이제 잘라내도 될 때가 되었다.
깨진 손톱을 보며 생각한다.
아픔은 그냥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아물게 될 텐데.
잘라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텐데. 왜 그리 신경을 쓰게 된 것일까.
그러면서도 손톱을 잘라내기 직전까지 망설이게 된다.
너무 빨리 잘라내서 깨진 부분이 남지는 않을까?
괜히 서두르다 다시 내가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