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블로거다.
블로그에 리뷰할 제품 사진을 찍고 나서 블로그 포스팅을 올리려고 사진을 편집하다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내 손이 너무 늙어 있기 때문이다.
포동포동하다며, 아기손과 같다고 해서 귀여움을 많이 받았던 내 손.
정작 나는 여성미가 느껴지는 가늘고 갸녀린 하얀 손이 언제나 부러웠다.
나보다는 남들에게서 사랑받았던 내 손은 이제 점점 그 매력을 잃고 있다.
피부 탄력을 잃었는지, 지방도 빠져나가고 있는지 매끈했던 손에 잔주름이 생기고 있다.
엄마 손 모양을 닮았는데 점점 아버지 손처럼 늙어가고 있다.
블로그 체험을 위해 방문했던 공방의 사장님은 60대 초반의 여성 분이었다.
잘 나가던 커리어 우먼 생활을 접고 공방을 차리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잘 나간 시절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듯, 공방 사장님은 화장도 곱게 하고 우아함과 세련미를 가득 뽐내고 있었다.
손재주가 좋으신 그분의 손은 많은 예술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분은 자기 손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카메라에 찍힌 그분의 손을 확인해 봤다.
완전 할머니 손이다.
우아하고 세련된 얼굴에 비해 손이 정말 많이 늙었다.
블로그 체험 활동으로 웨딩반지를 끼워보러 갔다.
아무리 값비싼 다이아반지면 뭐 하는가.
손이 안 예쁘니 반지도 하나도 안 예뻐 보인다.
게다가 잔주름 위에 끼워진 작은 반지는 주인을 잘못 찾은 듯 보인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전혀 반지에 대한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
너무 늙은 내 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비하면 아주 젊은 손이지만...
볼 때마다 점점 늙어가는 내 손.
가장 큰 슬픔은 이제 손만 봐도 내가 나이가 많다는 걸 보여주는 현실에서 온다.
손만 나온 사진으로도 나는 이제 더 이상 20대라고 속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