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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퓰러 Aug 15. 2022

내가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 리추얼

반복되는 활동을 통해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리추얼.


정혜윤의 책. <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통해 처음 리추얼이라는 것을 알았다.

정혜윤에게 리추얼이란 '반복적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이다. 정신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리추얼은 중심을 잡게 도와주는 유용한 도구다. <리추얼>이란 책을 쓴 메이슨 커리도 리추얼이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고 정의했다고 한다.


향을 중심으로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논픽션도 '리추얼'을 브랜드 스토리에 차용한다. 내면을 마주보는 일상의 의식. Reset, Refresh for your self. 논픽션 핸드크림을 바르며 리추얼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나도 리추얼이라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

나만의 리추얼 방법을 소개한다.




[리추얼 첫 번째 요건]

시간 :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반복적으로 선물하기


책을 읽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동안 책리뷰를 하고, 누워서 TV를 보고, 출퇴근을 위해 거리를 오가면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혼자 보냈음에도, 나를 위해 생각하고 정돈할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오롯이 나를 만나자고. 나만 만나자고. 내게는 나를 위한 시간을 내는 행위 자체가 필요했다.


대부분의 우리는 나보다는 남을 위해 산다. 가족을 위해, 직장을 위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 구성원의 일원으로서의 나의 모습에 더 큰 만족을 느껴서일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안에서 균형을 찾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나는 사라지고 없다.


나의 경우 특히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그랬다. 어느 3월, 내 방 책상 위의 달력이 작년 12월을 가리키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 달력은 연말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져다 둔 올해의 것이었다. 나는 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일을 배우고 적응하느라 바빴고, 그다음에는 고객사를 이해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회사 입장에서는 적은 인원 투입을 통해 비용을 줄여야 했고, 고객사의 입장에서는 컨설턴트를 통해 비용 대비 최고의 효과를 올려야 했다. 그러니 컨설턴트인 나는 늘 시간에 쫓겼다. 아등바등 만들어낸 결과물은 내 것이 아닌 고객사의 것이 되었다. 계속되는 컨설팅 프로젝트로 고객사를 이해하고, 과제를 분석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설득하는 것이 내 삶이 되었고, 나 자신을 점점 잃었다. 주말도 없이 일을 하다가 쉬는 날이 생기면 밀린 잠을 자느라 바빴고, 꿈에서도 나는 고민 중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허덕이고 있었다.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적, 마음적 여유도 없었다.


컨설턴트라는 직업은 나를 위한 시간 자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 이후 나는 컨설턴트가 아님에도 나를 위해 시간을 내는 법을 잊어버렸다. 나는 리추얼을 통해 각성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나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리추얼의 두 번째 요건]

도구 : 나의 리추얼을 돕는 플래너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도구가 리추얼이라고 하지만, 리추얼을 위한 도구도 필요하다. 나를 기분 좋게 하고 리셋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 정혜윤에게 그것은 음악이었다. 내게 리추얼을 위한 도구는 플래너(스타벅스 다이어리)다.


덕질을 즐겨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자신 있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 하지만 리추얼을 통해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아보기, 무언가를 다시 꿈꿔보기. 그리고 그 도구는 플래너, 그것도 스타벅스 다이어리였으면 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다. 연말이 되면 나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소장하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그 다이어리를 받아 들고 설렌다. 제대로 다이어리를 써 본 적은 없지만 언제나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적어보면서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앞으로의 계획과 지난 일을 점검해보기. 때로는 아무거나 끄적여 보기. 그러다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무언가도 발견해 보기. 하고 싶은 것도 발견해 보기. 이를 나만을 위한 리추얼 활동으로 정했다. 그리고 그 도구는 플래너다.





[리추얼의 세 번째 요건]

환경 : 혼자 있기 좋은 카페


나를 위한 시간도 냈고 도구도 마련했는데 환경이 적절하지 않다면 리추얼은 어렵다. 정혜윤에게 리추얼 장소는 집이다. 혼자 사는 그녀는 집도 스스로를 위해 잘 꾸며놨다. 그 공간에서 듣는 음악은 최고일 거다. 내게 적절한 리추얼 장소는 어디일까?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나는 얹혀살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나의 개인 라이프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집은 아니다.


나는 리추얼 장소로 집 주변의 혼자 있기 좋은 카페를 택했다. 혼자 있기 좋은 카페에서는 나를 위한 시간을 오롯이 보낼 수 있고,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끄적이기도 좋다. 그러면서도 리추얼을 통해 내 취향이 반영된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한다.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카페를 안 가게 되지만, 카페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여유. 이 또한 나를 위한 선물이다.






리추얼.

반복적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 그리고 이를 통해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나는 이것을 리추얼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나는 리추얼을 통해 미래를 꿈꾸고 현재까지의 나를 점검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도, 그럴듯한 취미도 없는 내게 리추얼은 아주 심플하고 단순한 활동이다.


시간이 지나면 리추얼 활동이 지루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기엔 매번의 리추얼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좋아하는 것을 새롭게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한계 이상의 꿈을 꾸는 한 그리고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발견하고자 하는 한 나의 리추얼 활동은 계속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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