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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Dec 27. 2022

올해 마지막 업무가 끝났다

내일부터 연말까지 휴가를 냈다. 고로 오늘이 올해 마지막 출근이었다. 이번 주에는 연차 소진이라는 명목하에 대부분 출근을 하지 않는다. 부러웠다. 진작부터 연차가 발해서 김없이 내년 휴가를 당겨 써야 했다. 내년의 '나'를 위해 적어도 이틀은 출근을 하고 남은 사흘은... 시원하게 휴가를 냈다! 복직한 해부터 올 해까지 벌써 3년째 복구가 되지 않는다. 쩌겠나. 어차피 인생은 마이너스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여유 있게 티타임도 가졌다. 출근한 사람들과 서로서로 올해 남은 업무 간을 카운트 주었다. 업무가 끝난 사람에게는 올 한 해 고생 많았다고 인사도 해주었다.


이직을 하고 처음으로 맞는 연말 출근은 생각보다 좋았다. 사람은 적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매일 이렇게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곤노곤한 채로 퇴근셔틀에 올라 헤드뱅잉 하며 자다 깨다를 반복하기 바빴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집에 가는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검고도 붉게 물들인 유리창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렵게 이직을 했다. 운 좋게도 프로젝트 초반에 투입되어 업무 프로세스를 빠르게 익히고 배웠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저 따라주지 않는 컨디션이, 제어할 수 없었던 상황들이 아쉬웠지만 분명한 건 전보다 뭐라도 나아졌다는 사실이다.


올해 마지막 업무가 끝났다. 새해에 펼쳐질 일들은 내년의 나에게 맡기고 올해에 남겨진 나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잠시 한숨 골라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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