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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Apr 03. 2024

현금털이범

평소에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 구경만 하다가 오기 일쑤였데 웬일로 지갑에 오천 원이 있었다.


차라리 묻지를 말았어야 했는데 게임을 하겠냐고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물어버렸다. 아이들이야 당연히 YES였다. 말해 뭐 해, 아묻따지.


칭- 창창창창창-

오천 원 지폐 한 장이 오백 원 동전 열 개로 바뀌어 떨어지는 그 틈을 못 참고 아이들이 열심히 꺼냈다.


신나게 한 판을 하고 나서 둘째가 일어났다.

첫째도 일어나서 내게 오더니 손을 내민다.

피카츄를 잡아서 칩 꺼내셔야 한단다.


순간 전에 칩을 와장창 버렸던 기억이 났다.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잔소리를 우다다 내뱉었다.

그러다 남은 오백 원이 떨어져 구석에 처박혔다.

아이는 천오백 원을 받아서 칩을 꺼내러 갔다.

아주 오랜만에 있었던 현금이 순식간에 털렸다.



구석에 있는 오백 원을 꺼내다 광대를 부딪혔다.

소리도 안 나오게 아팠다. 지금 생각해도 아프네.

다음 날까지도 얼얼하고 아팠다.

남편에게 멍든 것 같지 않냐고 물어봤다.

광대는 멍이 들지 않는단다. 왜 억울하지?




덧붙이자면 포켓몬 가오레 게임은 한 판에 천오백 원이다. 포켓몬을 별 하나부터 다섯 개까지 아주 다양하게 칩으로 만들었다. 게임을 시작하면 칩을 하나 주는데 보통은 별 하나에서 별 두 개짜리다. 그 칩이나 가지고 있던 칩으로 배틀해서 포켓몬을 잡는다. 포켓몬이 잡히면 다시 천오백 원을 넣어야 칩으로 꺼낼 수 있는 아아신나고도 매우 현금이 털리는 게임님이 되시겠다. 우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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