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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Sep 06. 2016

브리트니 스피어스│Glory

진짜 '팝스타'로 돌아온 브리트니 스피어스

Britney Spears - Make Me... ft. G-Eazy



음악가 : Britney Spears(브리트니 스피어스)

음반명 : Glory

발매일 : 2016.8.26.

수록곡

1. Invitation

2. Make Me... (Feat. G-Eazy)

3. Private Show

4. Man On The Moon

5. Just Luv Me

6. Clumsy

7. Do You Wanna Come Over?

8. Slumber Party

9. Just Like Me

10. Love Me Down

11. Hard To Forget Ya

12. What You Need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장래희망 발표 시간을 기억하시나요? 경찰, 소방수부터 시작해서 대통령, 우주비행사 같이 꽤나 큰 스케일의 장래희망까지 가지각색이었던 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언제나 최소 한 명 이상은 적어 내던 것이 있습니다. '연예인'입니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등 그들이 생각하는 연예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그들의 눈에 연예인이란 찬란히 빛나는 '스타'였다는 사실 말이죠.


 1998년, 교복 입은 여학생의 모습으로 데뷔해 섹시 스타가 되기까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인생이 곧 스타의 인생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가 과연 찬란히 빛나기만 하는 스타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가 소위 흑역사라 불리는 인생의 굴곡을 수도 없이 겪은 탓이죠. 찬란한 별을 바라보던 동경의 시선은 어느새 동정 혹은 조롱으로 변해갔습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따라다니던 '스타'란 수식어는 그저 물어뜯기 좋은 가십거리에 불과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껍데기뿐이었던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진짜 팝스타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9번째 정규 음반, <Glory>라는 이름 그대로 영광스럽게.


 첫 곡 'Invitation'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자음을 기반으로 한 은은한 분위기가 앨범의 포문을 '벌컥!' 열어젖히기보다는 천천히 청자를 끌어당깁니다. 돌아온 팝스타의 무대로 말이죠. '초대'라는 제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Invitation'이 극의 시작을 예고했다면, 'Make Me...(Feat. G-Eazy)는 극의 개막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미드 템포로 차분히 진행되는 절(Verse)에서는 여리지만 생동감 있는 브리트니의 보컬 라인을 통해 청자의 점차적인 이입을 유도합니다. 이윽고 후렴에 이르러 다채로운 코러스와 함께 곡이 억눌러왔던 힘이 터트리기 시작합니다.


 세 번째 트랙 'Private Show'부터 본격적인 쇼가 시작됩니다. 서정성을 강조했던 앞의 두 곡과는 달리 브리트니의 보컬은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이고 발칙한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선율 악기보다는 리듬 악기가 주도하는 반주가 보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죠. 'Man On The Moon'은 단연코 수록곡 중 가장 매력적인 선율을 지닌 곡입니다. 다른 곡이 선율이라는 부분에서 결코 뒤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Man On The Moon'은 한 번 듣는 것만으로도 흥얼거릴 수 있을 만큼 흡인력이 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의 'Just Luv Me'로 음악가는 더욱 깊은 내면으로 침전하는 듯 하더니, 이내 'Clumsy'에서 발칙한 매력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힘을 잔뜩 준 도발적인 보컬과 선이 가는 보컬이 호흡을 주고 받으며 진행되는 이 곡은 한 곡 안에서 브리트니의 표현력을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를 갖고 있지요. 그리고 이어지는 'Do You Wanna Come Over?'와의 연계가 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울렁거리는 베이스와 기타 리프라는 다소 낯선 진행이 자아내는 묘한 느낌이 귀를 잡아끌죠.


 이후의 곡들 또한 하나하나가 싱글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을만큼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절묘한 트랙 배치입니다. 'Clumsy'-'Do You Wanna Come Over?'로 이어지는 연타 이후 그 발칙한 매력을 더욱 어필해도 좋겠거니, 했지만 브리트니는 더 앞을 보고 있었나 봅니다. 선율 중심의 곡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본인이 '팝스타'임을 제대로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캐릭터 이전에,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의 사생활까지 걱정하는 팬이 아니라면, 음악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Glory>가 그 증거 아니겠습니까?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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