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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Sep 27. 2016

선우정아│4×4

명배우가 들려주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

SUNWOO JUNGA / 선우정아 - 츤데레 (HOT&COLD) offcial M/V



음악가 : 선우정아

음반명 : 4×4

발매일 : 2016.9.26.

수록곡

1. 순이

2. 눈치

3. 삐뚤어졌어 (Remastered Ver.)

4. 삐뚤어졌어 (Live Ver.)

5. 츤데레 (Feat. 윤철종 of 10cm)




 개성이라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음악가 선우정아의 미니 앨범입니다. 9월 초에 공개된 첫 곡 '순이'를 시작으로 매주 쇼케이스와 함께 공개된 곡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상대 앞에 나서지 못하고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하는 맹목적인 사랑의 주인공 '순이', 마음이 변해버린건 아닌가 싶은 연인을 향한 불편한 마음을 담은 '눈치', 불안과 두려움의 무게가 세상으로 확대된 '삐뚤어졌어'.


 이렇듯 서사적인 성격의 곡들을 이끌어가는 동력은 화려한 악기가 아니라 선우정아의 보컬입니다. 그는 명보컬리스트가 아니라 명배우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절정이 바로 '삐뚤어졌어 (Live Ver.)'입니다. 신시사이저, 베이스, 드럼 등의 다채로운 악기와 함께 진행된 리마스터 버전과 달리, 건반에만 의지해 진행되는 라이브 버전은 선우정아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쥐어짜는 듯한 보컬은 위태롭지만 한편으로는 곡의 애절함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거기다 라이브의 매력 중 하나인 바리에이션(variation, 변주)이 바로 전의 리마스터 버전과 구분되는 독특한 매력을 더하죠.


 가장 마지막으로 공개된 '츤데레 (Feat. 윤철종 of 10cm)'는 듣는 재미 이상의 '보는 재미'를 더하는 트랙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캐릭터 성격 유형 중 하나인 츤데레를 제목으로 하고 있는 이 곡은 남녀의 목소리를 번갈아 들려줌으로써 서사성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좋아한다는 말을 쉽사리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두 남녀의 상황을 대화와 심리 묘사,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해 그려갑니다. 고구마 몇 십개는 먹은 듯한 답답한 남녀의 모습을 답답해하는 청자가 있다면 음악의 목적은 거의 먹혀들었다고 봐야겠지요.

 

 전반적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우정아가 말하는 사랑은 여느 대중음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과는 결을 달리합니다. 애절하고, 마냥 달달한 사랑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쉽사리 꺼내지 못한 사랑, 사랑하던 이의 차가운 시선과 소외감, 그로 인해 세상에 쏟아내는 원망까지. 평범하고 일상적이기 짝이 없는 소재지만 선우정아만의 독특한 단어 감각이 곡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눈치', '삐뚤어졌어', '츤데레' 등의 제목 선정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선우정아가 탁월한 배우를 넘어선 탁월한 이야기꾼임을 <4×4>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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