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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Oct 24. 2016

바버렛츠│THE BARBERETTES

21세기에서 헤메이는 시간여행 걸그룹

[M/V] Love Shoes (feat. Stuart Zender) - 바버렛츠(The Barberettes)



음악가 : 바버렛츠(The Barberettes)

음반명 : THE BARBERETTES

발매일 : 2016.10.19.

수록곡

1. Like I Do

2. Love Shoes (Feat. Stuart Zender)

3. 품절남

4. 피셔맨

5. Fairy Tale

6. 멋쟁이 신사

7. 신경쓰지마

8. 사랑한다면

9. I'll Be Your Friend

10. 바다 아저씨 (Feat. 강이채)

11. Time 2 Love (Feat. Marty Friedman)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2년 반. 바버렛츠가 첫 정규 음반을 선보이고 이번 2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이다. 멤버 교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여행 걸그룹'이라는 별명과 함께 그룹은 승승장구했다.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명성은 바다 너머까지 뻗어나갔다. 그런데 두 번째 정규 음반 <THE BARBERETTES>를 듣고 난 순간, 위화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과거로 돌아가 있던 바버렛츠의 시곗바늘이 21세기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21세기에 적응하려는 시간여행 걸그룹의 노력은 과연 호재일까, 악재일까?


 서두에서 시곗바늘에 빗대 시사했듯이, 2014년의 그들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스탠더드 팝이라는 흑백 영화 스크린에서 모던(말 그대로 '현대적인') 팝으로 옮겨왔다는 사실이다. 곡에서는 복고가 아닌 21세기 팝의 냄새가 물씬 풍기며 음악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소재(주로 제목에서 드러난다)부터 다르다. '가시내들', 이난영의 곡을 커버했던 '봄맞이' 등 과거의 향취가 느껴지던 제목은 임자가 있는 이성을 뜻하는 '품절남', 어장 관리라는 말에서 비롯된 '피셔맨' 등 현대적인 소재들로 대체되었다.


 스크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만큼 영화 용어를 다시 한 번 빌리자면, 멤버를 비추는 카메라 또한 변화했다. 멤버 개개인의 목소리보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음에 중심을 맞췄던 지난 음반과는 달리, <THE BARBERETTES>에서는 멤버 개개인의 목소리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달리했다. 한 프레임 안에 세 명의 멤버 모두가 들어왔던 것이 지난 음반이라면, 이번에는 멤버 각각을 카메라 한 대씩 맡아 비추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절(節, Verse)을 이끌어 가는 것은 멤버 한 명의 목소리이며 화음 파트에서도 주(主)선율을 한 명의 멤버가 담당, 다른 멤버는 '우우-'와 같은 추임새로 꾸며줄 뿐이다. 타이틀 곡인 'Love Shoes (Feat. Stuart Zender)', '멋쟁이 신사' 등 상당수의 곡이 이런 진행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대중이 바버렛츠에게 보낸 호응은 복고와 하모니, 두 요소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THE BARBERETTES>는 팬들로 하여금 불안감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행보에 기대를 품게 만든다. 음반 결말부의 '바다 아저씨 (Feat. 강이채)'에서 보여주는 조화로움, 재기 발랄한 'Time 2 Love (Feat. Marty Friedman)'을 통해 약간이나마 청자의 갈증을 씻어 내린 덕분이다. 거기다 오토튠을 활용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들의 말처럼, 음반은 다소 투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바버렛츠를 담고 있다. 아쉬움보다는 훗날을 향한 기대를 품고, 바버렛츠가 그려가는 궤적의 한 점으로만 생각한다면 만족스러운 음반이다.


3.0/5.0



[M/V] Like I Do - 바버렛츠(The Barberet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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