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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Oct 29. 2016

나잠 수│Till The Sun Goes Up

뜨겁게 상승하는 불꽃 남자 나잠 수의 러브 스코어

[Official] 나잠 수(Nahzam Sue) - 좀비보이 (ZomB-Boy) (Feat. 넉살)



음악가 : 나잠 수

음반명 : Till The Sun Goes Up

발매일 : 2016.10.27.

수록곡

1. ZomB-boy (Feat. 넉살)

2. Pink Lips

3. 미 워아이니

4. Till The Sun Goes Up

5. 사이버가수 아담

6. 아무 말

7. 왜때문에

8. Get High! (지까짓게)

9. 맥스 러브

10. 불꽃

11. 들러리 (Nahzamix) (Bonus Track)

12. Pink Lips (Xinsxhs Remix) (Bonus Track)

13. 사이버가수 아담 (Lobotomy Remix) (Bonus Track)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음악가로서의 홀로 서기, 그 첫걸음을 내디딘 나잠 수를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압둘라 나짐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랍 왕자'라는 콘셉트로 시작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1집 <The Golden Age>라는 걸출한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독특한 퍼포먼스로 이목을 끌었다. 터번을 뒤집어쓴 채 자신이 아랍의 요술 왕자라 주장하는 '쌈마이'함은 대중의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달이 차오른다, 가자"의 팔을 허우적대는 춤으로 관심을 얻었듯 말이다.


 다만 이쯤에서 한 가지 걱정거리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중들이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나잠 수를 그저 '웃긴 사람' 정도로 각인되는 건 아닐까 하는 것 말이다. 눈치챈 사람들은 이미 알겠지만,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일견 순간의 즐거움 만을 좇는 듯한 그의 음악은 사실 그 누구보다 삶의, 존재의 무거운 측면을 적확히 꿰뚫어 보고 있다. 시인이나 철학가의 비유가 아닌, 온전한 나잠 수만의 표현으로.


 어쩌다 떠밀려 첨단에 서있는
경이로운 사이버가수 아담
새로운 칼날이 나타나면
걸음을 떼기도 전에 묻히겠지
- "사이버가수 아담" 中 -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곡이 바로 다섯 번째 트랙, "사이버가수 아담"이다. 곡은 흔히 TV 프로그램 등에서 유머 코드로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3D 상으로만 존재했던 가수가 태생적으로 품고 있는 존재의 비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벌이라는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존재는 '어쩌다 떠밀려 첨단에 선' 채 대중 앞에서 '미친 듯이 웃고 또 운'다. 하지만 모두 허망한 짓거리일 뿐이다. 기술의 발전이라는 '새로운 칼날'이 나타나면 결국 사라질 운명이므로.


 <Till The Sun Goes Up>은 청자의 "사이버가수 아담" 청취를 기점으로 의미를 달리한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 못하는 이들을 '좀비'에, 그들 사이에서 춤사위를 펼치는 자신을 '비보이'에 비유한 "ZomB-boy (Feat. 넉살)", 스킨십의 과정을 그린 "Pink Lips", 잠자리를 갖고 있는 남자의 심리를 이야기하는 "Till The Sun Goes Up" 등, 순간의 즐거움 그 자체가 목적인 듯 보였던 청년은 사실 나름대로의 구원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 구원이란 바로 존재의 비극성, 허무함으로부터의 구원이다.


 그렇기에 청년(음반의 화자이자 나잠 수의 음반 속 페르소나)은 진정성 담긴 목소리로 '너'의 말 한마디를 갈구한다("아무 말"). 때로는 세상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진짜 음악을 들려주겠다며 몸을 들썩인다("왜때문에"). "Get High! (지까짓게)"에서 말하듯 단호히 거절을 당하기도 하지만 흥은 가라앉을 생각이 없다. 오히려 한계를 모르고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쌈마이' 혹은 'B급 정서'가 절정에 달한 "맥스 러브"가 그 순간이다. '미친 듯이 올라간다 / 나의 러브 스코어'라니, 세상에. 당당히 외치기엔 다소 민망한 노랫말을 나잠 수는 격렬한 선율에 담아낸다. 러브 스코어 맥스를 달성한 그는 '널 찾아 떠난'다("불꽃"). 그리고 분명 길을 떠나기 전, 큰 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널 찾고 싶은 마음이 파이아!!


4.0/5.0



나잠 수(Nahzam Sue) - 맥스 러브 (Max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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