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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저나무 Nov 03. 2016

테스타먼트│Brotherhood Of The Snake

Big 4를 넘어, Big 1을 넘보는 5인의 독사들

TESTAMENT - "Brotherhood of the Snake" (OFFICIAL LYRIC VIDEO)



음악가 : Testament(테스타먼트)

음반명 : Brotherhood Of The Snake

발매일 : 2016.10.28.

수록곡

1. Brotherhood Of The Snake

2. The Pale King

3. Stronghold

4. Seven Seals

5. Born In A Rut

6. Centuries Of Suffering

7. Black Jack

8. Neptune's Spear

9. Canna-Business

10. The Number Game



*편의상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데뷔 30년(1집 <The Legacy> 발매 기준), 정규 음반 11장. 밴드 테스타먼트가 걸어온 발자취다. 단순 계산으로 정규 음반 하나를 발매하는 데 3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걸린 꼴이니, 음악가들의 일반적인 정규 음반 발매 주기(약 2년)을 고려하면 결코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1999년의 <The Gathering> 이후로 무려 9년이 지난 후에야 다음 음반을 발매했으니 말이다. 강산까지는 아니어도 냇물이나 동산 정도는 바뀔 법한 시간이건만, 테스타먼트는 변함이 없었다. 21세기에 발매된 두 음반, <The Formation Of Damnation>, <Dark Roots Of Earth>는 야만성을 위시한 테스타먼트의 음악적 뚝심을 오롯이 보여주는 음반이었다.


 이쯤 되면 한 번쯤 외도를 생각해봄 직 하건만, 2016년의 테스타먼트 또한 여전하다. <Brotherhood Of The Snake>는 달리고, 부순다. 50분이 좀 못 미치는 시간 동안 이러한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쉼 없이 고막을 때리는 단순 무식하기 그지없는 음반이 매우 훌륭하다는 점이다. 동명의 곡 "Brotherhood Of The Snake"부터 범상치 않다. 기타 리프로 시작해서 드럼, 베이스가 시동을 걸더니 걸쭉한 척 빌리(Chuck Billy)의 그로울링(growling; 짐승처럼 울부짖는 소리를 흉내 내는 록, 헤비메탈 특유의 창법)이 지옥문을 열어젖힌다. 그의 나이가 이미 50을 넘어섰다는 것을 생각하면 괴물도 이런 괴물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보컬이 한 발짝 물러나면 치고 들어오는 화려한 기타 태핑(tapping) 솔로, 미들 템포로 전환해 전면 공세에 나서는 중후반부까지의 구성은 테스타먼트가 야만성과 함께 극적 요소를 음악에 녹여내는 지성까지 고루 갖춘 팀임을 증명한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질주감 넘치는 리프와 함께 시작하는 "The Pale King"이다. 강세를 적극 활용한 보컬이 감칠맛을 더하고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그것만큼은 아니지만) 다채로운 리듬 변화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이후에도 거칠지만 짜임새 있는 솔로가 인상적인 "Stronghold", 묵직한 베이스의 존재감과 함께 몸이 절로 그루브를 타게 되는 "Seven Seals", 테스타먼트의 또 다른 장기인 서정적 솔로를 담은 "Neptune's Spear" 등 민들레도 이런 일편단심 민들레가 없다.


 일편단심 민들레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바로 음반의 콘셉트를 적극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태곳적 지구를 방문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을 키워온 우주 생명체라는 (음악 서사의 소재로는 나름) 흥미로운 테마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노랫말은 어떠한 서사를 전개시키기보다는 테스타먼트의 야만성을 표현하기 위한 일회적 요소로 활용하는 데 그친다. 이는 수록곡 간 특별히 유기성을 강조하려는 흔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의도로 보이나, 서사를 음악과 함께 훌륭하게 녹아내길 바라는 팬으로서의 기대가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작년의 슬레이어(Slayer)부터 시작해 올해 메가데스(Megadeth), 앤스랙스(Anthrax) 그리고 11월에 돌아올 메탈리카(Metallica)까지, Big 4가 돌아왔다. 하지만 링에 오를 선수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Big 4에 밀려 5인자 대우를 받던 테스타먼트가 있으니. 독사의 송곳니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우며 또한 독기로 가득 차있다.


4.0/5.0



TESTAMENT - "The Pale King" (OFFICIAL 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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