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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7)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사실이야?”


 처형인은 놀란 표정을 하도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밥을 먹었다. 


“지금 밥이 넘어가요?”


“…….”


정신없이 먹어대는 처형인.


"당신네 국장이 잡혔대요."


“그래서?”


“그래서라뇨. 어서 구하러 가야할 것 아녜요.”


“…….”


“어서요. 그만 먹고 어서 구하려 가야죠.”


“이봐, 안나 씨.”


 그는 입에 음식을 가득 머금은 채 말을 했다. 덕분에 식탁에 약간의 음식이 튀었다. 그는 성급히 그것을 치웠다.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뭐라고요?”


“당신은 현재 자료 팀 소속이야. 그리고, 당신이 한 말은 이래. ‘자료 국장이 파워 국장을 납치했다. ’ 고 말야. 자료 팀원인 당신이 말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못 믿겠어. 신빙성이 떨어져.”


“잘도 그런 말을 하는 군요.”


 처형인은 계속 먹었다.


“만약 당신의 말이 거짓이라면?”


“참나. 나는 당신들을 위해 말해줬는데.”


“그 거짓으로 인해 내가 당신네들의 함정에 빠진다면?”


 처형인은 목에 둘렀던 수건을 걷어냈다. 식사를 마쳤다는 표현방식이었다.


“그리고. 만약 사실이더라도 지금 내가 당장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러면요?”


“도움을 청해야지.”


“도움?”


“레드팬더 라고 내가 아는 사람이 있어.”


“시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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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에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서부에 걸쳐있는 엄청난 넓이의 사막엔, 모래 언덕과 모래 평원만이 존재 하고 있었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체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 거대한 자연의 힘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런 그곳에서 그런 자연의 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한 남자가 있었다.


“물. 사막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물이지.”


 사막을 횡단한 듯한 복장의 이 남자. 이름은 자일스 E. 레드팬더. 토터스(Toters) 시각의 국장이었다.


“바로 이곳처럼 말이야.”


 그의 앞에는 오아시스가 펼쳐져 있었다. 그 유명한 ‘그레이트빅토리아 스프링’ 이 바로 이 오아시스였다. 과거, 여행자들에게는 안식처이자, 주변 분쟁의 원인인 그곳. 사막의 심장. 오아시스였다.


“자자. 다들 이쪽으로 오세요.”


 반대편에는 오아시스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있었다. 관광차 온 그들은 안내원의 말에 따라 오아시스를 최대한 보호한 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다들 사막에 물이 있다는 사살에 놀라워하는 표정이었다.


“이 오아시스는 현재 호주연방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오아시스를 더럽히는 어떠한 행위도 해서는 안 됩니다. 처벌받을 수도 있어요.”


“처벌?”


 멀리서 유심히 듣던 자일스는 오아시스를 더럽히면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말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처벌이라니. 어이가 없군. 이래서야 오아시스가 아름다워지기나 하겠나?”


 그는 안내원의 말이 맘에 들지 않았다. 미(美)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가진 그는 일반인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잠시 중얼거리던 그는 뒷주머니에서 빨간색 공 2개, 노란색과 파란색 공을 각각 1개씩 꺼냈다. 


“어이 안내원~”


 자일스가 손을 들며 안내원을 불렀다. 이쪽을 보라는 신호였다.


“내가 이곳을 아름답게 꾸며볼까 하는데.”


그는 오아시스에 빨간 공 2개를 던졌다.


“뭐 하는 짓이예요! 지금!”


예상대로 안내원은 그를 말리고자 달려왔다. 하지만, 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더 멋있게 하려는 건데 왜 그래.”


그는 노란색 파란색공도 던졌다. 보다못한 안내원은 그의 멱살을 잡았다. 


“지금 무슨 짓이야. 당신이 한 짓이 뭔지나 알아?“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오아시스에 물감을 풀다니 미쳤어?”


그의 말 대로였다. 레드팬더가 던진 공은 마치 물감처럼 물에 풀어지고 있었다.

 

“천천히 봐. 나는 멱살잡힐 정도의 일을 한 것이 아니라고. 내 행위에 간섭하려면 나중에 해. 아니면 닥치고 감상이나 하던가.”


 안내원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경찰을 부르고자 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번쩍이는 빛이 나타나 그의 눈을 찔렀다. 안내원은 그 빛에 놀라며 그곳을 바라봤다. 빛이 난 곳은 오아시스였다. 그는 놀랐다. 그를 비롯한 모든 관광객이 입을 벌릴 정도로 놀랐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곳 오아시스를 더 빛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빛나는 노란색이 사막의 모래를 돋보이게 하고 있었고, 깊은 파란색은 오아시스의 물을 더 맑게 만들었으며, 윤기나는 빨간색은 야자수 꽃을 눈에 띄게 만들었다. 모든 색깔들이 오아시스를 더 가치있게 만들었다.


“이것 봐. 이처럼 더 아름답게. 더 멋있게 변할 수도 있지 않은가?”


 안내원은 잡고 있던 그의 목덜미를 놓았다. 그가 한 행위의 결과를 보고나니, 그러고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감동받고 있었다. 오아시스의 변화된 모습에.


“주어진 정보를 더욱 멋지게, 더욱 빛나게,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 파는 것이 내 일이지.”


“다...당신은 누구시죠?”


 그때, 돌풍이 불어왔다. 머리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었다. 사람들은 위를 쳐다봤다. 바람의 정체는 수직이착륙비행기들의 엔진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비행기의 제트엔진에서 나오는 바람이 그곳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엄청난 수의 비행기들 이었다.


“알 것 없습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멍하니 그를 쳐다봤다. 비행기가 그를 가리며 착륙할 때 까지 말이다. 


“그럼 안녕히.”


 자일스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비행기에 타고 날아갔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 후로 ‘그레이트빅토리아 스프링’ 은 연간 50만명이나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고.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고 한다.


“예. 자일스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자일스는 전화를 받았다. 


“뭐? 정말인가?”


 전화 내용은 토터스 자료가 워터리그에 붙었다는 내용이었다. 토터스 소속이라면 누구나 놀랄 수밖에 없는 내용. 전화기 반대편에는 말하는 이는 처형인이었다.


“확실한 거냐.”


 그의 물음에 건너편에선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부정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인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도와줄 수 없지. 네 놈들 파워의 말을 어떻게 믿나? 응?”


“하지만, 저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어떠한 일도 못 하신다는 걸 잘 아실텐데요?”


 그는 토터스의 원칙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같은 위치의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말이었다. 처형인은 팀장이었고, 자일스는 국장이었다. 원칙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일스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건 팀장들 얘기지. 난 국장이다. 네가 나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따위는 없어.”


“그래서 도와줄겁니까?”


철커덕.

 자일스는 대답하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답할 가치를 못 느꼈기 때문이었다. 도움을 청하는 입장인데도 시비조로 나가는 처형인의 태도도 문제이긴 했지만, 견제기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 따위는 한 적이 없는 토터스 파워였기 때문에 더욱 신빙성이 없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전화를 끊은 즉시, 자일스는 시각팀장 전원을 소집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달리 생각하면 견제기관에게 도움을 청할 정도로 위험에 빠졌다는 말도 되었기 때문이다. 무조건 귀 막고 들을 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나가지.”


 전화 반대편의 처형인은 자일스가 핸드폰을 끊은 것을 듣고는 안나와 함께 레스토랑을 나섰다. 그는 토터스 시각의 도움은 받을 수 없을 거라고 여겼다. 그는 차에 가서 트렁크 바닥에 숨겨져 있던 가방을 꺼냈다. 검은 색 테두리가 인상적인 그 가방에는 7개의 전화기가 있었다. 처형인은 그중에 테이프로 감겨있는 전화기를 꺼냈다. 테이프를 끊고 전화기를 키자. 디스플레이 창에 토터스 파워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모든 토터스 파워 팀장에게 알렸다. 파워국으로 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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