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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8)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오직 상하의 관계만이 존재하는 계급사회. 메이지 유신으로 인해 일찍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던 일본은 그런 계급사회의 단점을 깨닫게 되었고, 그것을 과감히 버렸다. 서양의 평등주의와 시장자유주의를 받아들인 것이었다. 대신 일왕의 계보는 이어지게 하여, 구 세력간의 화합을 이끌어내, 급격한 사회격변의 부작용을 없앴다. 따라서 그들은 빠른 시간 안에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었고. 마침내는 아너스 데이(Honor's Day)에 가입하게 되었다. 사황제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20년 후의 일이었다.

 그 당시의 조선. 이 나라는 중국, 일본과 같은 동북아시아에 위치해있으면서, 아시아의 여느 나라들처럼 자급자족 형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급자족의 형태로 인해, 발전에 대한 특유의 게으름이 생겼고, 변화를 기피하게 되었다. 결국 프랑스를 비롯한 영국, 미국의 압력에 대항하여 싸우게 된다. 하지만, 어느새 동양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서양 강대국들은 조선의 군대를 무참히 깨뜨렸다. 이에 조선 왕조는 하는 수 없이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구한말. 

 위태로운 조선을 구할 방법은 단 한 가지. 아너스 데이에 가입하여 가입국들과 동등한 위치에 올라 전쟁의 위협을 없애는 수밖에 없었다. 아너스 데이에 속한 나라끼리는 전쟁을 벌일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었다. 이를 안 조선의 왕 고종은 아너스 데이의 회의가 열리는 헤이그로 특사를 파견하여 아너스 데이에 가입하려 했다. 하지만, 일본의 저지로 인해 가입이 무산되었고, 결국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김좌진. 당시 토터스 포스(Force) 팀장인 그는 토터스 포스 특유의 자신감으로 조선을 구하고자 했고, 압록강 근처 함경도에서 해방전쟁을 벌였다. 

 이승만. 당시 토터스 지식(Knowledge) 팀장인 그는 조선 내외에서 정치활동을 벌여 조선을 구하고자 했다. 이들 두 명의 팀장에 의해 조선은 계속해서 투쟁을 해 나갔다. 

 그런데, 그때 토터스 포스 국장 히틀러와 아너스 데이 사황제의 일왕 히토히토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일왕의 무조건 항복에 의해 세계는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조선도 광복을 맞이하였다. 광복이 되자, 김좌진 팀장은 자신이 사용하던 검, 총, 장갑 등을 집안 장롱에 넣어 두었고, 다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일성 휘하의 박상실에게 죽을 때까지도 말이다.


 50년 뒤, 한 절터에서 김좌진의 이름이 새겨진 유품이 나오게 되었고, 그 물건은 경매에 부쳐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장갑은 5천 달러에 어느 이탈리아 남자가 사갔다고 알려졌다. 

 그 이탈리아 사람의 이름은 살바토르 구안토 디 바타질리아 (Salvatore Guanto Di Battaglia). 

 현재, 토터스 파워 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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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 (Los Angeles).


“꺄아아악.”


 공포에 떠는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이곳. 세계은행 LA 지부. 


“모두 손 들어!!!”


스타킹을 뒤집어 쓴 복장을 하고 나타난 2인조 은행 강도. 목적은 역시 돈이었다.


“경비 호출기에 손 댈 생각 말아! 손 잘라 버리기 전에!”


“손 안올리고 뭐해!!!”


탕.

 그가 천장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위협신호였다. 사람들은 귀가 찢어지는 듯한 큰 소리에 놀라 재빨리 손을 머리위로 올렸다.


“넌 돈을 담아. 이 주머니에 꽉 찰 정도로. 어서!!!”


 강도는 은행직원에게 어림잡아 만 달러는 들어갈 정도 되어 보이는 가방을 내밀었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을 향해 권총을 내밀었다.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런 그의 눈에 이상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었다.


“어이. 어이.”


곁에 있던 인질 한명이 강도의 눈초리를 보고는 재빨리 그를 깨우고자 했다.


“일어나요. 지금 잘 때가 아니예요.”


하지만, 그 사람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잠을 방해하지 말라는 듯 몸을 뒤척였다.


“어이. 그만 일어나시지.”


어느 새 다가온 은행 강도. 그는 권총의 차가운 총구로 그를 깨웠다.


“누구야. 누가 자는데 귀찮게 하는 거야.”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손을 들고 있었고, 은행강도 중 한명은 창구에서 돈을 넣고 있었으며, 다른 한명은 자신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이 꿈이라고 여겼다.


“뭐야. 아직 꿈인가.”


그는 눈을 비비며 다시 소파에 누웠다. 이를 본 은행강도는 참을 수가 없었다.


“일어나라니까!”


탕. 

 총알이 소파에 바람 구멍을 내며 지나갔다. 다시 자려던 남자는 꿈이 아님을 깨달았다.


“뭐야. 꿈이 아니잖아.”


“너 뭐야. 너는 왜 자고 있는거냐! 어서 손들어!!!”


 강도는 아직 식지 않은 권총을 그의 이마에 들이댔다. 얌전히 따르라고 말이다.


“귀찮게 하네. 정말.”


 하지만, 그는 강도의 말을 듣지 않았다. 단지 목을 긁으며 잠이 덜 깬 표정을 지을뿐이었다.


“내 말 안 들려? 죽고 싶어?”

 강도는 그의 얼굴에 권총을 들이댔다. 여차하면 쏠 분위기였다. 은행 안의 다른 사람들은 저 사람이 괜히 강도의 심기를 건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고 여겼다.


“허참.”


 그는 한숨을 내쉬더니 뒷주머니에서 장갑을 꺼냈다. 가죽이 거진 헤진 걸로 봐선, 오랜 세월을 견뎌온 물건인 듯 했다. 


“움직이면 죽인다!!!”


강도는 여전히 그를 협박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남자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람의 경험은 그 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에 녹아들어 있지. 그래서 우리는 옛 장군의 유품을 박물관에 넣어놓은 것이고, 옛 성현의 붓과 벼루를 모셔놓은 거야. 경험은 곧 그의 물건에 녹아들어있으니까.”


인상과는 다른 상당한 저음의 소유자.


“다른 말로 하면. 경험이 깃든 물건을 사용하면 그 경험을 이용할 수도 있지.”


그는 ‘좌진’ 이라고 씌여져 있는 장갑을 손에 꼈다. 


“이것은 총을 쓰던 장군의 장갑. 보라. 나의 솜씨를.”


 좌진 이라는 이름은 조선광복군을 호령하던 김좌진 장군의 이름이었다. 곧 그의 물건이라는 소리였다. 그는 일어나더니, 엄청나게 빠른 손놀림으로 강도의 총을 빼앗았다. 


탕. 탕.

 단 두발. 그는 단 두발로 2인조 은행 강도를 제압했다. 한발은 바로 앞에 있는 강도의 무릎에, 다른 한 발은 은행창구에서 돈을 수거하던 강도의 팔에 적중했다.


“아악.”


“아아악.”


 강도들은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총알을 맞고도 제정신을 차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곧 기절하고 말았다.

 사건은 종결되었고 뒤늦게 온 경찰이 은행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후였다. 경찰들은 은행 강도들을 연행해 갔다. 그들은 당시 목격자들에게 물어 남자의 존재를 알아내려 해지만, 이미 그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그는 옥상에 있었다. 그곳에서 강도들이 연행되어 가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핸드폰에 떠있는 메시지를 보면서.


“팀장 살바토르. 지금 파워국으로 와주십시오.”


 그의 이름은 살바토르 구안토 디 바타질리아. 줄여서 살바토르. 토터스 파워 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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