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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혜근 Sep 30. 2015

토터스 : 정보생성자 (6)

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세계의 3대 세력 중 하나인 토터스(Toters). 이 거대 세력의 한 부분인 토터스 - 자료로부터 토터스 전체는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토터스 자료는 세계의 다른 3대 세력 중 하나인 워터리그(Water League) 와 손을 잡았는데, 토터스 파워 국장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자료 국에 왔던 것이다. 함정인지도 모른 채.


“재미있군요. 비상 호출을 했다고요?”


 토터스(Toters) 자료 국 본사. 이미 상황은 파워 국장에게 좋지 않게 흘러 가고 있었다.


“난 에드워드 J. 화이트베어다. 토터스 파워 국장이야!”


“비상 호출은 레이슈터에게 전달되는 것인가요.”


 에드워드는 순간 움찔거렸다. 


“여기는 아프리카예요. 이 건물 반경 100 Km 내에는 아무런 통신 시설이 없지요. 그렇다면 당신이 호출할 수 있는 범위는 기껏해야 이 건물 안이겠죠. 당신과 같이 온 사람 중 조종사는 이미 죽었으니, 남은 사람은 레이슈터 혼자겠죠. 그리고 당신은 그에게 호출을 했고... 그렇다면 이제 그가 마지막 희망이겠군요?”


 토터스 자료 국장 필립 블랙타이거는 이미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놓은 상태였던 것이었다. 화이트베어는 정말로 큰일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늦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제발. 토터스 파워 국에 연락만이라도 해라. 계호야.’


 은빛 외장이 물결처럼 흐르고 있는 영국식 권총. 레이슈터는 손목에 그것을 항상 휴대하고 다녔다. 쿼터메인이 부적처럼 여기라며 준 권총이었다.


“부국장. 밖으로 통하는 전화가 어디있지?”


 그는 부국장 레스텔로 네프코의 등에 권총을 대고 있었다. 네프코는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목숨이 위협받고 있었으니까.


“여긴 비밀기지다. 그런 장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헛소리 하지마.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팀원들과 연락을 하는 건데?”


“그야 모르지. 그건 각 팀장 권한이니 난 모른다고.”


 탕. 

 부국장의 귀 바로 옆에서 권총 한 발이 발사되었다. 순간적으로 공기를 뚫고 나가는 총알때문에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였다. 네프코는 귀가 찢어질 듯 했다.


“이게 무슨 짓이야. 고막 터지겠어!”


“그러니 어서 안내해!”


 아직 식지도 않은 권총 총구의 열기가 네프코의 등에 느껴졌다. 네프코는 할 수 없이 안내해야 했다. 그의 권총이 언제라도 총알을 내뱉을지 모를 상황이었으니까. 

 레이슈터가 부국장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아, 그는 비틀거리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잠시 뒤 문이 열렸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 쪽에 층별 버튼이 있었다. 각 층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있는 걸로 봐선 그 버튼들을 누르면 그곳으로 갈 것이었다.


“엘리게이터(Alligator)팀. 엘레펀트(Elephant)팀. 재무 팀……. 재무?”


 엘리베이터의 버튼에 써있는 이름을 읽던 레이슈터의 눈에 낯익은 글자가 보였다. 그의 뇌에서 번쩍이는 신경반응이 나타났다. 기억나는 것이 있었다.


‘오호라. 자료팀 에이스께서 여긴 왠일이시래?’


‘돈을 직접 투자하기 위해 왔죠’


 그의 머릿속에 기억이 떠올랐다. 얼마 전,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있었던 처형인과 안나가 만나는 도중 있었던 대화에 대한 기억이었다. 


‘안나 트루워커. 그가 지금 처형인과 같이 있다.’


 그랬다. 지금 처형인과 같이 있는 안나가 바로 재무 팀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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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


 그 시각, 처형인은 안나와 함께 마드리드에 도착하고 있었다. 장장 8시간의 도로 여행 중에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 온 상태였다. 그가 그렇게 쉬지 않고 차를 달리게 한 이유는 바로 안나의 한 마디 말 때문이었다. 


“마드리드에 도착한 직후부터 작전이 실행되니 그때부터 지원이 들어가요.”


 이래서 그는 무작정 밟았던 것이었다.


“56유로 되겠습니다.”


 그는 마드리드에 도착하자마자 주유소에 들렸다. 안나에게 복수하고도 싶기도 했고, 때마침 주유 계기판이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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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꼼짝마. 움직이면 부국장이 죽는다!!!”


 레이슈터는 다급해졌다. 재무 팀이 일하고 있는 층에 도착했을 때, 그를 반기고 있는 것은 전화기가 아닌 수많은 경비대였다. 워터리그 소속 무장 세력이었다. 어림잡아 100여명은 되어 보였다. 그들 모두는 총을 지니고 있었다. 100여개의 총이 계호에게 쏠렸다.


“뭐야. 워터리그가 왜 여기있는 거야.”


“계호. 허튼 수작 말게. 이미 국장은 죽었을 거야. 현명한 판단하게.”


 워터리그의 등장에 힘을 얻은 네프코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인질이었다.


“네가 생각하기에 뭐가 현명한 판단일까? 응?”


 레이슈터는 그를 끌고 워터리그 병력 사이를 헤집고 들어갔다. 그가 가는 쪽으로 워터리그 병력도 길을 터줄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부국장이 인질로 잡혀있었으니까.


‘전화. 전화를 찾아야해. 전화로 안나 옆에 있는 레이슈터에게 연락을… 나 혼자선 이곳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 전화. 전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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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배고프지 않아요?”


 안나는 이제 기진맥진해져 있었다. 배고픔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 법인데, 안나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좀만 있다가 먹자고. 지금은 일단 숙소부터 잡아야 할 것 아냐.”


“저기. 저기. 이탈리안 피자.”


하지만, 처형인은 그냥 지나쳤다.


“어. 어. 저기. 저기. 내가 좋아하는 건데.”


또다시, 차는 그냥 지나갔다.


“정말 배 안 고파요? 전 미치겠다고요. 제발 뭐 좀 먹고 가요. 이제부턴 제가 돈을 내잖아요. 왜 그래요 정말.”


 안나는 이제 참기 힘들었다. 


‘너무하는 것 아냐? 모든 것이 자기 중심적이야.’


 게다가 자기 마음대로 하는 처형인의 행동도 더 이상 넘어갈 수 없었다. 


“너무하네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하지만, 여전히 처형인은 반응이 없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겠다고. 그녀는 결심했다. 그 즉시 차 문을 열었다. 왕복 4차선의 도로 위에서 말이다. 건넛차로에서 마주오던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뭐하는 거야!”


 처형인이 소리쳤다. 하지만, 안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밥 먹으로 가요.”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해.”


“지금 당장 서요.”


“알았으니 문 닫으라고.”


“멈추라고요!”


 끼이이익. 

 차 바퀴에서 흰 연기가 나며 도로에 타이어 자국이 남았다. 안나는 바로 차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는 눈앞에 바로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차 문은 열어 논 채로.


“대단하군.”


 처형인은 졌다는 듯이 혼잣말을 했다. 열려진 문 때문에 가지 못한 차들이 울리는 경적도 그녀를 멈추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초리소 주시고요. 저기에 있는 빠에야도 주세요. 또 까라꼴레스도 주시고요. 거기에 폰즈 소스도 얹어주세요.”

 안나는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이것저것 주문했다. 그사이 처형인은 주차시키러 갔다. 주문한 뒤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사이 그녀의 전화기가 울렸다.


“네. 안나 트루워커입니다.”


“안나? 안나 맞아?”


“누구시죠?”


“나야. 계호. 서계호 란 말야.”


“아. 레이 슈터 씨. 그런데 갑자기 전화는 왜 하셨나요?” 


“처형인은? 처형인은 어디있어?”


 안나는 이상하게 여겼다. 그의 목소리가 다급했기 때문이었다.


“얼른 처형인을 바꿔.”


“지금 자리에 없어요. 주차하러 갔거든요.”


“안나. 내 말 잘 들어. 지금 자료 국이 워터리그(Water League)와 손을 잡았어. 우리네 국장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겠어! 지금 토터스(Toters)가 갈라지고 있다고!”


 띠. 

 전화가 꺼졌다. 레이슈터 쪽에서 끊은 것 같았다. 안나는 이상하게 여기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의 말이 너무 터무니없었기 때문이었다. 토터스 자료와 워터리그가 손을 잡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그들이 손을 잡을 리는 없었다. 그녀는 잘못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음식을 기다렸다. 그때,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


“안나. 처형인은?”


“아직도 안 왔어요. 무슨 일 있어요? 왜 이리 시끄러워요?”


 전화기 반대편은 마치 전쟁이 벌어진 것처럼 총 소리가 들렸다.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안나는 큰 소리에 놀라 핸드폰을 잠시 귀에서 떨어뜨렸다가 다시 들었다.


“아직도 안 온거야? 제기랄. 시간이 없어. 안나.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난 지금 자료 국에 있어. 아무래도 자료 국장이 우리 국장을 납치한 것 같아. 게다가 나도 내 목숨도 위험하다고 지금.”


 안나의 동공이 일시적으로 커졌다. 믿지 못할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토터스 자료가 워터리그와 손을 잡은 것이 확실해.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워터리그 소속 군인들 까지 여기 있다고!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이야. 이 말을 그에게 전해줘. 부탁해. 그리고 하나 더 부탁할게 있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화가 꺼졌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나는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이미 꺼진 전화가 다시 이어질까 그 쪽으로 걸어도 보았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이미 통신은 두절된 상황이었다.


“안나 씨. 뭐 시켰어?”


 그때 처형인이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왔다. 맞은 편에 앉은 처형인은 식탁 위에 망치가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고 있었다. 그 순간 다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날세. 스톤 팀장.”


 재무 팀의 팀장 스톤 바이어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내색하지 말게 마치 친구에게 전화 온 것처럼 하게. 지금 앞에 처형인 있지?”


“예.”


“설명할 시간이 없어. 일단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게. 처형인을 팀원들이 있는 캑터스(Cactus) 가로 데려오게. 눈치채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유인해서 오는 거야. 그 뒤는 알아서 할 거야. 이봐, 신참.”


“예?”


“당황하지마. 혹시라도 잘못되더라도 상관없어. 이미 우리 쪽에 그들의 국장이 있으니까 자네는 함부로 건들지 못할 걸세.”


“예. 예.”


 이후 몇 마디 전화를 하던 안나는 인사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미 음식이 나온 상태였다. 처형인은 정신없이 먹고 있었다.


“누구 전화야?”


 대뜸 물어보는 처형인의 모습에 안나는 뜨끔했다.


‘마치 친구에게 전화 온 것처럼 하게.’


“치…친구였어요.”


“그래? 배고프다며 어서 먹어.”


 그러나 안나의 머릿속엔 배고픔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다. 토터스의 일원인 그들에게는 중요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자신 앞의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자료 쪽 요원이고, 앞의 사람은 파워의 팀장이었다. 안나는 새삼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처형인이라는 사실이 무서워졌다.


“뭐해. 안 먹고.”


 그가 망치로 음식을 가리키며 투덜댔다. 배고프다며 달리는 차에서 문을 열 땐 언제고 지금은 왜 먹고 있지 않느냐는 투였다.


“저기. 먹기가 싫어졌어요.”


 그러자 처형인이 머리를 푹 숙였다. 뒤이어 고개를 들면서, 짜증과 그의 속에 하고 싶었던 말이 같이 고개를 들고 나왔다.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배고프다고 할 때는 물불 가리지 않고. 또 지금은 배고프지 않다면서 안 먹고!”


“저기 할 말 있어요.”


“닥치고 먹어!”


“중요한 거예요. 좀 들어봐요.”


“먹어!”


“얘기 좀 들어봐요. 정말 중요한 거라니까요.”


“닥쳐 조용히 해. 제발 좀 그냥 먹어줘!”


“당신네 국장이 납치 됐어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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