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꺄아아악.”
이 날카로운 소리는 안나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거대 늑대가 두려워 극장의 안쪽으로 피했다. 그러나 그곳도 안전한 곳은 아니어서 늑대는 금새 그녀를 쫓아 극장 안쪽까지 들어왔다.
“처형인씨!”
그녀는 다급했다. 눈 앞에 침을 흘리며 달려오고 있는 검붉은 털의 늑대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녀의 달리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어, 바로 거대 늑대에 뒤를 밟혔다. 늑대는 이제 곧 그녀를 이빨로 물어버릴 기세였다. 그때였다.
“안나! 고개 숙여!”
홍길동이었다. 홍길동은 화룡력이 발동되어있는 오른팔을 거대 늑대에게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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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전.
“뭐...뭐야 이게.”
홍길동과 안나는 자신들의 눈 앞에 있는 늑대를 바라봤다. 시뻘건 털에 검은 눈을 가진 늑대는 분명 상식이 통하지 않는 존재였다. 그들은 그것의 눈을 바라봤다. 그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 늑대가 바로 드라큘라라는 것을 말이다.
늑대는 순간적으로 앞발을 들더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홍길동을 가격했다. 홍길동은 방심하고 있기도 했지만, 워낙 빠른 속도여서 반응할 수 가 없었다.
홍길동이 늑대의 공격에 날아가는 것을 지켜본 안나는 그의 안위가 궁금한 것도 잠시, 늑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지금 바로 피해야 한다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그녀는 극장안쪽으로 들어간 것이었고, 뒤따라온 홍길동은 화룡력으로 그를 가격한 것이었다.
“크르르르.”
늑대는 자신의 상처를 쳐다봤다. 벌겋게 탄 자신의 피부를 혀로 햝았다. 그 상처는 바로 홍길동의 화룡력이 닿은 부분이었다.
“저 생물은 뭐지?”
홍길동은 자신의 뒤에 숨어있는 안나에게 눈 앞의 동물에 대해 물어보았다. 토터스 자료의 소속인 그녀는 혹시 알고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그녀도 알 리가 없었다.
“글쎄요.”
그녀또한 처음보는 생물이었다. 물론 겉으로는 늑대의 형태를 띄고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크기와 털 색깔이 그것을 보통 늑대와는 다른 종이라는 것으로 생각되게 했다. 그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잠시, 늑대 자신이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홍길동.”
늑대가 말을 했다. 홍길동의 이름을 부른 것이었다. 홍길동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그 늑대의 정체를 알아챘다.
“타그니토, 아니 드라큘라였나.”
“이제야 알아챈건가. 생각보다 눈치가 느리군.”
늑대는 그들의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다지 멀리 떨어져있지 않으면서 경계를 늦추고 있지 않았다. 여차하면 공격해 올 수도 있는 거리였다. 홍길동은 자신보다는 안나가 걱정이었다. 바꿔말하면 안나는 홍길동이 드라큘라를 상대하는데 있어 걸림돌이었다. 그는 안나를 일단 밖으로 피신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는 안나를 보호하면서 점점 뒤로 물러났다. 늑대의 공격범위 밖으로.
그런데 그때였다.
“타그니토? 타그니토 여기 있나?”
드라큘라와 홍길동이 대치하고 있는 그 긴장된 순간에 누군가가 오페라 극장 안으로 들어왔다.
“누구지?”
프랑스 지부 CEO인 프랑스와 마르땡(Francois Martin)이었다. 그는 타그니토의 차가 아직 오페라 주차장에서 나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돌아와 그를 찾았던 것이었다. 그를 찾아 극장 안으로 들어온 마르땡은 홍길동과 드라큘라를 발견했다. 아니, 정확히는 거대 늑대로 변한 드라큘라를 발견했다.
“뭐...뭐야!”
마르땡은 거대 늑대를 발견하고는 놀라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뒷걸음 쳤다. 당연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제자리에 주저 앉았다. 이미 늑대에게 목덜미를 물렸기 때문이었다.
“아...아...”
마르땡의 저항이 끝날때까지 늑대는 목덜미를 물고 있었다.
“사...살려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마르땡은 숨을 거두었다. 그제서야 늑대는 마르땡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그의 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긴 혀로 말이다.
“세상에.”
안나는 드라큘라가 그의 피를 마시는 모습을 보았다. 상당히 매스꺼운 상황이라 그녀는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다만, 홍길동은 그를 끝까지 지켜보았다. 늑대가 피를 마시면 마실 수록 그의 상처가 나아가는 모습도 함께 말이다.
‘피를 마시면 상처가 재생되는군. 즉, 피가 공급되지 않는다면 재생력도 한계가 있다는 뜻.’
그는 드라큘라 능력의 약점을 알아챘다. 하지만, 느긋하게 적을 관찰할 시간이 그에겐 없었다. 그는 자신이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해야할 목적이 있었다. 자신은 이곳 오페라 극장에 안나를 구출하러 온 것이고, 다음으로 본래 목적인 토터스 국장도 찾아봐야 했다. 게다가 실종된 닥터 글러브도 마찬가지였다. 할 일이 많았다. 이곳 오페라 극장에서 허비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나가야 한다. 시간이 없어.’
그는 드라큘라에게 순식간에 큰 상처를 줘 시간을 벌 생각을 해보았다. 화룡력이 제격이었지만, 그는 생각을 바꾸어야 했다. 공격을 하다가는 늑대가 언제 안나를 위험에 빠뜨릴 지 몰랐으니까 그럴 위험까지 안고 이길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자신은 지금 늑대와 정면으로 맞서 이기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안나. 날 꽉 잡아.”
홍길동은 결정했다. 그녀를 안고 그곳을 빠져나갈 작정이었다.
‘안나를 안고서 일단 빠져나가자.’
그는 축지법을 사용할 생각으로 전체 혈액의 10%를 허벅지에 모았다. 그리고는 발사했다. 축지법이 발동되었고,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움직였다. 그런데,
“어디를 가시려나.”
그가 움직이는 동선 중간에 늑대가 이미 와 있었다. 드라큘라는 플리터 아이를 이용해 이미 그의 동선을 파악해 놓은 것이었다. 박쥐들의 초음파 능력으로 말이다.
“멈출 수가 없어.”
홍길동은 아직 자신의 축지법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랐다. 순간적으로 높아진 스피드를 줄일 방법은 모르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 엄청난 스피드를 통제하는 것은 본래 불가능 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여자는 내려놓고 가시지.”
늑대는 앞발을 들어 홍길동을 올려쳤다. 엄청난 스피드에 의한 가속력과 늑대 앞발의 힘이 작용해 그는 극장의 천장까지 높이 떠 올랐다. 안나는 바닥에 떨어뜨린채.
드라큘라는 홍길동이 떨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떨어지는 와중이라 방향전환을 할 수 없는 그를 다시 한번 가격했다. 암석으로 만들어져있는 극장의 벽마저 뚫어버릴 정도의 힘이었다. 홍길동은 벽과 부딪힌 뒤 일어나지 못했다.
“이봐. 안나 씨. 가보실까.”
홍길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지켜본 드라큘라는 늑대의 모습을 풀고, 안나를 들어올렸다.
“이거 놔!”
안나는 저항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당신은 쓸모가 있어.”
“내 임무는 완료했을 텐데! 나는 처형인의 피를 전달했다고!”
“그런건 국장한테나 가서 말하시지.”
안나는 당황스러웠다. 타그니토의 말은 국장이 자신을 죽일 것을 지시했다는 말이었으니까.
드라큘라는 그녀를 데리고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홍길동은 놔둔 채.
“아...아... 머리야.”
잠시 뒤 깨어난 홍길동. 머리를 부딪힌 탓에 잠시 기절해 있었던 것이었다.
“안나?”
그는 일어나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며 안나를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다만, 바닥의 피가 계단으로 향해있는 것을 볼 때, 누군가가 윗 층으로 올라간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피를 따라 계단을 계속 올라갔다. 마침내 피의 이동이 끝난 곳에 다달았다. 옥상이었다. 그는 옥상의 문을 열었다.
“어서오시게.”
그곳엔 드라큘라가 있었다. 그리고 안나도 있었다. 드라큘라는 그녀를 줄에 묶은 채 빌딩 밖으로 매달아 놓고 있었다. 여차하면 줄을 놓아 그녀를 죽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홍길동은 일단 그의 목적을 물어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원하는 것이 뭐지? 타그니토?”
“좋아. 이해가 빠르군. 대화가 쉽게 되겠어.”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까 안나를 넘겨.”
“나는 너의 피를 원한다.”
드라큘라는 그의 피를 원하고 있었다. 홍길동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죽을뻔하면서도 목숨을 걸고 안나를 데려간 이유가 자신의 피라니. 하지만, 늑대가 되어 피를 마시는 드라큘라를 떠올렸을 때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고 싶어도 자신의 지금 상태로는 무리였다. 자신의 피는 홍길동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기에, 출혈도 호흡도 자신의 마음대로가 아니었다. 사실이었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안나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으니까.
“왜 나의 피를 원하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단지 마시고 싶을 뿐.”
“주겠다. 대신 먼저 안나를 놔주어라.”
“피를 먼저.”
“먼저 풀어줘!”
“피가 먼저다. 피를 내놔!”
그러다 못한 홍길동이 근처에 있는 칼로 자신의 팔에 상처를 냈다. 자신의 의지대로가 아니르는 것을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것봐. 내 피는 그 자신 스스로가 움직인다고. 내 맘대로 너에게 줄 수가 없다. 가져가고 싶으면 와서 가져가라.”
홍길동은 그에게 약간의 함정을 팠다. 가까이 다가오면 그를 없앨 생각이었다. 단순히 그에게 협력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너의 피는 너를 도와주지 않는가 보군. 불쌍한 녀석.”
드라큘라는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여전히 한손은 안나와 이어진 줄을 잡고 있었다.
“자 어서 목덜미를 내게 내밀어.”
홍길동에게 가까이 다가온 드라큘라는 그에게 목을 보여줄 것을 원했다. 홍길동은 천천히 그에게 목을 내밀었다.
“더. 더 가까이.”
드라큘라는 돌출되어 있는 이빨을 내밀며 그의 피를 마실 준비를 했다. 점점 더 가까이 홍길동의 목이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돌풍이 일어났다. 홍길동과 드라큘라가 있는 그 좁은 사이에 돌풍이 생긴 것이었다. 갑자기 생긴 돌풍에 드라큘라는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그 바람에 잡고 있던 줄을 떨어뜨렸다.
“꺄아아악.”
줄에 묶여 있던 안나는 떨어지려고 했다. 두 손은 묶여 있어 난간에 손을 잡을 수도 없었다. 그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잡았다.”
다행히도 홍길동은 그 줄을 잡을 수 있었다. 떨어지려는 찰나에 말이다.
“올려 줄게 안나.”
홍길동은 천천히 줄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그는 잊고 있었다. 드라큘라는 단지 날아간 것이어서 언제든지 다시 날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덜미를 노리고 있었다.
“네 피를 내놔! 처형인!”
홍길동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드라큘라를 쳐다봤다. 재빨리 안나를 올려야 했다. 아니면, 그에게 공격을 당해 줄을 놓치게 될 것이었다. 그는 더 빨리 줄을 잡아 당겼다.
“크악.”
하지만, 안나가 미쳐 올라오지도 못한 상태에서, 홍길동은 드라큘라에게 목덜미를 물렸다. 무방비였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드라큘라의 이빨에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독이 발라져 있었다. 그는 천천히 줄을 놓았다. 그렇기 싫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만큼은 ‘홍길동의 의지’도 소용이 없었다. 신경은 오로지 처형인의 것이었으니까.
결국, 홍길동은 줄을 놓쳤다. 목덜미는 드라큘라에게 물린채로.
“안나!”
홍길동은 소리쳤다. 떨어지고 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안돼! 안나!”
그는 안나를 구해줄 수 없는 지금이 한탄스러웠다.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살려줘요!”
그녀는 점점 아래로 떨어졌다. 곧 몇 초 후면 바닥에 부딪혀 그 충격에 의해 죽을 것이 뻔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그물이 날아왔다. 날아온 그물은 건물의 사이에 고정되었고, 안나는 그 그물에 안정적으로 담아졌다.
“너...넌 누구냐.”
놀라서 물고 있던 목덜미도 놓아버린 드라큘라는 그물을 던진 이를 바라봤다. 정장을 입은 그를 말이다.
“나?”
한손엔 깁스를 했고, 복부를 포함한 전신에 붕대를 감은 이 남자. 그의 이름은
“글쎄 알아서 뭐하시게?”
그의 이름은 제임스 본드. 그가 안나를 구출한 것이었다. 그의 지원병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