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구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강남 라이프>에 연재중인 7월호 칼럼입니다.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이주현 Lee Joo Hyun
성신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기획팀원
한국외교협회 영양사
르꼬르동블루(한국) 요리과정 이수
'무드앤쿡 쿠킹클래스' 운영중
SPC매거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광주시청 등 식품외식 브랜드 및 공기업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중
* 강남구청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강남 라이프> 7월호에 연재한 칼럼으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gangnam.go.kr/gangnamlife/view.html?code=2_2&bdm_bbs_key=649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보양식(保養食)이란 ‘몸을 편안하게 하여 건강을 잘 돌보는 음식’을 뜻한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여름에는 영양이 풍부하고 특별한 맛을 가진 보양식이 필요하다.
영계 속에 찹쌀, 대추, 마늘, 인삼 등을 넣고 오랫동안 푹 끓여낸 삼계탕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이열치열’의 대표 보양식이다. 얼핏 보면 삼계탕의 주인공은 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식재료가 바로 인삼이다. 삼계탕의 유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1950년대부터 ‘계삼탕’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에서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삼이 워낙 귀했기 때문에 인삼 대신에 백삼가루를 넣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후 인삼이 대중화 되면서 삼이 들어간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삼계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쯤 되면 닭 못지않게 인삼 역시 삼계탕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삼계탕에 깊은 맛을 내주면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식재료는 대추이다. 대추는 활성 산소를 배출시키는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 및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대추와 인삼은 모두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우리가 땀을 뻘뻘 흘리며 삼계탕을 한 그릇 비워내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실 고기 음식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국물로 우려낼수록 그 맛이 더 깊어진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삼계탕의 깊은 맛에는 그 밖에도 물론 크고 작은 영업 기밀이 들어가지만 집에서 그 맛을 따라 하기 어려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름 대표 보양식으로 삼계탕의 뒤를 바짝 쫓는 것이 바로 ‘장어’이다. 삼계탕과 마찬가지로 고단백, 저지방, 원기회복의 효능을 지닌 고급 식재료로 사랑 받는다. 정력을 강화하는 스테미나 식으로도 손꼽히지만 지방 함량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좋다.
반면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리고 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굳이 보양식으로 뜨거운 음식을 찾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땀을 더 많이 내서 수분이 과도하게 배출돼 탈수 증상까지 올 수 있다. 이럴 때는 열을 내려주는 찬 기운의 음식으로 기력을 회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차가운 여름 보양식 하면 단연코 ‘냉면’을 꼽을 수 있다.
사실 냉면은 한반도 북부 지방에서 메밀 수확기에 맞춰 만든 음식으로 주로 겨울에 먹었다고 한다. 이런 북한의 음식 문화가 6.25 전쟁 이후 남한으로 내려와 여름철에 더 즐겨 찾는 음식으로 정착한 것이다. 냉면은 각 지역에 따라 육수의 제조 방법, 국수를 만드는 배합 비율이 다르다. 하지만 크게 나누면 속까지 시원해지는 차가운 육수의 ‘평양냉면’과 얼얼하게 매콤한 맛의 ‘함흥냉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 ‘물냉’으로 불리는 평양냉면은 차게 식힌 육수와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섞어 만든다. 들어가는 면에는 메밀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면이 툭툭 끊기는 것이 특징이다. 찬 성질을 지닌 메밀 역시 여름철 무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착한 여름 음식 중 하나이다.
‘비냉’으로 불리는 함흥냉면은 면에 고구마 전분의 함량이 많기 때문에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함흥냉면은 매콤한 양념과 회무침이 어우러져 나오는데 차가운 음식 속에서도 이열치열의 화끈한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냉면에는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편육이나 삶은 계란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작은 계란 한 알이 아쉽다면 보통 냉면집에서 같이 판매하는 불고기나 만두를 결듵여보자. 만족스러운 포만감뿐만 아니라 쫄깃한 면발과 불고기 한 점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뜨겁거나 차갑거나, 내 몸에 맞는 보양식으로 무더위를 잘 이겨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