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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필요한 친구 같은 매운맛

Recipe. 탱글탱글한 대하와 매콤한 소스 <마파소스 대하 볶음면>


추워지는 계절이면 따끈한 국물부터 생각나지요. 모락모락 김이 나는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속이 뜨끈하게 데워집니다. '겨울 = 따끈한 국물'은 비단 애주가의 마음만 설레게 하는 공식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국물 요리 못지않게 뒤따라 생각나는 것이 바로 '매운맛'입니다. 


매운맛도 여러 종류가 있어요. 불닭 볶음면, 엽떡의 매운맛은 마치 뾰족한 송곳으로 우리의 뇌와 미각(거의 통각에 가까운), 쌓여있는 스트레스 무더기를 정면으로 찌르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날카로운 매운맛보다는 훈훈하게 속을 데워주는 매운맛을 선호합니다. 먹을 때 혀가 살짝 매운 듯 뜨거운 듯 평소보다 움직임이 잦지만, 고통스럽게 만들지는 않는 매운맛이요. 마치 싸우듯이 견뎌야 하는 매운맛보다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이리저리 즐겁게 뛰어노는 듯한 매운맛이 좋습니다. 


추운 겨울 이런 매운맛 음식을 먹고 나면 뱃속 저 아래부터 뜨끈한 기운이 묵직하게 퍼져나가는 것을 느껴요.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면 매운맛과 이리저리 즐겁게 엉키고 노느라 후끈해진 몸이 차가운 바람을 만나 시원하게 식혀집니다. 바로 이때 몸과 마음에 개운한 후련함을 느낍니다. 매서운 바람이 상쾌함으로 다가오는 순간, 매운맛의 진가가 발휘되는 거지요.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는 친구 같은 매운맛이 필요해요,






새우를 듬뿍 넣은 매콤한 볶음면 요리를 소개합니다. 베이스는 마파소스예요. 이 마파소스의 재미있는 점은 매운맛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공격적이지는 않다는 겁니다. 분명 빨간색을 띠고 있고 매콤한 구석도 있어요. 하지만 어린아이가 먹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다정한 매운맛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누구에게나 친구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운맛이 아닐까 싶어요.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 청양고추를 넣으면 얼마든지 더 뾰족한 매운맛으로 세공할 수 있다는 것도 마파소스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저는 달콤한 양파도 듬뿍 넣고, 시각을 즐겁게 해주는 빨간색 고추도 두어 개, 너무 공격적으로 매운 건 자신이 없어 청량고추는 반 개 정도만 넣어요. 매운맛이지만 먹을 때 조심스럽지 않을 정도로요. 한 입 가득 와아앙 하고 입에 양껏 넣고 우물우물 씹으면, 술을 못하는 사람인데도 차가운 맥주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랍니다. 





이 레시피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자로서 푸드 콘텐츠로 만든 작업물이에요. 아래의 레시피를 참고하여 나만의 매운맛을 즐겨보세요. 매운맛을 못 먹든 잘 먹든 어쨌든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나는 친구가 하나 더 생기는 건 반가운 일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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