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면 200% 풍성해지는 '슬기로운 추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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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직원공제회 전문가 칼럼 시리즈로
매달 <이주현의 푸드레터>를 연재합니다.

이번달 주제는 "보양식 열전"입니다.
즐겁게 읽어주세요 :)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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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현의 푸드 레터 9월호>

알고 나면 200% 풍성해지는 '슬기로운 추석 생활'


낮에는 푸른 하늘이 쾌청하게 높아지고, 밤에는 달이 동그랗게 기우는 걸 보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얼마 전 슈퍼문이 뜬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하늘이 깜깜해지는 것을 손꼽아 기다렸다. 지금도 달은 우리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갖지만,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달의 변화에 따라 날씨를 예측하였고, 농사의 중대한 방향을 결정지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석에는 이런 달과 모양이 꼭 닮은 송편을 만들어 하늘에 감사의 의미를 보냈다. 이번 푸드 레터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알아두면 더욱 좋을 유용한 상식들을 소개한다. 매번 같은 풍경으로 다가오는 명절을 조금이나마 더 뜻깊고 새롭게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추석 음식에 담긴 선조들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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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은 소를 넣기 전에는 동그란 보름달 모양이며, 소를 넣어 반으로 접으면 반달 모양이 된다. 반달이 점점 커지면서 꽉 찬 만월이 되듯 자연의 변화하는 이치가 작은 송편 한 알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손으로 토닥토닥 빚어내는 송편 안에는 사랑, 감사, 기도와 같은 따스한 감정이 깃들어 추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왔다. 또한 송편은 그 해의 가장 먼저 추수한 햅쌀로 빚으며, 은은한 솔잎 향을 덧입혀 소나무처럼 건강해지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송편 외에 다른 추석 음식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1. 햇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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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과일은 그 해에 처음으로 재배한 과일로 땅 위의 열매를 의미한다.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에 곡식을 잘 여물게 해준 달에게 햇과일을 올려 감사를 표했다. 또한 조상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제사를 지냈는데, 제사상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햇과일로 배, 사과, 감 등이 있다. 추석이면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은 햇과일에는 그 해에 처음으로 결실을 맺은 농부의 땀과 노력, 하늘에 바치는 감사와 평안 등이 담겨 있는 셈이다.



2. 삼색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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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음식으로 가득 찬 제사상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색나물에도 깊은 의미가 있다. 먼저 뿌리채소인 도라지는 조상, 줄기채소인 고사리는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 잎채소인 시금치는 후손을 의미한다. 시간을 초월한 이 삼색 나물을 한 데 모아놓음으로써 삼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번영하길 염원하는 뜻을 지닌다. 삼색나물의 의미를 알고 나면 취향에 따라 편식하던 젓가락질이 세 가지 나물 모두 골고루 향하게 되지 않을까.


3.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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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진 가을 공기 속에서 풍기는 고소한 전 냄새는 어떤 음식보다 명절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반가운 손님이다. 동태전, 호박전, 고추전, 꼬치전, 동그랑땡 등 지역이나 풍습에 따라 가지각색의 전이 등장한다. 조선시대에는 전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기름의 가격이 높았으며 구하기 어려웠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이다 보니 전은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으로서 그 의미를 지녔다. 지금은 전 부치기가 수고로운 탓에 가게에서 사 먹는 집도 많고, 그 위상이 이전보다 떨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전은 귀한 날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4. 약과와 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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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명절이면 빼놓을 수 없는 후식인 약과와 식혜가 있다. 특히 약과는 최근 ‘할매니얼 푸드’ 열풍으로 더욱 인기가 뜨겁다. 밀가루에 참기름, 꿀, 술을 넣고 반죽하여 튀긴 약과는 과거에 귀족층에서 널리 유행한 음식이었다. 특히 ‘약이 되는 과자’라는 뜻을 지녀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곤 했다.


식혜는 달콤한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이로운 똑똑한 전통음식이다. 식혜의 엿기름은 더부룩한 속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과식을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식혜를 곁에 두었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칼로리 낮춘 추석 음식으로 가볍게 명절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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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들의 최대 위기 중 하나가 명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대부분의 명절 음식을 높은 칼로리를 자랑한다. 가장 먼저 추석 대표 음식 송편을 살펴보면 1개당 칼로리가 약 56kcal이며, 4~5개만 집어먹어도 금세 밥 한 공기 열량과 맞먹는다. 이때 흰쌀 송편보다는 쑥이나 모시 잎을 첨가하면 칼로리가 낮아지며 신선한 향도 더해지니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달콤한 깨나 꿀을 넣은 속보다는 콩, 팥을 넣으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


나물의 경우 기름에 볶는 조리법보다는 데친 후에 양념에 무치는 것이 좋다. 물에 살짝 데쳐서 조물조물 손맛을 더해 무치거나, 볶는 경우에는 물로 볶다가 마지막에 참기름을 소량 넣으면 입맛 돋우는 향을 살리면서 칼로리는 줄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미리 양념에 무쳐 놓으면 나물이 숨이 죽고 수분이 생겨 간이 싱거워질 수 있다. 먹기 직전에 무치는 것을 추천한다.


국물은 되도록 고기 육수 대신에 다시마를 넣은 멸치 육수를 사용하면 담백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나트륨 함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조리 중간보다는 상에 올리기 직전에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기름을 흠뻑 사용해야 하는 전은 어떻게 먹어도 칼로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팁이 있다면 고기전보다는 버섯, 두부, 동태전 위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두부, 햄, 어묵 등도 조리 전 뜨거운 물에 한 번 데쳐내고 사용하면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다. 풍성하게 지내는 한가위인데 꼭 이렇게까지 번거롭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명절이 지나고 늘어난 몸무게를 보며 충격받는 대신에 몸도 가볍게 유지하면서 더욱 즐겁게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 명절 칼로리 폭탄을 예방하는 쉬운 실천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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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물, 채소 음식을 먼저 먹고 전, 송편 등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나중에 먹는다.

2.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작은 크기의 국그릇을 사용하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3. 여러 음식이 올라간 상에서는 개인 접시에 조금씩 덜어서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인다.



추석 남은 음식으로 만드는 이색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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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은 당일이 지나면 연이어 먹기도 물리고, 남은 음식은 결국 냉동실로 직행하기 마련이다. 냉동실에 들어간 음식은 수분이 메말라 맛과 식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은 음식을 색다른 조리법으로 수일 안에 맛있게 먹는 것이 아닐까. 추석의 꽃인 송편을 근사한 퓨전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겉은 바삭, 손은 쫀득 ‘송편 와플’

흰색, 노란색, 자색, 초록색 등 색깔별로 송편 5,6개를 한 번에 와플 기계에 넣어보자.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지 잠시 상념에 잠겨 있는 동안 와플 기계 안에서는 알록달록한 꽃 한 송이가 탄생한다. 한국으로 건너 온 와플 기계는 그 어떤 식재료도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시켜주니, 송편도 예외가 아니다. 취향에 따라 송편을 넣을 때 버터를 추가해도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송편 와플에 꿀과 견과류를 호도독 뿌리면 K-푸드라고 불릴 만큼 멋진 궁중 디저트가 완성된다.



2. 어른들도 좋아하는 ‘송편 추로스’

놀이공원에서 하나씩 사 먹던 추로스는 달콤한 추억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간식이다. 송편으로도 간단하게 추로스를 만들 수 있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서 송편을 튀기듯이 굽는다. 더욱 바삭한 식감을 내기 위해선 오븐에서 한 번 더 굽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깨를 넣은 송편으로 만들면 더욱 맛이 좋다. 마지막으로 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취향껏 섞은 뒤 골고루 발라주면 완성이다. 밀가루로 만든 추로스보다 소화도 잘 되는 추억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3. 명절 음식 느끼함을 잡아주는 ‘송편 떡볶이’ & ‘송편 무침’

기름을 많이 사용한 명절 음식을 먹다 보면 어느 새 속이 기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매콤한 송편 요리는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 떡볶이 레시피에 떡 대신에 송편만 넣으면 간단하게 완성되는 송편 떡볶이는 아이들에게도 무척 반응이 좋은 레시피다. 취향에 따라 치즈를 듬뿍 얹고 녹여내면 더욱 화려한 요리로 업그레이드된다. 고추장 양념에 송편을 넣고 무쳐 채소와 함께 곁들여 먹는 송편 무침도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이때는 달콤한 속 대신에 콩이나 팥이 들어간 송편이 더 잘 어울리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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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하면 금빛으로 빛나는 환한 보름달 아래 고향 친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이 떠오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옛말처럼, 무더운 계절을 지나며 흘린 땀방울이 결실을 맺어가는 이 시기에 몸도 마음도 부족함 없이 풍성한 한가위가 되기를 바란다.






▼ 본 칼럼은 한국교직원공제회 포스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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