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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도서관 특강] 음식 속 인문학 - 맛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는 이주현입니다.



오늘은 지난 10월에 역삼도서관에서 진행했던

<맛의 인문학 : 음식 속 인문학 이야기>

 특강 후기를 올려봅니다 :)






총 4회로 구성된 '맛의 인문학' 강좌에서

저는 <음식 속 인문학 이야기> 라는 주제로

1회차에 강의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https://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780


이렇게 강의 관련 기사도 발행되었었네요 :)






강의는 성인분들을 대상으로

음식 인문학의 개념을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게

풀어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음식 인문학의 개념, 접근 방식, 연구의 필요성 외에

과거 우리 선조들의 식문화와 음식을 접목하여

음식인문학의 재미난 세계를 알려드리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







수많은 전통 음식 중에서도 "밥"만큼

 우리 민족의 뿌리가 되는 음식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이번 강의의 주제는 [한국인의 근간 '밥']으로 정하였습니다.


한국인에게 밥이 갖는 의미를 여러 사례를 통해 알아보고,

밥을 다룬 문학작품을 접한 뒤에

직접 '나만의 음식 인문학'을 작성해보는 실습시간으로 90분의 강의를 구성했습니다.





(강의 내용은 일부만 공개합니다.)



음식 인문학 : 음식, 인간, 문화의 연결성


 한 선비가 주막에서 밥을 먹고 있는 사진입니다.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데요,

여러분들 눈에는 어떤 것이 보이시나요?


간단하게만 나열해보자면


 1) 온돌에 앉아서 먹는 좌식 문화

 2) 밥과 반찬의 주부식 분리 문화

3) 우리 민족이 쌀을 짓는 농경민족이었음

 4) 밥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해야 했기에 엄청난 대식가였음 - 세숫대야만한 크기의 밥 그릇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지요!


단지 밥을 먹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과거의 문화와 시대 상황을 추론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지 않나요 :)


우리는 하루라도 음식을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매일 매일이 쌓여 한 집단의 고유한 문화가 형성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음식, 사람,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며

하나의 복잡하고 거대한 영역으로 끊임없이 진보해왔습니다.


음식 인문학이란 분야의 존재의 이유이자

우리가 음식 인문학을 중요하게 다뤄야 할 필요성이기도 하지요.




바로 좀 전까지 손에 들고 있던 간식에서

 어제 저녁 메뉴로 고른 요리까지,

우리는 음식을 섭취하기까지 알게 모르게 수많은 선택 과정을 거칩니다.


메뉴는 무엇을 먹을지,
그 음식은 어떤 방식으로 획득할지,
누구와 먹을지 등등요.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매순간 끊임없이 우리가 속한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음식을 먹는 행위 안에는 한 인간이 속한 문화적 요인이 절대적으로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음식 인문학이란?

음식을 매개체로 하여
한사람, 한 문화 집단을 이해하는 표징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보면

 음식인문학은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음식이 가진 후천적인 특성



탕후루와 순대국밥


대개 한 조직 안에 속해있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식성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위에서 살펴본 것 처럼,

 음식이 하나의 문화 집단을 이해하는 표징이 된다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렇다면 한 가지 가정을 해볼까요?!


한 가족인 50대 아빠와 10대 중학생 딸에게 '순대국밥''탕후루'를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과연 이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위의 말대로라면 한 공간에 사는 이들은 같은 식성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듯이,

50대 아빠는 순대국밥은 환영하는 반면, 탕후루는 너무 달다며 질색을 할 것입니다.

10대 딸은 용돈의 전부를 털어 탕후루를 사먹을 것이며, 순대국밥은 근처에도 가지 않겠지요 :)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보면

'음식 선택의 맛과 기호'선천적이기 보다는 후천적인 영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지역과 문화 영역에 속하더라도 각자 소속된 계층이나 지위에 따라 맛의 기호가 다를 수 있는 것이지요.


음식이란 영역은 하나의 이론처럼 공식화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동적으로 변하는 문화의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셈이지요!





우리 민족에게 '식사'의 의미란?!

사진 출처 : 네이버


강의시간에 가장 집중도가 높아졌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비열한 거리'라는 영화에 나온 주인공 조인성 배우의 모습니다.

조폭의 두목으로 나오는 조인성씨는 그의 부하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습니다.


바로 '식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인데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식구란 같이 밥을 먹는 입구녕'이라고 합니다.

좀 거칠게 표현을 했지만 이는 '식구(食口)' 라는 한자어를 정확히 표현한 말입니다.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

우리 민족에게 밥은 공동운명체의 이념 및 정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주 막역하고 친밀한 사이를 '한솥밥 먹는 사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


이는 구석기시대부터 커다란 토기 안에 채집한 음식들을 넣고 삻아서 함께 나누어 먹었던

과거의 식습관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겁니다.


지 혼자 따로  밥 먹겠다는 놈은 식구가 아녀..


조인성 배우의 대사처럼

과거 풍습의 잔재인지 몰라도 우리 민족은 혼자서 밥 먹는 것을 즐기지 않았습니다.

혼자 식사하거나 술을 마시는 서양과는 대조적인 풍습이기도 하죠 :)


물론 지금은 가치관이 변하고 혼밥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씨족이나 부족사회 시절부터 우리 민족은 한솥밥을 먹는 식구 개념을 이어왔습니다.

심지어 제사를 지낼 때 상에 올리는 음식 마저도 죽은 귀신과의 공동 식사를 뜻하기도 하니깐요!





음식인문학의 개념과 여러 사례를 살펴 본 뒤에

직접 나만의 음식인문학을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학문분야라고 해서 거창하거나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할 필요 없어요,

나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나갈 때 각자의 색깔을 지닌 음식인문학이 탄생합니다!





실습시간을 가진 뒤에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제인 '쌀밥'에 대해 살펴봅니다!




막간의 퀴즈를 가졌습니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


모두가 정답일 수 있지만 저는 3번을 꼽고 싶습니다.

한식의 '왕 중의 왕'은 단연코 밥이니깐요.

밥이 없으면 한식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 김치, 발효음식, 국 등의 반찬이 탄생한 것이지요.

김치, 젓갈 등을 '밥도둑'이라고 표현하는 것만 봐도 무엇이 우선시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의 엄청난 밥공기의 크기를 살펴보면서

그 당시 왜 우리 선조들이 대식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서글픈 시대상황과 문화배경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탄생한 것이 그 유명한 '고봉밥' 이랍니다 !

우리가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상식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 안에 숨은 의미를 지닌 것들이 참 많습니다!

음식 역사 탐구의 세계가 흥미로운 것도 바로 이런 보물찾기에 있지 않을까요?! :)




문학 속의 밥


마지막으로 분위기를 바꿔서 밥이 등장한 문학 작품들을 살펴봤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안도현 시인의 '찬밥'을 첫 순서로 함께 읽었습니다.


온기가 넘치는 사랑을 밥으로 표현함으로써

밥상 위에 따듯한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지요.

따듯한 밥 한 그릇이 주는 힘을 친근한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인류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밥'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그리고 함께 실습해보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했던 두 번째 실습 주제입니다.


밥에 대한 문학 작품을 여러 개 살펴본 뒤에 나만의 '밥 이야기'를 작성하고자 했는데요,

가장 자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밥이다보니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면서!

정말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들이 펼쳐지더라고요 :)

다음 번에는 남은 실습까지 모두 해볼 수 있었으면 더 좋겠네요!




이렇게 역삼도서관에서 진행한 강의를 모두 마쳤습니다.

강의 정원 만석이었던만큼 열정적인 분위기로 들어주신 수강생분들께도 모두 감사드려요!


이전에 강남구청 소식지인 강남라이프에 푸드 칼럼을 연재하였는데

역삼도서관 사서님께서 보고 계시다가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셨답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 한국일보 <이주현의 맛있는 음식 인문학>외

다양한 푸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mood_cook/223339794446


* 안양대학교 <음식인문학> 특강 후기

https://blog.naver.com/mood_cook/223372926181



* 푸드 칼럼니스트 이주현  2023 작업물  

https://blog.naver.com/mood_cook/22331107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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