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푸드칼럼니스트이자 요리연구가로
활동하는 이주현입니다!
단국대학교 학보
단대신문의 교양코너 <맛의 멋>에
푸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칼럼 주제는
"라면"입니다
‘라면' 두 글자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이 많다. 기쁘거나 즐거울 때 라면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힘들거나 슬플 때 라면을 찾는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아무리 영양, 정성이 결핍된 가공식품일지라도 한국인에게 라면은 힐링 푸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요리연구가로 일하면서 온갖 산해진미를 맛보고 수많은 식재료를 접한다. 그러나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날이면 역시나 라면부터 찾게 된다. 보글보글 갓 끓여낸 라면을 냄비 채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뜨거운 면발을 후후 불어 먹다 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얼큰한 국물을 꿀꺽꿀꺽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시고 나면 속까지 다 시원해진다. 라면을 먹었다고 골치 아팠던 상황이 뭐 하나 해결된 것은 없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몸이 가볍고 속이 푸근해지는 것이 뾰족했던 마음이 한결 누그러진다. 아마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일 것이다
6월인데도 한낮이면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식사 메뉴를 고를 때면 자연스럽게 뜨거운 라면은 영 손이 안 간다. 아무래도 시원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생각난다. 하지만 시시때때로 느껴지는 이 허한 기분은 무엇인가. 그 어떤 음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라면의 부재에 온몸이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아무리 라면이 고파도 30도가 넘는 더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을 먹을 자신은 없다. 그래서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좀 시원하게 먹어보기로 한다.
차갑고 칼칼하게 먹을 수 있는 냉라면무침을 소개한다. 재료는 메밀면(라면) 160g, 방울토마토 4개, 오이 1/3개, 닭가슴살 60g이다. 들어가는 소스는 올리고당 2큰술, 다진마늘 2큰술, 간장 1.5~2큰술, 통깨 2큰술, 참기름 2큰술, 고추기름 2큰술을 잘 섞어 준비한다. 만드는 과정은 오이는 얇게 채 썰고, 방울토마토는 1cm 크기로 썬다. 닭가슴살은 삶아서 얇게 찢어준다. 메밀면은 삶아서 찬물에 식혀준다. 마지막으로 소스 재료를 잘 섞은 후 앞서 준비한 채소, 닭가슴살, 메밀면을 넣고 무쳐서 완성한다. 소스를 만들어서 한 번에 다 붓지 말고, 2/3 정도만 먼저 넣고 간을 보면서 추가하도록 한다. 특히 이 요리의 포인트는 고추기름이다. 시판용 제품을 넣어도 좋고, 없다면 기름에 고춧가루를 넣고 약한 불에서 고추 맛을 우려내서 체에 걸러서 사용해도 좋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다양한 라면 중에서도 메밀면을 넣으면 좋고, 분식파라면 쫄깃쫄깃한 쫄면을 넣어도 잘 어울린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퍼지는 잔치국수 면을 넣으면 후루룩 쉽게 먹을 수 있다. 칼로리가 높아지겠지만 맛을 위해서라면 마지막에 통깨를 듬뿍 뿌려 먹는 것을 추천한다. 통깨의 고소한 맛과 고추기름의 칼칼한 맛이 입 안에서 중독성 있는 조화를 이룬다.
생각해보면 요리연구가로서 라면을 얼마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에 주목한다. 왜 그렇게까지 라면 요리에 관심을 쏟나 싶지만, 라면에는 요리 연구가의 의욕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까다로운 재료 준비 없이도, 어려운 조리 과정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으니깐. 그러면서도 최고의 맛을 내는 라면. 이 절대적인 식재료에 조금의 마법을 부리면 얼마나 더 황홀한 결과가 나올지, 풍선처럼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저렇게 해먹다가도 결국은 뜨겁게 끓여먹는 클래식한 조리법을 뛰어 넘을 레시피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말이다. / 이주현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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