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경기도 광주시에서 선정하는 식재료에 대한 소개와 이를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하는 컨텐츠 입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우리에게는 친숙한 ‘국민 채소’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식재료가 있다. 바로 ‘깻잎’이 그 주인공이다. 깻잎은 특유의 진한 향과 까끌까끌한 식감이 특징이다. 깻잎의강렬한 향은 함께 먹은 다른 음식의 맛을 집어 삼키기도 하며, 입에 넣는 순간 깻잎의 솜털이 혀를 깜짝 놀라게도 만든다.
이런 개성 강한 향과 식감 때문일까. 깻잎은 상추와 함께 대표 쌈채소로 꼽히지만, 맛과 향이 무난한 상추와 달리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태국, 베트남의 고수가 특유의 강한 향 때문에 국내에서 처음에는 대접을 못 받다가 지금은 매니아가 생긴 것처럼, 깻잎 역시 찬찬히 들여다보면 푹 빠질 수밖에 없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채소 중 하나다. 오늘은 깻잎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채 깻잎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까지 함께 소개한다.
‘식탁 위의 명약’ 깻잎의 영양 효능
‘식탁 위의 명약’이라는 애칭이 붙여질 만큼 깻잎 한 장에는 풍부한 영양효능이 담겨 있다. 가장 먼저 높은 철분 함량이다. 시금치보다 약 두 배 이상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빈혈 예방 및 성장기 아동 발육 촉진에 도움을 준다. 또한 ‘루테올린’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체내 염증 완화, 항알레르기 효과,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를 완화시킨다. 이외에도 항암물질인 ‘피톨’ 성분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깻잎은 한 장 한 장 씻는 것이 번거로워 대충 세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깻잎의 잔털에 농약이 잔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식초, 녹차 우린 물에 깻잎을 5분 정도 잠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면 농약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다루기 어려운 개성 강한 식재료?!
특유의 향이 강렬한 채소이다 보니 기름기가 많거나 양념이 강한 음식에 잘 어울린다. 고기 요리에 향긋한 깻잎을 넣으면 고기의 잡내가 줄어든다. 감자탕, 전골 등의 국물요리에도 마지막에 깻잎을 흩뿌리면 음식 본연의 강한 냄새를 억누를 수 있다. 이외에도 생선회를 먹을 때 함께 싸먹으면 비린내나 느끼한 맛을 줄여주며,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향과 식감에 있어 워낙 존재감이 뚜렷하다 보니 다른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래서 깻잎은 대부분 단독으로 조리해 먹는 요리법이 많다. 나물로 무치거나 전, 튀김, 장아찌로 조리해 밥과 함께 먹는 방식으로 깻잎을 즐긴다.
깻잎으로 만드는 이색 레시피 2가지
1. 깻잎과 들기름의 환상 조합!
<깻잎 들기름 파스타>
들깨의 잎이 깻잎이며, 들깨의 씨를 압착하여 만든 것이 들기름이다.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들기름과 깻잎은 함께 하면 맛과 향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며, 영양학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 고소한 들기름 향과 향긋한 깻잎의 조합이 잘 어울리는 이색 파스타를 소개한다.
<필요한 재료>
파스타 면 1인분, 깻잎 한 줌, 다진 마늘 2큰술, 새우 7~8개, 올리브유, 들기름 1큰술, 치킨스톡 1개, 페퍼론치노 또는 청양고추(선택)
<만드는 과정>
1.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 팬에서 다진 마늘을 볶는다.
2. 마늘이 황금빛으로 익으면 손질한 새우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볶는다.
3. 새우가 익으면 삶은 파스타면과 면수 한 국자, 치킨스톡을 넣고 잘 섞어준다.
4. 길게 썬 깻잎과 들기름을 넣고 1분간 잘 섞은 후에 불을 끄고 마무리한다.
2. 명절, 집들이, 영양식 메뉴로 활용 만점!
<깻잎 두부 삼각전>
두부와 참치가 들어가 속도 든든하고 영양도 그만인 깻잎 요리이다. 들어가는 재료도 구하기 쉬우며, 요리 초보자도 실패할 일이 없는 착한 메뉴다. 레시피를 알아 놓으면 여러 경우에 두루 내놓을 수 있어 활용도가 좋은 요리이다.
<필요한 재료>
깻잎 10~12장, 두부 1/2모, 양파 50g, 참치 70g, 소금, 후추, 통깨 1큰술, 부침가루 또는 밀가루, 계란
<만드는 과정>
1. 수분을 제거한 두부, 기름기를 뺀 참치, 다진 양파, 통깨 1큰술,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어준다.
2. 깻잎 앞뒤로 부침가루를 묻히고 1의 두부 속을 넣어 삼각형 모양으로 접는다.
3. 계란물을 묻힌 전을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굽는다.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익혀서 완성한다.
요즘 인터넷에는 ‘깻잎 논쟁’이 한창이다. 자신의 남자친구가 다른 여성의 깻잎을 떼어주는 것을 여자친구가 용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 요리연구가인 필자는 무엇보다 이렇게 민감한 이슈를 감당하면서도 꼭 먹어야만 하는 깻잎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향신료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향, 입 안의 혀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특이한 식감까지. 이렇게 독보적인 개성은 지닌 깻잎은 한국인에게 떼놓으려야 떼놓을 수 없는 국민 채소임이 확실하다. 오늘 저녁 메뉴는 따끈한 흰 쌀 밥에 달콤 짭짤한 깻잎 무침으로 결정했다. 다만, 다른 여성의 남자친구 손을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한 장씩 척척 떼서 먹을 예정이다.
* 2022년 '광주시청'과 함께하는 푸드 컨텐츠 2월호로서, 컨텐츠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gjcityi/222655591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