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포롱 Jan 02. 2021

내 맘대로 국어사전

3. 공부

 조금 있을 하나의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기에, 매일같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공부가 정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학창 시절에는 어느 정도 의자에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공부는 하기 싫은 것인지.


  공부를 하다 말고 잠시 곰곰이 생각을 하며, 돌이켜보니 아마 어렸을 적부터 습관이 잘못 들어서가 아닐까 싶다. 공부라는 것을 처음 한 것은 영유아 때 말을 배우면서 일 것이다. 이때는 배우는 것이 싫지 않았나 보다, 지금 이렇게 한글로 글을 쓸 수 있는 것을 보면..  아마 말을 하고 싶었고, 읽고 쓰는 것을 하고 싶었기에, 글을 배우는 일은 내가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글을 읽힌 뒤에는, 공부라는 것은 더 이상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필요 과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책을 읽히기 위해 재밌는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던 것이고, 독서라는 것을 재미로 붙이는 과정이 이루어졌다. 장난감도 좋았지만, 상상하는 즐거움이 컸던 것이다. 이렇게 독서까지 이루어지는 과정은 '내가 좋아서'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을 읽고, 쓰고, 배워가는 순간은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를 진학하며,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내가 공부하는 것은 '진학을 위해서' 하기 시작했기에, 즐겁지 아니했던 것이다. 좋은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좋은 고등학교 출신이 중요하고, 또 좋은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중학교 때부터 입시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슬프게도, 나는 그랬다.) 그렇게 공부라는 것이 내가 아직 현실감 있게 느끼지 못한 입시로 시작되는 것이기에, 의욕이 없었다. 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렇기에 원치 않는 공부를 위해 억지로 의자에 엉덩이를 붙여야 하였다. 그러나 의자와 엉덩이가 합일된 것과는 별개로 내 머리는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앉는다는 행위는 나에게 더 이상 집중력을 가지라는 의미를 주지 않게 되었다.


 고등학교 진학해서는 그 집중력의 저하는 점점 심해져갔다. 그래도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어느 정도 유지되던 것이, 2학년 때부터 꼬꾸라 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고등학교 3학년이 시작할 무렵 내 집중력은 바닥을 치기 시작하더니, 성적 또한 폭락하기 시작했다. 떨어진 성적이 눈에 들어오고 나서야, 드디어 깨닫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의 고생마저 이렇게 수포로 돌아가는구나, 그제야 조금씩 다시 집중력을 붙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지만, 성적 회복을 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하였다.


  그렇게 나는 공부에 재미를 더 이상 붙이는 것이 어려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있다면, 그 게임을 이기기 위한 공략을 읽거나 하는 공부는 재밌었다. 축구를 하더라도, 상대팀을 이기기 위해 상대방의 약점을 공부한다던지, 내팀의 강점이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는지 하는 공부는 참 재밌었다. 

 그랬다. 입시를 위한 공부만이 공부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흥미를 가지는 것에는 다행히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럼 어디서 어디까지 공부라는 것일까.


 [명사]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

출처 : 네이버 & 다음 어학사전


  애매한 설명이었다. 그래서 "학문", "기술" 모두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근데 그 결과가 조금은 재밌었다.


먼저, 학문은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 또는 그런 지식.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1. 지식을 배워서 익힘

2. 일정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체계화된 지식

3. 보고 들은 바가 많아 일의 선후나 사물의 본질을 분별하는 능력 

출처 : 다음 어학사전


지식을 배워서 익히거나, 그런 지식을 말하는 부분은 동일했으나, 다음에서는 분별하는 능력을 언급하고 있었다. 그런 지식이 결국 사리를 분별하는 능력이라는 의미라고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었다.


 기술은 대체로 비슷하였다.  

1. 어떤 원리나 지식을 자연적 대상에 적용하여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수단

2.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대상을 다루는 방법이나 능력

출처 : 다음 어학사전


결국, 공부라는 것은 풀어써본다면,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우거나, 분별하는 능력(학문)을 익히고, 생활에 유용한 실제적인 수단(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우리가 처음 스마트폰이 시장이 나와서 적응에 나가는 단계처럼, 우리는 끊임없는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공부를 멀리할 수 없다. 물론, 하고 싶은 공부만 할 수없다. 얼마나 엉덩이를 붙이고 내가 하기 싫은 공부도 잘하느냐도 분명 중요하다. 그와 더불어 내가 얼마나 하고 싶은 공부를 찾아서 재밌게 하느냐가, 의자에 내가 앉아있을 때 집중력을 가지게 해 주는데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는 다시 '공부'하러 가야겠다.


공부

[명사] 해야만 하거나, 하기 싫은 지식 습득의 과정이기도 하나, 때론 즐겁고 재밌게 해 볼 수도 있는 배우는 과정 
작가의 이전글 [영화 리뷰] 결혼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