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이 엄마가 사망한 이유

by 포리
"아내에게 고맙다고 했어요."

나의 사고를 지켜보면서 별일없이 출산하는 것이 '별일'이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한 지인이 말했다.


맞다. 출산으로 인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만큼 흔하고 위험한 일이라면 노란색 임심대백과책 첫페지에 대문짝만하게 적어놨을 일이다. '경고! 오래 살고 싶으면 시도하지 마시오.' 산부인과에서도 첫 초음파를 보던 날 "어쩌죠..임신입니다..."라고 우울하게 말했을 거다.


사고의 시작이었던 '산후출혈'은 출산직후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500㎖ 이상일 경우를 말하는데 산모50명당 1명꼴로 나타난다고 한다. 산후출혈의 대표적인 원인은 자궁 또는 산도 손상, 자궁수축부전, 잔류태반, 혈액응고장애로 유전이나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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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심한 출혈로 목숨을 잃기도 했지만 (콩쥐엄마도 심청이 엄마도 산후출혈이었으리라 추측해본다.) 지금은 자궁을 수축시키는 약물을 투여하므로 심한 출혈이나 사망은 비교적 '드물게' 나타난다.*


두둥. 드물게. 아주 없진 않다는 말이다.


매년10~16명은 산후출혈로 인해 사망에 이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009년~2018년)의 모성사망자수는 연평균 49.8명으로 그 중 20~30%는 산후출혈이 사망 원인이다. (나도 그들중에 포함될 뻔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출산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곳이 있긴 하다. 바로 보험회사. 퇴원 후 2천 만원 가까이 나온 입원비를 실손보험사에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은 임신/출산에 대한 약관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험약관 한 구석에 적혀있다.) 누군가 소송을 걸라고도 했지만 우리가족은 문제삼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살아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다.


혹시 엄마가, 아내가, 언니 누나가 별일없이 출산했다면, 당신은 너무 흔해서 보이지 않는 '기적'을 경험한 사람이다.



*산후출혈 설명 출처: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백과사전, 통계청


슬의생이 끝났다.. 아쉬워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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