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질문 있어요

by 포리

IT 계열 직장 여성을 위한 네트워크 모임에 참석했다. 강의 후 테이블별로 대화하는 시간,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주니어가 말을 걸어왔다.

"저는 프로그래머인데 일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제가 일을 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디자인도 해보고 싶은데 전공자가 아니어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에요."


어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신입의 고민은 비슷한 것 같다. 인쇄물 오타 실수에 퇴근길 지하철에서 훌쩍거렸던 내 병아리 시절이 떠올랐다.

"1년 차에 서투른 건 당연한 거예요. 챗GPT랑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신입일 때 선임에게 많이 물어보고 잘 기억해 둬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해 봐요. 다만 지금 맡은 일이 끝날 때까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요. 혹시 이직을 할 수도 있으니 현 직장에서 1년은 채우는 걸 추천해요. 채용 사이트도 틈틈이 눈여겨보고요."

영화 《인턴》에 등장하는 70세 인턴, 벤(로버트 드니로)처럼 지혜롭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도움이 됐을는지. 마침 함께 참여했던 동료가 IT 쪽에 있다가 디자이너로 전향한 것이 생각나 연결해 주었다.

낯선 선배들에게 질문을 던진 용기 있는 그녀는 잘 해낼 것이다. 앞으로도 숱한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결국 다 지나갈 것이다.

내가 앉았던 시니어 테이블에 나와 나이가 비슷한 고연차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퇴사 후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 눈도 침침하고.. 일을 그만두면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예산이 부족할 것 같아 고민이에요."
"회사 생활은 4~5년밖에 안 남은 것 같아요. 새로운 기부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작게 테스트해 볼까 해요."

20대에도 40대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는 것을 앳된 그녀는 아직 모를 것이다. 그러니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말고 한 발 나아가길.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 후회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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