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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Jun 26. 2022

당신의 재능과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의 태니지먼트 결과를 공개합니다.

이 글의 BGM으로는 린다 G(이효리)의 <LINDA>를 권합니다.

시간이 흐른 뒤 나 돌아보는 Memory
빽빽이 채워진 내 메모지에 외로이 
날 위로하는 Melody
아직은 조금만 더, Linda 지치지 마 yeah

- LINDA 가사 中





 탄탄함 

최근 서울 체크인 여기어때 콜라보로 진행된 이효리 사진전에 당첨되어 다녀왔다.



한 사람의 화려하고도 소소한 순간들의 흐름을 감상했다. 누가 봐도 이효리 님의 행보는 성공적이었다. 핑클 멤버로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지만, 데뷔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솔로 가수로서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작가 이상순이 담은 사진 속 이효리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내면의 평안함을 갖고 있었다. 



'참... 탄탄하다.'

전시장 분위기는 대부분 '예쁘다', '멋지다'는 감상평이었는데, 사실 나는 참 탄탄하다고 생각했다. 

팀에서 솔로라는 환경의 변화에서도 커리어가 탄탄했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20대 보다 40대 때의 복근이 더 탄탄했다. 서울체크인에서 이효리 님이 매일 아침마다 집이든 호텔이든 상관없이 요가와 다도를 하는 루틴 장면을 본 적 있어서 그런지, 사진 속 표정과 삶의 굴곡들이 참 탄탄하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핑클에서 가장 가창력이 뛰어난 멤버도 아니었고, 당시 미의 기준으로 가장 '예쁘다'고 평가받는 멤버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재능인 춤과, 강점인 매력을 찾았고, 키웠다. 예술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찾고, 잘 키우는 것이 모든 성공의 열쇠가 아닐까? 그러자 문득 받아놓고 대충 봤던 태니지먼트가 생각났다. 





 태니지먼트 테스트 한 썰 푼다.txt 

출처: 태니지먼트 공식 페이지

태니지먼트는 Talent + Management의 합성어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강점으로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커리어 개발 도구다.  나는 퓨처플레이가 주관하는 온라인 PO 스쿨 'Night Sprint'에 참여하고 있어서 유료 검사를 무료로 받아볼 수 있었다. 아직 강점검사를 해본 적 없다면, 여기에서 무료 버전으로 검사해볼 수 있다. (광고아님)





 나의 여섯가지 재능 

나의 재능으로는 몰입, 완벽, 계획, 단순화, 신중, 회고가 나왔다. (소름)


출처: 태니지먼트 검사 결과


사실 이 여섯 가지 성향에 대해 '재능'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다.

보통 재능이라 함은 절대음감처럼 연습으로 만들 수 없는 타고나야 하는 신체적 능력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28년을 돌이켜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저 6가지 성향을 타고나긴 한 것 같다. 하나씩 뜯어서 살펴보자.





몰입: 중요한 일에 몰입하고 싶다.

몰입은 하나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지만, '중요한'것에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나는 평소에 일상이나 회사에서 내가 생각했을 때도 중요한 문제를 풀고 있다면, 꿈에서도 그 일이나 고민을 하고 있을 만큼 몰입도가 높다. 중요하다는 기준은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동료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픈 마음, 고객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다는 효율 등이 있다. 




완벽: 더 완벽하게 하고 싶다.

사실 나는 고쳐야 한다고 피드백을 받은 성향인데, 검사 결과가 '재능'이라고 나오니 생각이 많아졌다.

마음은 완벽하고 꼼꼼하게 마무리하고 싶은데, 환경상 그만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일단 완성에 중점을 두게 된다. 그러면 나의 의도나 계획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건 당연한데, 이때 받는 스트레스와 예민함이 너무 크다. 특히 결과물로 나와버린 스트레스는 쉽게 회복되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시간의 부족함을 해결하기 위해 야근을 하거나, 주말을 내서라도 일을 하게 되는데 사실 이것도 좋은 해결방법은 아니다.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계획: 계획을 세우고 싶다.

나는야 계획 시간도 계획하는 프로계획러.




단순화: 복잡한 것을 정리하고 싶다.


이 문장을 보고, 설거지가 생각났다.
진지하게 어떤 책에서 설거지가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반복적이면서도, 나름의 선택과 전략이 필요한 가사 노동이라 경영자들이 스트레스를 풀 때 즐긴다는 내용을 본 적 있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있어 '단순화'와 '정리'는 복잡하게 꼬인 매듭을 푸는 느낌보다는,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정해져 있고 그걸 되돌려 놓는 느낌이랄까. 쓰다 보니 내가 이상한 사람인 걸 구독자 분들이 알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되지만, 쨌든 나는 되게 분류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분명한 사람이다.




신중: 신중하게 고려하고 싶다. 


아까 쓴 완벽과 비슷한 맥락인데, 나는 선택 또는 완성 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나의 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서 나오는 방어적인 태도 같다. 충분히 고민되지 못한 일들이 진행되거나 결과물로 나올 때, 특히 그 결과물로 인해 누군가가 다시 비효율적으로 수정이나 재작업을 해야 할 때 타인의 시간을 빼앗았다는 죄책감과 스트레스가 심하다. 여전히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진 잘 모르겠다. 




회고: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고 싶다.


나는 10년째 일기를 쓰고 있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늘 신중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매일 밤마다 잘한 점과 아쉬웠던 점, 노력해야 할 점을 기록해왔다. 지금 돌이켜보니 나는 10년 넘게 매일 밤마다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분석과 회고를 해왔다. 최대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나만의 노력인데, 놀랍게도 인생은 내게 매번 새로운 실수를 마주하게 한다 (ㅎ...) 





 나의 강점: 완성 

출처: 개인 태니지먼트 리포트


나의 강점으로는 '완성'이 나왔다. 근데 보통 완성은 done을 쓰지 않나? 하는 생각에 accomplish 뜻을 찾아봤다. ad(방향, 더하다) com(완전히) ply(채우다) sh(동사)로 만들어진 단어로 일반적으로는 '달성하다', '이루어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한마디로 완성보다는 달성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특히 계획을 할 때 완벽을 완성하고픈 욕구가 더 강한 것 같다. ENTJ답게(?) 성취감이 가장 큰 행복이자 영감이다. 사실 나는 이런 성향이 혼자 일을 할 때는 강점이지만, 함께 일을 할 때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점이라고 나오니 어떻게 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완성이 달성이 되려면, 조금 더 높은 목표를 가져야 하고 함께 일을 할 땐 데드라인이나 퀄리티에 대해 구성원이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강요할 수 없으니, 나는 내가 더 시간을 내어 일하거나 확인하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끼리 달리는 속도도, 지치는 속도도 달라지게 되니 사실 좋은 선택은 아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진짜 리더 혹은 일 잘하는 사람은 이 일을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준다.

자신이 어설프게 공부하고 노력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려 하지 않고, 적임자를 설득해 즐겁고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이끈다. 당연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ㅎ_ㅎ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감을 나눠주거나 지시를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을 키워줘라.”

- 책 어린왕자 中





 당신의 재능과 강점은 무엇인가요? 

출처: 팀 태니지먼트 리포트

완성뿐만 아니라 '조정', '평가'의 항목에서 내가 다른 팀원들보다 높은 순위에 올랐다. 모두 PO가 필요로 하는 덕목 같아서 내심 기뻤다. 그동안 음악은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프로덕트 기획/관리는 잘 맞는 일을 잘하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 점점 더 좋아지는 기분이 든다. 일이 연애라면 천생연분을 만난 기분이 이런 걸까 싶다. 음악은 하면 할수록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웠다. '그때도 함께하고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앞섰는데, 제품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내 미래에 자리 잡혀 있다. 뜬금없는 고백이지만 나는 이 일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가 느낀 코드스테이츠 1주차 과제는 채용공고 분석이라 '직무'를 알아가는 것으로 시작된 느낌이라면, 퓨처플레이의 Night Sprint는 1주차 과제가 강점 검사라 '일하는 나'를 알아가는 것으로 시작된 느낌이 강했다. 코드스테이츠는 취준생 대상이고, 퓨처플레이는 직장인 대상이라 그런 것 같다. 


오랜만에 부트캠프를 하며 느낀 점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도 끝은 없는 것 같다. 

취업했다고, 이직했다고 다가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하드+소프트 스킬을 둘 다 골고루 갖춘 능력 있는 PO가 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다 보니 머리가 뽀개질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일이 좋고, 이 일로 가득한 내 하루가 자랑스럽고, 이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존경스럽다. 


타고난 재능과 강점을 분석하다 보니 

지금의 환경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분석을 빙자한

감사 회고 마침 v(*’-^*)-☆ (핫뚜)

                    




p.s. 글을 재밌게 보셨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재능과 강점을 고민 후 댓글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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