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마저도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
이 글의 BGM으로는 카더가든의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를 권합니다.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
그려 본 적 없는 꿈을 꾸게 해
만약 이게 나의 착각이래도
그대 오늘만은 품이 돼 주오
-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
성과평가까지 끝나고 나니 이제야 진짜 2025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
동료평가는 그동안 많이 해보았지만, 파트장으로 성과평가를 하는 건 사뭇 달랐다. 내가 세운 기준을 지켜야 했고, 예상 못한 허점이 있었다. 또 논리적이면서도 인간적이어야 했다. 이번 과정을 통해 나는 또 다른 성장을 했다.
현재의 회사는 미숙한 점이 많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서 매번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그 미숙함으로 인한 혼란스러움은 구성원들의 몫이 된다. 때로는 답답하기도 했고, 괜히 내가 쥐구멍에 숨고 싶기도 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러다 최근 내가 맡고 있는 제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글로벌 제품을 만드는 PO/PM 분들과 어떻게 일하는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외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허무하게도 내가 싫어했던 회사의 미숙함을, 너무나도 닮아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결국 그들이 나이고, 내가 그들인 셈이었다. 나는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과거의 내가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현재의 내가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만 중요하다. 뭐랄까.. 묘하게 싫었던 그들의 미숙함이 나에게도 발견되고, 그들과 닮아있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답답해하지도 말고, 의문을 갖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바라봐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맞아'라는 나의 에고를 너무 높게 가지고서 모든 걸 바라봤던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미숙함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해 왔다.
상대방에게 너무 냉정하고 뾰족한 잣대만을 들이댔던 것 같아서, 그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기업들의 트렌드와 체계를 비교하며 지금의 우리를 채찍질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개인과 조직을 존중해야겠다, 소통을 내가 더 다가가서 해야겠다, 이제는 내가 리더니까 발전을 원한다면 내가 모범을 보이고 더 앞장서야겠다.. 여러 생각들을 했다.
이 BGM은 환승연애 4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한 X 와의 서사를 담고 있다.
다르다는 걸 틀렸다고 잘못 생각했던 나를 되돌아본다.
조금은 성숙해진
이번 주 일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