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한 만큼만 성장하는 법. 성장은 정직하다.
살다 보면, 회사를 다니다 보면,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주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원래 해야 하는 업무범위를 벗어나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감이 주어진다. 누구 하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는 사람도 없다. 일에 대한 압력은 점점 강해진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 써보지만 누군가 특별히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또는, 상위 매니저들에게 조언을 구해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구하기 어렵다. 이런 일들이 왜 나한테 주어졌는지 원망도 해보지만, 결국엔 내가 아니면 이 일을 할만한 사람이 없단다. 큰 위기가 다가올수록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더 적은 자원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야 하는, 그런 압박을 받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차근차근 필요한 것들을 나열하고 정리해 본다. 그리고 작은 단위로 일을 쪼개본다. 퍼즐 맞추듯이 하나씩 끼워보고 아니면 다른 퍼즐조각을 들고 테스트해 본다. 퍼즐을 맞출 때 어떤 순서로 맞춰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내가 들고 있는 퍼즐이 지금은 소용이 없어 보일지라도 잘 기억해두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젠가 필요한 순간에 잘 꺼내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나면, 그때부터는 이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작은 것부터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게 되고, 윤곽선이 차츰 갖추어간다. 이런 방식으로 손댈 엄두도 나지 않던 일이 하나씩 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나씩 겪어나가다 보면, 다시금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이 주어지게 된다.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또 주시나이까. 하지만, 일을 맡기는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인재를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법이다.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은 스스로 역량을 증명해 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무릎높이보다도 더 높은 돌계단을 꾸준히 올라왔다면, 어느 순간 뒤돌아보았을 때, 이만큼 높이 올라왔구나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내가 골머리 아파가면서 버텨낸 시간들만큼, 힘겹게 궁여지책을 찾아가면서 지나왔던 순간들만큼, 딱 그만큼만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역경이라고 생각했던 그 돌계단들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로써 나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성장은 정직하다는 말은 정말 믿어도 된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