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긍정 Jan 06. 2022

내게도 모닝 루틴이 생겼다

긍정의 서재 책 리뷰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출퇴근하는 동안 김유진 변호사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 새해를 맞이해서 그런지 내게도 모닝 루틴이 생겼다. 미라클 모닝을 한지는 일주일 정도 되었다. ‘고작 일주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일 밤 마음만 먹고 아침만 되면 10분만 더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최대한 늦게 일어났던 평범한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 큰 변화다.


일주일을 해보면서 주말은 자고 싶은 대로 늦잠을 자 9시에 일어났고, 나머지 날은 대체로 6시 20분이면 눈을 떴다. 오늘은 꿈에서 피를 투석하는(?) 백신을 맞는 꿈을 꾸다가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작가님은 1부터 5까지 센 뒤 일어난다고 하는데 나는 알람이 6분쯤 더 울리고 나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 모닝 루틴은 이렇다.



1. 10:30 pm 씻고 잘 준비에 들어간다. 얼굴에 팩을 한다.

2. 11:00 pm 전날 밤, 다음날 아침에 할 일을 다이어리에 시간 순서로 적는다.(간혹 깜박해 아침에 적기도 한다.)

3. 11:30 pm 스마트폰은 부엌 전기 포트 옆에 충전시켜놓고 전자책을 읽다 11시 반쯤 잠이 든다.  

4. 6:20 am 일어나 알람을 끄고, 밤사이 놓친 연락이 있는지 확인한 뒤 화장실을 다녀온다.

5. 6:45 am 따뜻한 차 or 커피를 내려마시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며 바깥을 바라본다.(멍 때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6. 7:00 am 모닝 명상을 유튜브에 검색해 명상으로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좋은 기운을 받고, 부정적인 기운은 내보낸다.

7. 7:20 am 폼롤러 스트레칭 or 빈야사 요가로 몸을 깨운다.

8. 7:45 am 아침을 먹으면서 아침 명상 음악을 틀고 글을 쓴다. (타임 타이머 어플로 시간을 체크한다.) 9. 8:00 am 출근    

10. 9:00 am 출근하는 동안 전자책을 읽는다.


기존에 모닝 루틴이라고 하면 아침에만 하는 일들로 생각했는데, 김유진 작가님이 “밤은 다음 날을 준비하는 시간이다”라는 문장을 읽고 밤부터 다음 날을 위한 루틴을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모닝 루틴으로 생긴 큰 변화가 있다면 우선 아침을 편안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평소 출근하는 날이면 아침에 눈을 뜨고 “오케이 구글, 좋은 아침이야”하면 오케이 구글이 읊어주는 오늘의 날씨와 지난밤 뉴스를 들으면서 출근 준비를 곧바로 시작했다. 뉴스로 하루를 시작한 건 엄마의 영향이 큰데, 어릴 적부터 엄마는 아침을 뉴스를 틀어놓고 시작했다. 그게 어떤 현대인의 삶처럼 여겨져 나도 모르게 성인이 된 후로 따라 하게 되었다. 때때로 그런 뉴스를 들으면서 정보에 뒤쳐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나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니 앞으로 이 세상이 망할 것 같다는 비관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곤 했다. 달리 아침을 시작하는 방법을 모르니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습관을 계속 이어갔다.

그런데 아침을 따뜻한 차 한잔으로 몸을 깨우고, 천천히 캄캄한 밖을 응시하면서 정신을 깨우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맑은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내게 아침은 시간이 촉박해 마음이 급해지고 정신없이 보내는 시간이었는데 휴식 같은 시간으로, 내가 회사에 가 일하느라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 변화는 나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요가수업에 가면 이따금 하는 마지막 자세, 사바 아사나를 포함해 명상을 하면 잠이 들곤 했다. 편안한 자세, 어두침침한 조명, 아로마 향기가 더해지면서 잠이 왔던 것 같다. 매번 명상에 실패해 한번쯤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명상을 모닝 루틴을 시작하면서 시도해보았다. 유튜브에 검색해서 에일린 쌤이나 명상하는 그녀 쌤의 모닝 명상 10분 내외의 영상을 들었다. 편안한 목소리로 긍정적인 기운과 “오늘 하루의 행복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 어떤 힘든 일을 겪더라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호흡하니 정말 내 안에 어떤 긍정적인 기운과 에너지로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른 아침 맑은 정신으로 글을 쓰니 브런치 발행 주기가 짧아졌다. 매일 글을 써야지 하면서 출근하던 중 생각나면 쓰거나, 마감 때가 되어서야 마지못해 쓰는 날이 많았다. 매일 회사에 출근해 원고를 쓰는 일이 오전 업무이다 보니 그 이후 시간에는 원고를 쓰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때도 많았고. 그런 핑계로 글쓰기를 게을리할 때가 많았는데, 아침에 일어나 쓰고 싶은 글을 먼저 쓰니 하루 내내 글을 쓰지 않았다는 죄책감도 없었고, 하루 해야 할 분량을 끝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명상하고 나서는 폼롤러로 굳었던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빈야사 요가를 하기도 한다. 촉박하다고만 생각했던 아침 시간을 활용하니 이렇게 다양한,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고, 오늘 하루 하고 싶은 일은 모두 다 끝냈다는데서 어떤 자신감이 차오르는 기분이다. 앞으로는 이 사이클을 주말에도 해보고, 일 년 동안 꾸준히 해보는 게 목표다. 더 할 수 있다면 기상 시간도 당겨보고, 하고 싶은 공부로 성과를 내보는 것. 이 기세라면 못할 것도 없지 싶다.


Cover Photo by ethan-brooke on Un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집 척척 박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