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히어로즈
창단 12년 차. 첫 5년간은 재정적 문제에 시달리며 우승은커녕 팀의 존폐에 신경 써야 했고, 창단 6년차부터는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 구단이 되었지만 1위의 자리에 올라서지는 못했다. 계속 하던 대로만 하면 우승은 요원해 보였다. 그래서 영웅들은 변화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모기업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는 구단인 만큼, 타팀과 달리 머니게임을 통한 성적 향상이 어렵다. 2017년 압도적인 성적으로 통합 우승을 일궈낸 KIA 타이거즈처럼 단기간 시즌 전 FA 영입에만 16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장원준을 4년 84억에 영입했던 두산 베어스처럼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을 돈으로써 구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한동안은 색다른 선수 육성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2013년과 팀 200홈런 기록을 달성한 2015년까지, 키움은 적극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선수들의 장타력 향상으로 재미를 봤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히어로즈를 '웨이트와 벌크업의 구단'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키움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칭찬하는 기사가 줄어들었다. 타 구단들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 그 이유다. 강진 시절부터 항상 빈약한 2군 시설이 지적받았던 키움과 2군 시설에도 수십 수백억을 투자하는 빅 마켓 팀, 둘이 같은 전략으로 성적 향상을 꾀한다면 어느 팀이 더 좋은 효과를 볼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키움을 탐내는 부자 기업이 나서서 선수단과 프런트를 인수해 '서울 롯데 히어로즈' 같은 팀으로 재탄생하지 않는 이상, 우승은 요원해 보였다. 당연하지만 횡령을 저지른 전 대표가 옥중 경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한 팀 사정상, 타 기업의 인수는 어려워 보인다. 떨어질 리 없는 열매를 거저먹기 위해 사과나무 아래에 미련히 누워있을 수는 없다. 왜 자신에게만 열매를 따다 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오지 않냐며 엉엉 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키움은 아무도 가지 않으려 했던 외진 오솔길을 걸어갔다. 오솔길을 걸어간 끝에 만나게 될 사과 농장을 기대하며 말이다.
2% 아쉬웠던 포수 포지션과 앤디 밴 헤켄의 은퇴 후 빈자리를 절실히 느꼈던 좌완 에이스의 자리. 구단 사정상 FA로 A급 포수를 영입하거나 비싼 돈을 들여 특급 좌완 외인 투수를 영입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키움은 트레이드로 A급 포수를, 적은 돈을 들여 특급 좌완 외인 투수를 영입했다.
시즌 전부터 고종욱을 SK 와이번스로 보내고 삼성으로부터 포수 이지영을 받아오는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삼각 트레이드이기도 했다. 제아무리 키움의 외야 포지션이 포화 상태였다고 해도, 고종욱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는 선택이었다. 임병욱은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박정음과 허정협은 주전 외야수로 기용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추재현과 예진원은 아직 유망주에 불과했다. 한편 고종욱은 수비에 약점이 있고 타격에서 확실히 검증됐으며, 2018시즌의 부진도 나이를 생각하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러나 변화를 추구한 키움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고종욱을 과감히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그 결과 이지영이라는 생각지 못한 대어를 품에 안았다.
본래는 주전 포수 이지영에 백업 포수 주효상 체제로 시즌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박동원의 조기 복귀라는 호재가 겹치며 막강한 포수진을 갖추게 되었다. 투수들은 자신의 피칭 스타일에 맞는 전담 포수를 배치받음으로써 성적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었으며, 두 포수 또한 교대 출장하며 휴식을 가져 시즌 내내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리지 않았다. 에릭 요키시와 박동원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시즌 초반 75구만 넘어가면 피안타율이 급상승했던 요키시는 박동원이 전담 포수를 맡은 뒤 '75구 징크스'를 극복하고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로 발돋움했으며, 박동원은 데뷔 이래 가장 높은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과 WPA(Win Probability Added, 승리 확률 기여도)를 기록하며 타격 면에서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이지영의 영입이 더욱 빛났다. 박동원이 무릎 부상을 입어 포수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풀타임 선발로 나선 이지영이, 4년 연속 통합 우승팀 주전 포수의 연륜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매 경기 찬사를 받았다. 수비에서는 큰 경기에 익숙지 않은 선수들을 안정감 있게 이끌어주는 리더 역할을 자처했으며, 타격에서는 상황에 따라 상대 팀 투수들이 가장 싫어할 만한 타격 전략을 가져갔다. 주효상이나 박동원이 선발 포수로 나서면 경기 초반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점수를 퍼주던 투수진은, 이지영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곧바로 안정되었다. 타자들이 투수 공략에 애를 먹으면 10구씩 공을 커트해 상대 팀 투수의 진을 빼놓았으며, 중요한 순간에는 초구부터 과감히 배트를 휘두르며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지영이 없었다면 키움의 창단 두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도 없었을 것이다.
매년 포수 포지션이 아쉬운 키움이었다. 주전 포수 박동원은 분명 반론의 여지가 없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포수이나,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박동원을 뛰어넘을 포수 유망주가 있는 것도, S급 포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키움은 이 문제를 '주전급 포수 한 명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2 포수 체재로 시즌을 치른다'라는, 기발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트레이드 시장에 실패 시의 리스크가 큰 카드를 꺼내 들었던 것처럼,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안정감을 최우선으로 하던 지난 2년간의 외인 선수 영입 기조를 버리고 모험을 감행했다. 2016시즌 도전적으로 여겨졌던 외인 선수 영입(로버트 코엘로, 스캇 맥그레거)이 대실패로 돌아간 이후, 조금 비쌀지언정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키움이었다(2017년 대니 돈 65만 달러·션 오설리반 110만 달러, 2018년 에스밀 로저스 150만 달러·에릭 해커 30만 달러). 그러나 2019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에릭 요키시는 비싸지도 않고(총액 50만 달러, 2019시즌 신규 계약 외국인 투수 중 최저액), 케이시 켈리나 드류 루친스키처럼 빅리그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펼친 선수도(요키시 MLB 통산 4경기 14.1이닝 소화), 제이크 톰슨이나 제이콥 터너처럼 미래가 기대되던 유망주도 아니었다. 좋게 말하면 밴 헤켄이 넥센에 영입될 당시를 떠올리게 하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싼 값에 데려온 것처럼 보이는 선수였다.
그리고 제2의 밴 헤켄, 아니 제1의 요키시가 되었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체력 면에서 약점을 보이며 '피어밴드만큼 해주면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5월 들어서는 공격적인 볼 배합을 가져가고 75구가 넘어도 아무런 문제를 보이지 않는 등 모든 약점을 극복하며 좌완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2018시즌 요키시의 정규시즌 성적은 30경기 181.1이닝(7위) 평균자책점 3.13(9위) 13승(8위) 9패 141탈삼진(5위) WAR 4.23(7위). KBO리그 외국인 좌완 투수 중에서는 감히 최고라고 부를만한 성적이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에서도 큰 경기 경험이 적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제 겨우 만 30세라는 젊은 나이가 매력적이다.
이렇듯 키움은 타 구단들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약점을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변화만 있었다면 2019시즌의 대혁명도 없었을 것이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불펜진이 약한 팀이었다. 물론 2010년의 B-O-S-S 라인이나 2010년대 중반의 조-한-손 트리오 등 강력한 필승조 라인을 가진 적은 몇 번 있으나, 전체적으로 코치진이 신뢰할 수 있는 불펜진은 아니었다. 2018시즌에는 이 문제가 심각해져 리그 전체 불펜 방어율 꼴찌를 기록하기도 했다. 키움은 이 문제를 '불펜진의 전원 필승조화'라는 듣도보도 못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모든 투수가 성장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추격조 수준에 머물렀던 윤영삼과 김성민은, 각각 슬라이더를 장착하고 구속 대신 제구력 향상에 집중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영준은 올 시즌 최고 구속이 10km/h 가까이 상승함으로써 140km/h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변모했다. 시즌을 앞두고 투구 메커니즘을 수정한 조상우는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되었고, 김상수 또한 투구폼 수정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부터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기 시작하던 김동준은 올 시즌 140km/h 후반대의 투심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상승해 서로서로 받쳐주니, 자신의 실력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키움, 2019시즌 불펜 승계주자 실점률 27%로 리그 최소). 윤영삼은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서로가 서로를 믿고 있다. 주자를 남겨놓고 교체되면 서로 막아주려고 한다. 내 뒤에 더 좋은 투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의지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시즌 홀드왕의 자리에 오른 김상수도 "어떻게 보면 개인 타이틀이지만 한편으로는 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했다.
그 결과 창단 첫 팀 불펜 방어율 1위(3.41)를 기록하는 등 리그 최고의 불펜진을 갖게 되었다. 조상우는 시즌 중반 부상으로 한 달가량 이탈해 누적 성적은 다소 애매했지만, 심심치 않게 '탈크보급 강속구'를 던지며 모두에게 기량을 인정받았다. 오주원은 데뷔 시즌인 2004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부터 오주원이 마무리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줬기에 지금의 철벽 불펜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김성민은 56.1이닝 동안 단 하나의 피홈런도 허용하지 않으며 2019시즌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유일한 무피홈런 투수가 되었다. 김상수는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40홀드, 한현희는 역대 최연소 통산 100홀드를 달성했다. 이영준은 한국시리즈 2차전 8회 말 1사 1, 3루의 위기상황에서 김재환과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아낼 정도의 투수로 성장했다.
원래부터 리그 상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타선, 에릭 요키시의 가세와 최원태의 시즌 완주로 강력해진 선발진(창단 12년 만에 규정이닝 소화한 10+승 선발투수 트리오 배출), 약점에서 강점으로 변모한 불펜진. 재료는 완벽했다.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었으나, 아무도 선뜻 활용하지 않으려 했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데이터 야구를 함으로써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키움의 작은 날갯짓은 리그 전체의 판도를 뒤바꿔놓았다.
완벽히 갖춰진 재료를 효과적으로 요리하기 위해, 키움이 선택한 레시피는 '데이터 야구'였다. 사실 이전부터 KBO리그 내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각 구단에서는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신문물로 인식됐던 트랙맨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되었다. 각 구단에서는 더욱 세밀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랩소드, 블라스트, 플라이트 스코프 등의 신식 장비까지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제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도, 이를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데이터를 맹신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감을 더 믿는 '올드스쿨'형 감독 및 코치들도 존재한다.
이렇듯 불신받기도 하는 데이터들을, 키움의 지도자들은 시즌 내내 백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중에는 나중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영건 투수들의 피로 누적을 생각해 시즌 중 자체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고 10일 휴식을 부여하기도 했으며, 불펜 투수들을 기용할 때도 '이닝', '투구 수'보다는 '얼마나 부담되는 상황에서 올라왔는가'를 우선시했다.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올인하는 것보다는 세워놓은 원리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답답하다는 비판도 들었다. 6회 말 2사 1, 2루의 상황에서 조상우를 투입해 한 타자만 잡은 뒤 곧바로 내렸던 8월 1일 잠실 LG전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키움은 7회 올라온 김상수가 0.2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역전패했다. 하지만 그러든 말든 장정석 감독의 데이터 야구는 계속됐고, 결론적으로 최원태를 비롯한 여러 선수가 정규시즌을 완주할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며 키움의 데이터 야구는 더욱 빛을 발했다. 강력한 에이스 투수 몇 명이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가을야구에서, 10명의 불펜 투수들을 적재적소의 상황에서 활용하는 벌떼 야구를 선보였다. 몇 년간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결정적인 순간 상대 타자가 싫어할 투수를 올렸다. 이를 위해 보직도 파괴했다. 정규시즌 내내 조상우 - 김상수 - 오주원 순으로 필승조 투수를 올렸으나,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에 선수들을 모아 "보직에 관계없이 모든 불펜투수가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 뒤 실제로 그렇게 했다.
타자 용병술도 기가 막혔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김웅빈과 김규민을 스타팅 라인업에 올렸고, 실제로 이 둘이 대활약했다. 3차전에서는 직전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김웅빈 대신 송성문을 기용했다. 송성문의 헨리 소사 상대 성적이 좋다는 게 그 이유였다(송성문 2019시즌 소사 상대 6타수 3안타). 이날 송성문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날아다녔다.
상대 팀의 발야구까지 봉쇄했다. 정규시즌에 가장 많은 팀 도루(118개)를 기록한 SK는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대주자 요원만 3명이나 넣는 등 자신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주전 포수로 출장 중인 이지영의 도루 저지율이 2할 3푼에 불과한 것도 그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키움은 시즌 막판부터 SK에게 패배한 경기를 분석해 모든 투수들이 슬라이드 스텝을 신경 쓰고 견제 횟수도 불규칙적으로 증감시키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두산을 상대로도 철저히 준비했고, 그 결과 분위기가 넘어간 3차전 전까지는 단 한 개의 도루만을 허용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히어로즈를 '벌크업의 팀'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2019년의 히어로즈는 감히 '데이터의 팀'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 우승을 원했던 영웅 군단은 정공법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어렵다 판단했고, 때문에 모두가 주저하던 데이터 야구의 길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래서 정규시즌 3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아쉽다. 이제부터 키움의 성공 사례를 지켜본 타 구단에서도 적극적인 데이터 야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아예 차기 감독을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으로 선임했으며, KIA 또한 선진야구를 부르짖으며 ML 출신 맷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다. 롯데는 허문회 키움 수석 코치를 데려갔다. '키움 같은 야구를 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올 시즌 키움은 오랜만에 다시 KBO리그의 트랜드 리더 역할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타 구단들이 더 양질의 야구를 할 동기를 부여했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다. 소소한 경기 외적인 일들이 시끄럽게 터져 나왔고, 송성문의 막말 파문이 일어 야유 속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직후부터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맞고 있다. 2군 선수들이 분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2군 시설이 매우 열악한데 임직원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이장석이 아직도 옥내 경영을 하고 있다 등의 기사들이 매일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 키움 구단의 문제를 폭로하는 기사들이 하루 아침에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 그러고 보면 코칭 스태프가 겨우내 타 구단으로 대량 이적할 것이라는 기사도 있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들도 여럿 있다. 늘 그랬듯, 분명 영웅군단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영웅들이 자신들에게 숱하게 닥쳐올 위기를 극복하리라 믿어본다. 코치가 없으면 코치를 키워서 쓰는 팀(키움 2019시즌 주루 코치 오윤&조재영, 팀 RAA도루(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도) 1위&도루 성공률 1위&RAA주루(평균 대비 주루 득점 기여도) 2위). 선수가 없으면 선수를 키워 쓰는 팀. 감독이 없으면 감독을 키워 쓰는 팀... 그게 키움 히어로즈이니 말이다.
2010년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영웅 군단이, 2020년대에는 KBO리그의 본좌 자리를 차지하리라고 믿어 본다.
안녕하세요. 설마 그럴 분은 안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제 글을 1년 간 꾸준히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한 해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