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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실 May 11. 2018

'관중수 꼴찌' 히어로즈, 원정팬만 기다려서는 안된다

자팀팬 늘리기 위한 적극적 마케팅 펼쳐야

2018년 5월 5일 기준, 넥센은 리그 관중 수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에 비해 무려 37%나 감소한 수치이다 자료 (출처 : MK 스포츠)

  5월 5일 어린이날, 한국프로야구의 2018시즌 누적 관중 수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3월 24일에 리그가 개막했으니 5월 5일 기준 총 175경기 만에 누적 관중 200만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4월 15일 100만 관중 돌파 이후 83경기만이었고, 리그 개막 후 100만 관중을 돌파하기까지 소요된 92경기보다 아홉 경기 빠른 페이스였다. KBO는 이를 발표함과 함께 각 구단별 관중 순위도 공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가장 적은 관중 수를 기록한 구단은 다름아닌 넥센 히어로즈였다. 단순히 관중 수 꼴찌를 기록한 게 아니다. 10개구단 중에서 유일하게 10만 관중을 넘기지 못했으며,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37%의 관중 수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넥센 히어로즈 마케팅팀 팀장은 현 사태에 대해 '인기팀과 경기를 치르지 않아서'라고 진단했다. (기사 출처 : 여기)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마케팅팀 팀장이라는 사람이 대답한 게 걸작이다. 작년 이 시기에 비해서 LG, 롯데, KIA, 두산 같은 인기팀과 덜 붙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랜다. 넥센팬들도 히어로즈의 관중수가 원정팀 팬들에게 좌지우지되는 것은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구단이 직접 '원정팀 상대로 장사를 한다'고 인증한 셈이다.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타 넥센 히어로즈 커뮤니티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이는 좋게 말하면 홈 관중수가 적은 히어로즈 구단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우리는 이길 의지가 없소'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인기팀을 상대로 많이 질수록, 경기장을 찾는 원정팀 팬들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해 엘,롯,기를 상대로 17승 30패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3승 9패로 절대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사진의 좌측은 넥센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의 구단 소식란, 좌측은 kt 위즈 공식 홈페이지의 구단 소식란

넥센 이외에도 kt, NC, SK 등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팬덤이 작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구단들이다. 하지만 이 구단들 중 넥센 히어로즈처럼 대놓고 원정팀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팀은 없다. kt 위즈를 예시로 들어보자. 2015년부터 1군에 합류한 kt 위즈는 신생팀인 데다가 지난 3년 간 꼴찌라는 순위를 기록했기 때문에 자팀팬을 늘리기에는 최악의 조건을 갖췄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쭉 자팀팬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당장 이번 달만 해도 어린이날 기념 행사, kt 위즈 일러스트 캐릭터 출시, '경수대로 6번길 DAY' 이벤트 등등 갖가지 행사를 기획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넥센 히어로즈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과연 자팀팬을 유지할, 그리고 늘릴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갖가지 이벤트를 열기에 최적의 환경인 가정의 달 5월임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현재까지 팬을 위한 이벤트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홈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마다 요일 별로 행사를 하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7시즌 23R 종료 시점에서 관중수 꼴찌를 기록했던 강원 FC는 자팀팬을 늘리기 위한 행사들을 열심히 개최중이다.(사진 출처 = 강원FC 공홈)

  KBO는 물론이고 KBO보다 관중동원력이 떨어지는 K리그에서조차도 원정팀을 주요 타겟으로 삼는 구단은 단 한 곳도 없다. 그 어떤 비인기팀이라도 모두 어떻게든 팬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노력한다. 2017시즌 23R 종료 기준 관중 수 꼴찌를 기록했던 강원 FC 역시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5월달에만 가정의 달 특별 이벤트, 학교로 찾아가는 축구 클리닉, 지역밀착 홍보활동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넥센 히어로즈는 현재까지만 봤을 때에는 자팀팬을 늘리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는 것 같다. 현 모습만 봤을 때에는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자팀팬을 조금도 늘리려 하지 않고 그저 원정팀 팬이 많이 와주길 바라는 운영을 계속해나간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넥센에게 득이 될 것은 전혀 없다. 팬 없이 굴러가는 프로 스포츠는 없으며, 당연히 팬 없이 굴러가는 프로구단 역시 없다. 그러나 넥센은 시대를 거스르는, 아니 한국 프로야구 역사 37년간을 샅샅이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운영을 하고 있다. 원정팀 팬이 더 많이 와주길 바라는 것보다, 넥센팬이 더 늘어나길 바라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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