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찌르는 악취에 눈을 떴다. 매캐한 연기가 시야를 가렸다. 정신이 혼미했다. 해먹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걸었다. 럭키도 옆에서 눈을 찌푸렸다. 선수에서 망원경으로 바다를 바라보니 오물들이 가득했다. 부패한 오물에서 가스가 분출했고 바다는 부글부글 끓었다. 해파리처럼 보이는 끈적한 것들이 바다를 뒤덮었다. 저멀리 분수가 솟았다. 하늘 끝까지 치솟는 구정물 분수였다. 땅속 깊숙이 파놓은 구멍에서 하늘로 토하는 것 같았다. 세상의 시궁창이었다. 시커먼 쥐들이 썩은 물을 가로질러 배를 기어올랐다. 고약한 냄새가 배를 뒤덮었다. 산더미 같은 쥐들은 빨강색 눈을 반짝거리며 적의를 드러냈다. 럭키가 으르렁거리자 쥐들은 겁을 먹고 달아났다.
거대한 까마귀가 날아와서 돛대에 앉아 혼잣말을 늘어놓았다.
'여기서 떠나고 싶지만 이제는 떠날 수 없다. 이방인을 증오한다. 분노에는 이유가 있다.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Lerkrat Tangsri @ pexels까마귀는 어찌나 거대한지 하늘을 가릴 정도였다. 목소리에 신경질, 짜증, 냉소가 섞여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시궁창의 터줏대감인 듯 했다. 거대한 까마귀가 발작적으로 날개를 펄럭이자 작은 공 같은 것 하나가 떨어졌다. 그것은 썩어서 곰팡이와 벌레가 득실거렸다. 시궁창의 정수였다. 까마귀는 황급히 내려와 눈을 부라리며 탐욕스럽게 먹었다. 까마귀는 탈이 났는지 배 위에서 뒹굴거렸고 배가 뒤집히고 말았다. 시커먼 구정물 속으로 빠졌고 구정물이 눈, 코, 입 속으로 파고들었다. 발버둥을 쳤지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발 끝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몸을 뒤틀어 그것을 손으로 잡고 올라갔다. 깨끗한 작은 연못 한가운데 연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