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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Feb 03. 2024

스물한번째 꿈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스무번째 꿈 이후로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스무번째 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전에 꿈에서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방에 누워서 방문 쪽을 바라봤다. 아버지가 편한 옷차림으로 현관에서 거실로 향했다. 꿈에서 나는 꿈을 꾸고 있다고 자각했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가서 손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손이 보이지 않았다. 생전에 아버지는 일하시다가 손가락을 잃었다. 마음이 아파서 서성였는데 아버지는 내 손을 잡아주셨다. 나는 울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흐르는 눈물 때문인지 아버지는 점점 흐릿해졌다.


이번주에는 혼자서 중얼중얼 아버지를 찾았다.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가 생전에 아버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과연 아들은 아버지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저런 혼잣말을 했다. 졸음이 쏟아져서 휴게소에 들렀다. 아버지가 즐겨 드셨던 옥수수 똘뺑이를 찾았지만 없었다. 아버지와 전화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아버지를 만나서 껴안고 싶었다. 어머니한테 꿈에서 아버지를 만났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설날이 다가와서 그런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일주일 동안 여수, 대구, 창원, 김해로 출장을 갔는데 과도한 일정으로 심신이 지쳤던 것 같다. 대구는 대도시라서 기차와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대구에서 두 번이나 의뢰인과 만나서 조사를 받았다. 최선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차선에 타협했다. 다행히 의뢰인은 결과에 만족했다. 하지만 여수와 김해는 대중교통이 애매해서 운전을 해야했다. 여수에서 의뢰를 잘 해결했고 덕분에 또다른 의뢰를 받았다. 조만간 봄방학 때 아내와 함께 여행 겸 일하러 여수에 가기로 했다. 김해에서 의뢰는 미궁에 빠졌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보일 것이다. 창원에서 조선소 선배를 만났다. 다시 조선소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예전에는 거절했는데 이번에는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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