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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Dec 13. 2023

스무번째 꿈 (마지막 꿈)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다

꿈에서 아버지가 웃으 두 팔로 나를 껴안아 주셨다. 나는 아버지 품속에서 울었다. 새벽에 깨어나 꿈처럼 혼자서 중얼거렸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소송은 조금씩 끝이 보인다. 아직 최종 판결 전이라서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그동안 아버지가 걱정하셨던 것 같다. 때마침 아버지 지인의 도움도 끝났다. 생전에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하셨는데 월남전 배우자에 대한 보훈제도를 찾아봤다.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만 어머니가 만류하셨다.

아버지 보고 싶어요

그로부터 며칠후 꿈에서 어릴 때 살았던 아파트의 내 방에서 자는데 누군가 내 이불을 빼앗았다. 화나서 씩씩거리며 일어났다. 꿈 속의 꿈이 어떤 내용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나를 희롱했다. 화나서 거실로 나갔다. 작은방에 들어가 형광등을 켰다. 아버지가 침대에서 구천에 가는데 불을 끄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꿈인줄 꿈에도 모르고 옛날에 어렸을 때처럼 어딘가에 출장을 가시는 것인가 생각했다.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형광등을 껐는데 창백한 빛이 깜빡였다. 큰방에서 물건을 마구 부수었다.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난장판 속에서 잠을 깼다. 

아버지 사랑해요. 편히 쉬세요

스무번째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서너달이 지났다. 당시에 꿈에서 깨어나 새벽에 기록했는데 차마 발행하지 못했다. 마지막 꿈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후로 지금까지 아버지는 꿈에서 찾아오지 않았다. 이제는 꿈에서도 아버지를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서 슬프다. 나는 생전에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두 딸을 키우면서 이제서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아버지를 만나는 날에 꼭 껴안고 싶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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