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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Apr 13. 2024

행정사 투잡으로 인한 몸살

문과생 생존기

주말 아침부터 온몸이 으슬으슬했다. 식은땀이 흘렀고 머리가 아팠다. 계속 드러누워 잠자고 싶었다. 하지만 첫째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일어났다. 이틀 전에 첫째는 아빠 때문에 울었다. 집근처 새로 생긴 샤브샤브 식당에서 무료 생맥주 세 잔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었고 뽀로로 키즈카페는 걸어서 갈 수 없었다. 뽀로로 키즈카페에 간다고 약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를 마셨는데 첫째는 혼자서 약속했던 것일까. 첫째는 집으로 가는 길에 소리를 지르며 울었고 미안한 마음에 아트박스에서 장난감을 사주면서 주말에는 뽀로로 키즈카페에 가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집을 나섰다. 삼계탕도 먹고 커피도 마셨는데 도저히 키즈카페에 어갈 수 없었다. 아내가 키즈카페에서 아기들을 돌보는 동안에 나는 지하주차장에서 누웠다. 아내한테 미안하고 감사하다.

주차장에서 누웠다

평소에 건강한 편인데 투잡 때문에 무리한 것 같다. 행정사 업무와 해썹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해썹도 행정사 업무이지만 식품회사 대표님의 부탁으로 주 삼일 출근한다. 평소에 대표님께서 많이 도와주셨고 행정사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가능했다. 문제는 전임자가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퇴사하느라 이삼일 정도 인수인계를 했는데  몇 개월 동안 정리되지 않은 서류들이 많았다. 해썹 불시점검은 다가오는데 서류는 미비해서 불안했다. 아내는 이런 상황을 예상해서 애시당초 시작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아내의 말을 듣지 않은 잘못이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었고 대표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었다. 주 삼일 출근이라서 주중에는 야근했고 주말에도 일했다.

위생검사

아무래도 몸이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주중에 이틀은 고객을 만났고 행정사 업무를 처리했지만 시간이 부족했고 최근에 며칠 동안 연속으로 밤늦게까지 일했다. 게다가 식품회사에서 팀장님이 눈치줘서 불편했다. 조직을 관리하는 팀장님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사장님과 합의했는데 왜 월권하는 것일까.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지난 십수년 조선소에서 일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직원이라서 어쩔 수 없이 감내했지만 지금은 프리랜서라서 참을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괜히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적당히 눈치보기로 했다.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몸살에 걸린 것 같다. 오늘 저녁에도 고객만나야 하는데 걱정된다. 주말에 푹 쉬고 다시 힘내서 열심히 투잡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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