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마이 프렌드

되는대로

by 웃자

소년이 있었다. 피부는 태양에 그을려서 짙은 갈색이었다.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내려왔다. 머릿결이 바람에 흔들렸다. 얼굴은 앳되보였다. 반바지만 입었다. 맨발로 돌아다녔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해변에서 석양을 바라봤다. 돼지, 새, 도마뱀, 물개, 등 섬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해변에서 태양을 향했다. 럭키와 함께 나무에 기대 앉아서 석양을 바라봤다. 해가 수평선 넘어로 사라지면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 어둠 속에서 파도소리만 들렸다. 나무 사이에 걸려있는 해먹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았다. 럭키는 옆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해가 뜨자 동물들이 하나둘씩 해변에 모였다. 일출을 바라봤다. 해가 수평선 위로 떠오르면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소년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Travis Rupert @ Pexels


"굿모닝 마이 프렌드, 브렉퍼스트 이즈 레디."


Nadin Sh @ Pexels

식탁에는 투명한 흰색보가 깔렸다. 나무 그늘 아래 빵, 잼, 버터, 꿀, 홍차, 요거트, 치즈 등이 놓였다. 나무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레몬수를 따라서 마셨다. 산들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떨어졌고 흰색보가 펄럭였다. 빵을 반으로 갈라서 잼과 버터를 골고루 발랐다. 한입 베어물었더니 상큼한 과일향과 묵직한 버터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검붉은 홍차를 찻잔에 부어서 각설탕 두 개를 넣었다. 은빛 티스푼으로 저어서 각설탕을 녹였다. 각설탕은 서서히 홍차 속으로 사라졌다. 따뜻하고 달콤씁쓸했다. 요거트를 숟가락으로 가득 퍼서 삼켰다. 기분 좋은 산미가 목을 타고 내려갔다. 왼손에 과일을 들고 오른손에 과도를 들었다. 천천히 껍질을 벗겨서 살짝 이빨로 베어물었다. 과육이 터져서 입가를 흘렀다. 과일을 잘라서 요거트에 넣었다. 요거트와 과일을 남김없이 먹었다. 냅킨으로 입을 닦고 일어섰다. 소년이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서로 웃으며 악수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해변으로 갔다. 럭키는 발목줄을 입에 물고 바다에서 첨벙거렸다. 보드 위에 올라서서 소년에게 손을 흔들었다. 다시 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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