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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ity Aug 23. 2019

비건 패션이 좋아요, 마르헨제이라면

브랜드 덕후의 주간 취향 : 패션 편

바야흐로 비건의 시대다. 10일 한국 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총인구의 2~3% 수준인 100만~150만 명으로 추산된다. 10년 전인 2008년엔 15만 명 수준이었지만 10배나 늘어난 규모다. 비록 국내 채식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그 규모를 정확히 추산할 순 없지만, 변화된 소비 트렌드와 더불어 비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비건 패션이다. 패션업계에서도 '비건 레더'를 사용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고 뷰티업계 역시 비건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아, 여기서 참고로 말하자면 필자는 완전한 비건이 아니며, 이제 막 페스코(Pesco)에 입문한 초보다. 이제 막 비건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니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졌다. 채식을 공부하다 보니 환경에도 관심이 생겼고,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화장품과 입고 있는 옷들에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비건 패션'이 뭘까? '마르헨제이'는 그런 내게 비건 패션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핸드백 브랜드다. 자, 이제 마르헨제이의 비건 패션 세계로 빠져보자.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마르헨제이를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 때문이었다. 인스타그램에 가끔씩 뜨는 의류 광고를 재미 삼아 훑아보는 나로서는, 강렬한 레드 포인트를 가진 마르헨제이의 핸드백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얼핏 보니 예쁜데 넘겨 보니 더 예뻤다. 이건 무슨 브랜드고 하니, 'MARHEN J'라는 글자가 가방에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한 B의 눈에는 생소한 로고였다. 마르헨제이, 넌 누구니?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마르헨제이는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동물 친화적(Animal Friendly) 브랜드로 유명하다. 패션을 위해 동물을 희생시킬 필요가 없다는 이념으로 폴리우레탄이나 패브릭 등의 소재를 사용한다. 마르헨제이는 신진 디자이너백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가 평소 좋아하던 가방을 디자인해 2015년에 론칭했다고 한다. 20대, 30대를 주 타깃으로 한 가방과 40대가 즐겨 쓸 수 있는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마르헨제이 리코백 블랙을 직접 찍어보았다.

내가 마르헨제이에 반한 이유는 무엇보다 디자인이다. 탁하고 밋밋할 줄 알았던 비건 패션에 대한 나의 편견은 마르헨제이의 제품을 접하면서 완전히 부서졌다. 필자가 구매한 제품은 리코백 블랙. 가난한 대학생은 베이직한 색상이 필요하다. 나중에 레드 색상을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리코백 블랙을 찬찬히 뜯어보자.



1. 비거니즘에 아름다움을 담다.


가방 안쪽에는 정품 라벨이 붙어있다. 보통 정품 라벨은 잘 안 보는 편인데, 인상적인 문구가 적혀 있길래 읽어보았다. "MARHEN J is a vegan brand. We design products with variety of materials to replace animal skins" 당당하게 적힌 위 문구와 함께 마르헨제이의 심벌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2. 비거니즘에 편함을 담다.


생각보다 수납공간이 여유로운 것도 반전 매력이다. 리코백과 리키백은 예전부터 '텀블러 백'으로도 유명했는데, 양쪽에 커다란 원형 포켓이 있어 텀블러, 우산 등을 넣을 수 있다.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빨대를 목숨처럼 들고 다니는 필자에게 있어서 원형 포켓은 배려 그 자체. 비건 브랜드답다. 포켓은 총 4개가 있다. 에코백도 아니고 백팩도 아닌데 주머니가 4개나 있다. 원형 포켓 2곳에는 텀블러나 우산 등 동그란 물건을 넣기 좋았고, 앞과 뒷주머니에는 전자책 단말기나 화장품을 넣기에 좋았다. 게다가 바닥 처짐 방지 패드가 들어 있어, 꽉 채워 넣어도 칼 같은 각도를 유지한다. 아무래도 각도를 살리다 보니 무게가 많이 무겁진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가볍다. 가방 자체는 케이스를 끼운 전자책 단말기랑 무게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실 무게는 500g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3. 비거니즘에 실용성을 담다.


사실 필자는 수납력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백팩은 물론 에코백보다도 크기가 작은데, 얼마나 들어가겠어 싶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기대보다 훨씬 수납력이 좋아 당황했다. 평소 필자가 백팩에 넣고 다니는 건 텀블러와 스테인리스 빨대, 치약과 칫솔, 간단한 화장품, 책, 노트, 필통, 아이패드, 전자책 단말기, 우산, 충전기, 응급의약품 등이다. 이게 전부 리코백에 들어갈까? 놀라지 마라. 들어가고도 칼 같은 각도를 유지한다. 어깨에 무리가 간다 싶으면 스트랩을 풀고 핸드백처럼 들고 다니면 된다. 그것도 힘들면 팔에 끼우거나, 크로스백으로 해서 반대 어깨에 멜 수도 있다. 특별한 날에만 들고 다니려고 했는데, 학교 다니는 내내 애용하게 생겼다.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김보라' 배우와의 콜라보


그렇다면 마르헨제이는 어떻게 제품을 홍보하고 있을까. 현재 마르헨제이는 '뮤직 살롱'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핸드백 브랜드가 아니라, 마르헨제이만의 문화적 가치를 다양한 예술 콜라보레이션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스카이캐슬로 유명해진 '김보라' 배우와의 콜라보다. 예전부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보라 배우는 최근 스카이캐슬을 통해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녀의 스타일리시한 일상 패션은 2030 세대에게 워낙 유명했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지? 싶을 때 참고하기 딱 좋은 스타. 배우 김보라와 마르헨제이의 콜라보는 잘 어울릴 수밖에 없었다.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유튜브


주 타깃이 20대인 만큼 마르헨제이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덕분에 20대에게는 데일리 백, 30대 주부에게는 기저귀 백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또한 마르헨제이의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는 젊은 층과 브랜드의 접점을 높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뮤비 #리그램 이벤트를 진행해 인지도를 높였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인기가 많아 보였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 24'로 영문 쇼핑몰을 준비 중이라고.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비건 패션도 성공할 수 있어요


과연 페이크 레더로 고급형 가방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을까. 사실 마르헨제이를 보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합성피혁(Fake Leather)은 주로 저가형 제품에서 볼 수 있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가짜 가죽이면서 고급형 브랜드라니, 가죽을 중시해왔던 소비자들에게는 헛웃음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마르헨제이의 성공 가능성은 비건 패션에 있다. 창의적 기술력과 좋은 디자인이 받쳐준다면 굳이 동물이 희생될 이유는 없다. 그게 조대영 대표의 신념이다. 멋 내기 위한 동물 희생에 반기를 든 셈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3분기의 총합과 비슷한 규모로 나왔다. 이어서 대형 백화점과 면세점에 잇달아 입점하고 글로벌 쇼핑몰도 준비 중인 걸 보면, 마르헨제이의 성장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자사 쇼핑몰 비중이 80%에 달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에 접속한다는 뜻이다. 충성도가 상당히 높다. 필자 또한 글을 쓰면서 어느새 마르헨제이의 팬이 되어 있었다.


고급 가방 시장에서 페이크 레더 소재로 성공했다는 것은 나름의 화제성을 갖는다. 그만큼 마르헨제이의 제품은 디자인과 기술력이 뛰어나다. 시원시원한 수납공간과 딱 좋은 배색, 정교한 비례와 각도 등이 고객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진 : 마르헨제이 공식 홈페이지


자신의 정체성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가치 소비'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운동과 채식인 증가의 직접적인 원동력이 됐다. 나아가 사람들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기업엔 돈을 쓰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불매 운동을 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윤리'가 있다. 사람들은 보다 더 윤리적으로 살기를 원하기 시작했다. 보다 더 안전한 사회, 도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꾸준히 늘어나는 '비거니즘적 소비'를 통해 나타났다.


마르헨제이의 눈부신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르헨제이라면 더 쓰고 싶다. 마르헨제이는 비건 패션의 퀄리티를 한층 높였으니까. 남녀노소 관계없이 비거니즘이 확산되는 지금, 앞으로 더 많은, 더 넓은 분야로 비거니즘이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원고료 받지 않았습니다. 개인적 취향이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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