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5일 : 최애 전시회, 홍대 오브젝트, 경의선 책거리 산책
내가 좋아하는 전시회는 어쩌면 많은 분들이 잘 모를 법한 전시회다. 바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전시회'!! 홍익대학교 건물 안에서 진행되는 전시회이기도 하고, 크게 알려지진 않아서 주로 아는 사람들만 가는 전시회다. 홍대 졸전의 좋은 점은 차세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보기 좋다는 것. 홍대 미대라고 하면 왠지 모를 기대감이 드니까. 역시나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미술관이나 전시회의 묘미는 '도슨트 투어'라고 생각한다. 예술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그냥 전시회를 구경하는 것과,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를 구경하는 것은 가치가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주로 도슨트 투어 시간에 맞춰 미술관을 간다.
도슨트는 없지만 졸업 전시회도 작품 설명을 잘해준다. "저.. 죄송하지만 이게 무슨 뜻인지 여쭤봐도 될까요?"라고 조심스레 물어보면, 제작 의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
특히 나는 창작자의 눈을 보면서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데, 설명할 때 그들의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창작자에게서는 '포지티-'한 빛이 난다. 설명만 들어도 예술적 영감이 가득 해지는 느낌? 그래서 더더욱 경청하는 티를 낸다. 듣는 이의 반응이 좋으면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떡 하나 더 주고 싶은 마음이니까.
(인상 깊었던 작품 소개 및 설명은 따로 포스팅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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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젝트나 디자인 문구 숍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가려고 하는 편이다. 돈은 쥐꼬리도 없으면서 사고 싶은 건 많아서다. 문구 덕후 분들 숨지 말고 어서 나와요,, 지갑을 지키는 꿀팁을 알려주세요,,, ^^☆
오브젝트에는 재활용 티코스터와 수공예 액세서리, 베이직 의류, 중고물품 등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이 있다. 오브젝트가 보통의 문구샵과 다른 점은, '현명한 소비'를 지향한다는 점. 오브젝트는 '친환경 제품', '합리적 가격', '소규모 공동체'라는 3가지 키워드를 갖고 있다.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너무 길어지니까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우리는 이전보다 더 '체험'을 중요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게의 분위기를 느끼고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또 사람들은 삶의 질을 향상해줄 브랜드를 알아보고, 지속가능성 있는 제품을 찾는다. 단순히 어떤 옷을 입을까? 뭘 먹을까?를 생각하던 시대에서, 어떤 '삶'을 살지 고민하는 마인드가 생겨났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브랜드와 제품을 사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샵을 찾고 있다.
오브젝트를 찾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브젝트는 단순한 문구샵이 아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좀 더 오래가고, 좀 더 합리적이면서, 현명한 소비 말이다. 이들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물들, 예를 들면 과자 비닐, 커피 찌꺼기 등을 재해석한다.
과자 비닐을 또 다른 제품으로 만들 순 없을까? 가능하다. 커피 찌꺼기는 쓰레기일까? 아니, 찌꺼기를 모아서 집 안 곳곳에 두면 냄새 제거에 탁월하다. 맞는 옷이 없어 쓸모가 없어진 단추는 버려야 할까? 누군가는 패션 액세서리로 쓰기 위해 단추를 모으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면, 상품의 지속가능성은 어려운 게 아니다.
내가 오브젝트에서 산 것은 핸드메이드 제품 2개, '아그아그' 지갑과 장갑이다. 장갑은 진짜로 장갑이 없어서, 이왕 살 거 귀여운(=노랭 아그가 붙은 회색 장갑) 걸로 샀다. 지갑은 사실 집에 하나 있지만 워낙 커서 안 쓰고, 타미힐피거 카드 지갑을 쓰고는 있는데 요즘 내 취향이 아니랄까. 성숙미보다는 순수미 터지는 지갑이 더 끌린달까. 그렇달까...? ^^
아니 근데 진짜 딱 멀리서부터 영롱하게 빛나는 게 딱 내 거다 싶었다니까. 노랑노랑 한 게 어쩜 예쁘던지 안 살 수가 없었다구. 결국 오늘도 나는 자본주의의 호구가 되고 말았다. 미니멀 라이프,, 이번 생에 가능할까.. 가능했으면 좋겠다..
홍대 오브젝트는 홍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가까우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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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책거리는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가게들을 보면 괜스레 기분이 따뜻해진다. 혹시 철길의 시작에서 끝까지 걸어보신 분? 산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길을 따라 늘어선 가게들을 들르며 구경하는 게 연남동 - 경의선 책거리 루트의 묘미다. (단, 과잉 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