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다
작년 말 건강검진을 하면서 조금은 두려웠다.
최근 10년간 건강검진 결과를 보니 간, 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씩 나빠지는 게 보이기도 했고
마침 그쯤, 소변을 시도 때도 없이, 1시간에 두어 번씩 보는 일이 있으면서,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안 된다는 신장 관련 수치도 나빠진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기까지 2주간 참 조마조마했다.
그 조마조마한 기분을 느끼는 게 참 기분 더러웠다.
최근 5년간 일주일에 하루 이틀 빼고는 늘 맥주 한 두 캔, 소주 한 병은 마신... 이런 미친...
내 몸 상태는 누가 만든 건데? 느는 체중과 나빠지는 수치들은 도대체 누가 만든 거란 말인가?
다 나 아닌가. 모두 내 책임이다. 스스로 관리도 안 하면서 검진 결과가 그나마 잘 나오기를 기대하는 나 자신은 얼마나 비루한가.
그래서. 몇 년 전 끊은 담배에 이어서-약에 의지해서 끊기는 했지만
술도 끊기로 했다. 거기에 운동도 꾸준히 하기로 했다.
이제 곧 마흔이기도 하고, 건강해야 돈도 더 벌 수 있고, 아이 손자까지 건강하게 보고 싶다.
무엇보다 앞으로 내 가문은 부자가 될 텐데,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일까 싶다.
가난을 끊고 부를 일군 내 일족의 1대로서 오래 살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