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중 감상한 작품들
1) <파운더, 2016>, 존 리 핸콕 감독
처음에는 다른 곳과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성공한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오산이었다
이 작품은 맥도날드를 프랜차이즈화시킨, 자본주의 질서를 자신의 욕망으로 무한히 흡수하는 레이 크록의 ‘맥도날드 이름 빼앗기’가 주 내용이다
우리는 레이 크록이 한 행동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그는 자본주의라는 무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이루어 냈을 뿐이다
(본래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었고...)
맥도날드의 시스템이 효율적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별 넷
2) <존윅 3: 파라벨룸, 2019>,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존 윅> 시리즈의 매력은 존 윅이라는 먼치킨 캐릭터가 펼치는 '건(Gun) 액션'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뒷 면에 존재하는 킬러들의 세계를 표현하는 독특한 세계관에 있었다.
사실 <존 윅>의 두 번째 시리즈에서 존 윅 스스로 킬러들의 규칙을 어기고 산티노를 죽이는 순간 이 시리즈는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시켜야할 지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감독이 이에 대한 답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하지만 그 우려가 바로 이 세 번째 시리즈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결국 감독이 선택한 것은 이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면서 존 윅이 이 세계관을 무너트리기 위한 과정으로 이끄는 것이었는데 액션 장면은 주효했을지 몰라도 존 윅의 캐릭터성도 무너지고 다른 인물들의 행동에도 개연성이 사라지고 말았다.
네 번째 시리즈 제작이 결정되었다고 하던데 사실상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성격의 작품으로 바라보아야할 듯 하다
별 셋
3)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2018>, 나가이 아키라 감독
단순히 한 여고생이 중년남성을 좋아하는 이야기라면 남성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작품으로 끝났을 테지만 이 작품은 전혀 그러한 작품이 아니다.
꿈을 위해 질주하다 일찍이 꿈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된 ‘아키라’라는 소녀는 좌절했지만 스스로 아무렇지 않다고 기만하였고 그 대신 자신에게 작은 친절을 건넨 중년 남자 ‘콘도’ 에게 사랑을 통해 자신이 잃어버린 꿈의 자리를 메우고자 한다.
그런데 그 남자는 꿈에 집착하면서도 진지하게 꿈을 꾸어본 적이 없다며 자신을 기만하는 사람이었고 그는 여고생의 고백에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결국 ‘아키라’에게는 사랑대신 다시 한 번 그녀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준다.
그리고 ‘아키라’와의 관계를 통해 ‘콘도’ 또한 자신의 꿈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각오를 다진다.
그러나 이 두 주인공만이 서로에게 이러한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다.
‘아키라’의 친구,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직원, ‘아키라’의 엄마, ‘콘도’의 성공한 소설가 친구 등 주변 인물들 또한 이 둘에게 희망을 건넨다.
결국 이 작품은 꿈을 상실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 희망을 찾고 스스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이다. 동시에 용기와 희망을 누군가에게 얻을 순 있어도 결국 각오는 스스로 결심할 때만이 이루어진 다는 것을, 스스로 결심하고 정한 일에 결코 포기하지말고 계속 나아가라는 주제를 관객에게 던져주고 있다.
별 넷 반
4) <언덕길의 아폴론, 2018>, 미키 타카히로 감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영화 이전에 애니메이션 TV 시리즈로 제작 되었었다.
본인은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감상했었고 애니메이션에서의 기억이 잊혀갈 때 즘 영화를 찾아보았다…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을 보고 나서 배우 고마츠 나나의 매력을 알게 되어 찾아보게 되었다
재즈 분야에서 유명한 곡들이 나오기 때문에 여전히 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있으나 아무래도 긴 이야기를 짧은 호흡 안에 담아야하는 영화 내에선 다소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기엔 무리였지 않나 싶다
별 셋
5) <유랑지구, 2019>, 궈판 감독
개인적인 생각으론 우리나라에선 단지 중국에서 제작했다는 이유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재난 영화의 클리셰를 갖고 오면서 차이나버스터(차이나+블록버스터)의 스타일을 입혔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당연하게도 <아마겟돈, 1998>과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의 작품을 많이 참고로 한 듯 보인다
한마디로 재난영화로 이정도면 만족스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것
별 넷
6) <고백, 2010>,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등장인물들의 고백으로 밝혀지는 소중한 딸을 잃은 한 교사의 복수극의 내막
겉으로는 ‘소년법’에 대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두 아이의 살인을 중심으로 일본의 사회적 문제를 끄집어 내는 동시에 인간의 열등감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등이 만들어내는 파괴적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별 넷 반
7) <갈증, 2014>,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주인공들의 세세한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각 인물들의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 독자가 대면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폭력성, 이기심 등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원작소설과 달리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를 배우의 연기를 통해 표현하는 영화의 특성상 세세한 심리묘사가 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다른 등장인물을 평면화시키는 대신 후지시마 부녀의 캐릭터를 완전한 ‘악’으로 극단화시킨다.
이와 함께 두 부녀를 사실상 동일화시키면서 아버지가 자신을 닯은 딸을 질투하고 제거하려는 모습에 집중하면서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더하니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데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각색과정에서 나타난 등장인물들의 널뛰는 심리묘사와 설정들이 작품의 주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은 점은 아쉽다.
별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