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이 되었든 한 번 꽂힌 일에는 미친 듯이 그 일에 집중하는 능력은 있다.
그런데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때때로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하거나 결과가 부실했던 경우도 많았다.
너무 하나에 집중하다보면 간간히 본래의 목적에서 빗나갈 때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일, 어렵게 다가오는 일에 순발력있게 대처하는데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
정말 부족한 것이 많고 많은 사람이다.
예전에는 부족한 것이 많을수록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부족한 것은 그냥 부족한 것이다.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의 무언가를 버렸을 때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공부를 하고 있다.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평생 배움의 자세로 살아가야한다는 당위성은 알지만
나 스스로 내가 왜 공부를 계속하려는거지 라는 질문에는 아직도 명확하게 답하기가 어렵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그냥 해야된다고 생각해서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공부를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나는 공부를 통해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그 동안 지금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기회는 많았는데 많은 기회를 흘려보냈다.
두 번 다시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텐데 물 흘려보내듯이 보낸 경우가 많았다.
기회가 와도 내가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그 기회는 결코 잡을 수 없다.
아니, 기회 인 줄도 알기 어렵다. 지나가고 나서야 '기회'였음을 인식한다.
치기 어린 시절에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주체'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상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데로 몸을 맡기고 되는데로 살았다.
그것은 결코 '주체'적인 삶이 아니다.
정말 지독한 자존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 어떤 것도 '나' 이외의 것을 받아들일줄 몰랐다.
지금도 많이 버렸다고 생각한 자존심이지만 아니었다.
여전히 나는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사실 이걸 안 것만으로도 성장했다고 안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여전히 나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최고의 정신상태를 가진 사람은 치열하게 고민한다.
최악의 정신상태를 가진 놈은 될대로 되라는 식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언가. 나는 왜 살아(가고)있는가
결국 나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이에 대한 답은 죽을 때까지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