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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Jan 20. 2022

빛나는 미래를 꿈꾸며 노력하는 나에게

고등부 동상 - 옥효정

To. 빛나는 미래를 꿈꾸며 노력하는 나에게


안녕 효정아! 나 효정이야:) 내가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건 이번이 태어나서 처음이라 느낌이 색다르다!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평소에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말들을 손편지에 오목조목 담아내는 게 더 기억이 남고, 두고두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몇 마디 적어보려고 해!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던 나에게 해주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써보려고 하니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잘 읽어줘.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께서 급격히 편찮아지시며 장기간 입원하시게 되면서 가정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잖아. 그 당시에 음악을 좋아했던 나는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며 재즈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피아노 실력을 쑥쑥 기르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었지. 어릴 적부터 키워온 피아노 연주자와 피아노 선생님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나 실용 음악학원 레슨비가 적지 않은 금액이기도 하고, 가정상황도 어려웠던 시기라 아무리 나의 꿈을 위해서라고 해도 부모님께는 상당히 부담되실 것이라고 생각했잖아. 하지만 어릴 적부터 키워온 내 소중한 꿈을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꿈꾸고 있는 진로를 위한 일이니 어떻게든 내 힘으로 해결하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신청하였고, 그 결과 작년과 올해 2년간 두 곳의 장학재단의 장학생으로 선정되었어! 그때가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었고, 고등학교 입시도 앞두고 있었고, 가정상황도 좋지 않아 여러모로 어려웠던 순간이었는데 그 속에서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열심히 노력해줘서 고마워.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피아노 연주자와 피아노 선생님이라는 나의 꿈을 향해 멈추지 않아 줘서 고마워. 만약 내가 그때 꿈을 포기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을 거야. 과거의 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장학금을 통해 실용음악학원에서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열심히 연습하고, 콩쿠르에 나가서 무대 경험과 수상 경력을 쌓으며 꿈을 무럭무럭 키워나가고 있어!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해줘서 정말 든든하고 기특해. 진심으로 고마워.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들지? 올해는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참 많았던 것 같아. 간절히 바랐던 1 지망 학교를 못 가게 되고, 중학교와는 180도 다른 고등학교 생활과 친구 관계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다소 걸렸고,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인데 몸이 마음대로 잘 안 따라주는 날들도 있었어. 그리고 “내가 정한 진로가 진짜 나에게 맞는 길일까?, 잘하는 걸까?”라는 꿈에 대한 의심이 들고,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이런저런 고민을 갖고 있었잖아. 그런 걱정거리들을 막상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으면 상대방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까 봐 감정을 애써 숨기고,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위로하며 몸도 마음도 지쳤던 때가 많았지. 그동안 참 애썼고, 정말 수고 많았어. 하루하루를 지내오며 마음이 쉽지 않았던 날들을 묵묵히 감당해줘서, 씩씩하게 잘 버텨줘서 나는 내가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견해. 그런 어두운 감정들 속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툭툭 털어내고 힘내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은 나의 정말 좋은 장점인 것 같아! 앞으로 끊임없이 흔들리더라도 그 자리에서 무너지지만 않으면 되니까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솔직해졌으면 해. 그리고 남들에게 좋은 말을 가득 이야기해 주는 만큼 나 자신에게도 힘이 되는 예쁜 말을 해주자! 내 앞에 놓인 상황이 힘들 수는 있지만, 스스로에게 모진 말들을 내뱉으며 나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어. 무언가를 해냈다면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실수를 하더라도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오늘도 으쌰 으쌰 힘내자고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소중하고 값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아껴주자.


매일매일 공부도 열심히 하고, 피아노도 꾸준히 연습하고, 여러 가지 대회도 준비하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 너의 노력과 수고는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아. 지금까지 잘 해왔고, 정말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잘 해낼 거야.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늘 최선을 다하는 나라면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척척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나는 항상 너 편이야.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힘든 일, 지치는 일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내가 세운 2021년 목표, 인생 버킷리스트, 그리고 그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꿈을 다 이루어 낼 수 있기를 바라. 꿈을 멋지게 이루어낸 나의 미래를 생생하게 꿈꾸며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한 발짝 한 발짝 열심히 달려 나갈게!


나는 나를 늘 잔잔하게 응원해. 힘내!


2021년 9월 6일, 17살의 효정이가.




2021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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