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지한줄 Oct 25. 2023

사랑하는 우리 사위 병권이에게

일반부 장려 - 배상인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구나.

막을 수 있었던 일들을 조그만 틈새로 아주 큰 일이 되어버리고 이젠 재난이 아주 가까이에서 일어날 수 있고 남의 일이 아니라 여겨지니 더욱더 가슴 아프구나.

갖가지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욱 가슴이 저리고 다른 사람의 딸 아니면 아들 아니면 사위나 며느리인 사람들 아니면 다른 사람의 어머니나 아버지일 것을 생각하니 또다시 맘이 아프다.

우리 사위가 소방관인 것을 안 친척들이 병권이 괜찮냐고 사고 현장에 가 있느냐고 걱정스러운 전화를 많이 하면서 매스컴에서 주홍색 옷만 보면 병권이가 생각난다고 하면서 장모 되는 본인은 더하지 하면서 힘껏 웃어 보이는데 어느새 난 눈물이 나와서 더 이상 통화를 할 수가 없었단다.

난 한 달에 한 번씩 너희 부부와 함께하는 저녁 식사가 너무 기대되고 설렌다.

공평사고 이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너에게 물었지.

너무 위험한 직업 아니냐고 걱정된다고 했을 때 너는 네 특유의 해맑은 모습으로 아주 보람되고 본인하고 잘 맞는 직업이라고 하면서 또 웃었지.

난 그리 말하는 너 앞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은 할 수가 없어서 하경이에게 올해는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병권이 어깨를 가볍게 해주자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병권아! 우리 사위가 된 지 오늘로써 5개월이구나 2월 25일날 하경이와 너는 평생 행복하고 화목하게 살겠다고 약속했지. 어찌나 이쁘고 사랑스럽든지.

2월 24일까지 학교에서 회계 마감과 업무처리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너희 두 사람의 모습을 보니 피곤은 날아가고 나의 일생에 있어서 이렇게 황홀하고 멋진 순간을 선사해 준 너희 둘에게 감사한 마음마저 들더구나

본인이 살던 집보다 더 큰 집을 장만했다고 좋아하던 너희 부부를 보면서 오죽하면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요즘 세태를 빗대어 표현한 것을 보면서 넉넉지 않은 살림이라 많은 보탬을 주지 못해서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술, 담배를 안 해서 그런지 알뜰한 우리 사위.

많지 않은 봉급을 그리 알뜰살뜰 모아서 집도 장만하고 집 또한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신혼 공간으로 꾸며놓은 것을 보면서 또 한 번 너희 부부의 행복을 빌어본다.

하경이가 임용고시 3번째 도전이라서 난 합격하고 결혼하기를 바랐지만, 뒷바라지 잘해서 올해는 꼭 합격시키겠다고 해서 너의 말만 믿고 결혼 허락했으니 책임지거라.

그 바쁜 소방관 생활 속에서도 끼니를 챙기고 알뜰살뜰 보살피는 너를 보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난 40여 년 가까운 공직 생활을 내년이면마무리한단다. 무탈 없이 내년 1년을 잘 보내고 나의 공직 마무리 기념으로 너에게 차를 한 대 사주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무엇을 내준들 아까울 게 있을까 싶구나.

나에게 너에게 차를 사준다는 목표 의식이 생기니 갱년기 우울증과 아픔은 잠시 도망간 듯 하구나. “나의 인간 비타민 강하경과 박병권”

이번 11월에 있을 교원 임용시험에서 하경이가 합격하면 내년 2024년 구정에는 너의 수고로움을 칭찬하면서 우리 네 식구 여행 다녀오자.

병권아 너의 뒤에서 정선 아버지 어머니 청주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계시니 힘내고 힘껏 사랑하면서 살아보거라.

항시 너의 부부를 응원한다.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하루하루가 행복한 내 아들 시온이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