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Necessarily Necessary -안혜영

by 작은봄
안혜영 작가의 Not Necessarily, Necessary 엽서북


꼭 필요하지는 않은이라는 의미를 가진 Not Necessarily .


내가 좋아하는 빳빳한 두꺼운 도화지같은 엽서북. 군더더기 없이 한 페이지에 하나의 사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 사물들은 우리집에 있으면 편리하고 있으면 땡큐 없어도 살아갈 수 없는 말그대로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은 물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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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에 탁월하고 유용한 타조깃털로 만든 브러쉬, 단조로운 바닥을 화려하게 꾸며줄 매트, 꽃 잎사귀를 다듬거나 줄기를 자를 때 쓰이는 우아한 정원용 가위, 3차원 입체 디자인으로 제작된 모빌, 우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스노우볼, 이유없이 좋은 유니콘 장난감,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줄 스머지 스틱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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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뉴스 기사를 보니 한 인간이 가진 물건의 개수가 1만개라고 한다. 내 경우에는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 같다. 6살 때 유치원 수녀님에게 받은 첫 크리스마스 카드부터 아버지가 런던에서 보내준 엽서, 초등학교 시절 통지표부터 시험지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는 맥시멀리스트인 내게 공감이 갈 수 밖에 없는 엽서이다.


요즘은 물건의 소유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한다. 사회는 소유와 소비를 조장한다. 길거리를 거닐다보면 아기자기한 소품샵을 들어가면 결코 빈 손으로 나오지 못한다. 스티커 조각, 손바닥만한 미니노트, 모로코에서 온 천쪼가리라도 하나 사가지고 나오는 내게 미니멀라이프는 아마도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렇게 희열을 느끼면서 구매해온 물건들이 내게 오는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 기쁨이 반감되고 금새 열기가 식어버리는 것을 느낀터라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내가 관리하지 못할만큼의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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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꼭 필요하지 않지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많다. 가족을 제외한 보물 1호인 지인들이 보내준 엽서와 손편지. 이사를 5번 넘게 다니면서도 꼭 애지중지 가지고 다녔던 것은 바로 그 편지함이다. 없어도 사는데 지장은 없지만 가끔 펼쳐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니 나 혼자만 몰래 즐길 수 있는 돈안드는 은밀한 즐거움이다.


물건의 크기와 갯수가 중요하기 보다는 사물이 나에게 안온함을 전해준다면 생존에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 할지라도 하나쯤 소유해도 되지 않을까? 이 작가가 가진 여러 사물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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