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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Oct 28. 2022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오늘 문득 출근길에 운이 난 참 좋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친구들과 여의도에 자전거를 타러 갔다.

구로구 오류동에서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가는건

초등학생이 혼자 가기엔 좀 먼길이였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 다툼이 되고

나는 삐져서 혼자 여의도자전거 통로를 빠져나왔다.


나는 길을 모르고 친구만 길을 알았다.

그래도 자존심이 상해서 친구를 따라가고 싶진 않았다.

30년전일... 1990년대일이니..

삐삐도 없고 핸드폰도 없다.


혼자 여의도 금융길을 걷고 있었다.

울진 않았지만 멍하게 계속 앞만보고 걸었다.


그때 정장을 입을 남자 3분정도 나에게 너 어디가니?물어보셨다.

난 오류동 가요라고 얘기를 했다.


이 길이 아니야. 알려줄께라고 하면서 그분들을 따라갔다.

그렇게 영등포역 부근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영등포역부근에서

이 버스타면 너 고척도서관 아니? 거기까지 가거든.

(고척도서관은 집에서 15분정도면 걸을 수 있는 혼자 왔다갔다할 수 있는 거리였다.)

거기가서 내려서 집가면 돼..라고 얘기해주시며

우유를 사주시며 나에게 버스를 태워주시고 그렇게 가셨다.


초등학교 기억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때 기억은 좀 생생한 편이다.


난 그때 그분들 아니였으면.. 나쁜 사람 만났다면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 수 있고..

아니면.. 경찰서 통해서 집을 찾긴했겠지..


그 따뜻한.. 아저씨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30년 넘게 나의 마음에 남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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