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길과 좋아하는 길 사이에서의 고민은, 제 30대 초반을 거의 통째로 잡아먹은 주제였습니다. 안정적인 길은 명확했습니다. 안정된 직장, 꾸준한 월급, 주어진 업무를 무난히 해내면 보장되는 삶. 반대로 좋아하는 길은 불확실했습니다. 순수수학을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했지만, 그 길 끝에 어떤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두 길이 공존하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안정적인 길을 택하면 경제적 불안은 줄어들지만, 마음 한구석의 갈증이 계속 남아 있을 것이고, 좋아하는 길을 택하면 마음은 설레지만 생활의 기반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이 두 선택 사이에서 몇 번이나 오락가락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안정적인 일을 하면서도 틈날 때마다 수학 책을 펼치고 문제를 풀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이 끝난 뒤 피곤해도, 주말 약속을 미뤄서라도 수학을 붙잡는 저를 보면서, ‘이건 취미가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결국 저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선택 후에도 불안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길을 걷는다는 건, 불안을 견딜 만큼의 동기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길과 좋아하는 길 사이에서의 고민은 끝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지금의 저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좋아하는 길’에 조금 더 발을 깊게 담그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게 제 삶을 더 솔직하게 만드는 선택이라고 믿습니다.